[AP신문 = 배두열 기자] 크레이지 라쿤이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2026 펍지 글로벌 시리즈(PUBG GLOBAL SERIES, 이하 PGS) 서킷 1' 그랜드 파이널 첫날 상위권에 안착하며, 우승 트로피를 향한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크레이지 라쿤(CR, 이하 라쿤)은 3일 서울 성수동 특설 경기장에서 열린 크래프톤 주최 '2026 PGS 3' 그랜드 파이널 데이 1 다섯 매치에서 39점(24킬)을 기록했다.
선두에 16점 뒤진 3위로, 이날 지속적으로 랜드마크 싸움에 휘말린 가운데서도 선수들의 끈질긴 생존과 집념의 경기력이 빛났다.
■ 매치 1·2, 랜마전 눈치싸움과 자기장 악재에도 노련한 운영으로 11점 수확
첫 경기부터 흐름이 험난했다. 라쿤은 에란겔에서 열린 매치 1에서 경기 시작 2분여 만에 인원 손실이 발생하는 악재를 맞았다. 포 앵그리 맨(4AM)과 '야스나야 폴야나' 랜드마크에서 대치하던 중, '스탈버'로 향하던 트위스티드 마인즈(TWIS)의 기습에 '이노닉스(Inonix)' 나희주가 잘리고 만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2페이즈 자기장 진입 과정에서 다시 한번 TWIS와 마주쳤고, '피오(Pio)' 차승훈과 '규연(Gyuyeon)' 최규연마저 아웃, 위기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그럼에도 노련한 선수들로 구성된 라쿤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앞서 블루칩으로 부활한 이노닉스가 4페이즈 자기장 북서쪽에서 BRDM을 확보하며 활로를 열었고, 피오 역시 블루칩을 통해 다시 전장에 복귀했다. 직후 이 매치에서만 세 번째로 TWIS를 만나는 악연이 계속됐으나, 이번에는 킬 포인트를 하나씩만 주고받은 채 더 이상의 출혈 없이 교전을 마무리했다.
이후 라쿤은 BRDM을 앞세워 자기장 중앙부로 거침없이 진입했고, 피오와 '글라즈(Glaz)' 윤성빈이 각각 5페이즈와 8페이즈 1킬씩을 올린 데 더해 순위 포인트 2점까지 따내며, 값진 5점(3킬)을 챙겼다. BRDM의 위력과 활용 능력이 돋보인 것은 물론, 꾸준히 궂은일로 팀을 뒷받침한 글라즈의 헌신이 악조건 속에서도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낸 기반이 됐다.
미라마로 전장을 옮긴 매치 2에서도 라쿤의 노련한 운영이 돋보였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징동 게이밍(JDG)과의 미묘한 신경전이 있었으나, 별다른 충돌 없이 랜드마크인 '추마세라'에 입성하며 안정적으로 경기를 풀어갔다. 또 피오를 앞세워 자기장 중앙부를 선점하며 유리한 하름을 구축했다.
빈틈을 파고드는 기민한 대처도 인상적이었다. 4페이즈 자기장이 서쪽으로 크게 치우치자, 이노닉스는 티라톤 파이브(T5)가 스플릿 시스템을 해제하며 비워둔 거점을 정확히 포착해 다시 한번 요충지를 점거했다. 이 같은 발 빠른 운영은 잇따라 도망간 5, 6페이즈 자기장 불운 속에서도 순위 포인트 3점을 확보하는 밑거름이 됐다. 또 글라즈가 T5와 메이드 인 타일랜드(MiTH)를 상대로 3킬을 올리며, 비교적 만족스러운 6점(3킬)을 챙길 수 있었다.
■ '너구리 고향' 태이고서 14킬 치킨…피오, 5킬·653대미지로 환하게 웃었다
그리고 매치 3 치킨으로 이날 경기력의 정점을 찍었다. 태이고 맵에서 이어진 이번 경기 역시, 버투스 프로(VP)가 '용천'에서 빠지며 직접적인 랜드마크전은 발생하지 않았으나, JDG가 이노닉스를 추격하며 일순간 긴장감이 감돌았다. 하지만 이노닉스가 상대의 압박을 유연하게 밀어내면서, 라쿤은 전력 누수 없이 파밍에 전념할 수 있었다. 또 2페이즈 상황에서는 규연이 애니원스 레전드(AL)를 상대로 1킬을 뽑아내며 기세를 올렸다.
특히 '강능' 서쪽 외곽에서 기회를 엿보던 라쿤에게 네 번째 자기장의 변화는 결정적인 호재가 됐다. '강능' 시가전을 예측했던 10여 개 팀이 4페이즈 동쪽에 밀집하게 된 반면, 서쪽의 라쿤에게는 후반을 안정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 그야말로 최적의 환경이었다.
이런 가운데, 이노닉스가 5페이즈 직후 페트리코 로드(PeRo)로부터 1킬을 기록하며 본격적인 포인트 사냥의 포문을 열었다. 또 피오의 2킬을 앞세워 AL을 제압하며 사실상 자기장 절반을 장악했고, 6페이즈 후반에는 이노닉스가 나투스 빈체레(NAVI)에 균열을 내며 유일한 풀 스쿼드 팀으로 거듭났다.
이에 TOP 4 교전에서 자신들의 제외한 생존인원 8명 가운데 7명을 킬포인트로 치환하는 압도적인 무력을 과시했다. 규연과 피오가 합작해 2킬로 NAVI를 정리한 데 이어, 각각 3인 스쿼드와 듀쿼드 상태였던 JDG, 팀 리퀴드(TL)마저 글라즈, 피오를 앞세워 단 한 명의 인원 손실 없이 제압, 14킬 치킨을 완성했다. 피오가 5킬·653대미지로 팀 교전력을 주도한 가운데, 규연도 4킬·487대미지를 기록하며 치킨에 힘을 보탰다.
매치 3으로 단숨에 2위까지 치고 올라간 라쿤은 비록 매치 4 4점(4킬)에 그친 데 이어, 매치 5에서는 AL과의 랜마전에서 무너지며 '0정 광탈'하기는 했지만, 앞서 획득한 점수 덕에 3위 자리는 유지한 채 1일 차 일정을 마무리했다.
한편, 이날 함께 출전한 또 다른 한국 팀 티원(T1)과 디엔 수퍼스(DN SOOPers, DNS)도 다소 기복 있는 경기력에도 불구하고, 각각 매치 1과 매치 4에서 9킬 치킨, 14킬 치킨을 따낸 데 힘입어, 중간 합계 36점(24킬), 32점(17킬)으로 4, 6위를 달렸다.
‘2026 PGS 3’ 그랜드 파이널 데이 2 경기는 4일 오후 7시부터 시작하며, 배그 이스포츠 공식 유튜브 채널과 SOOP(숲), 치지직(CHZZK) 등을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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