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게 포장된 휴대폰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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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게 포장된 휴대폰의 함정

일요시사 2026-03-10 17:51:2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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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이동통신 3사가 휴대전화 판매 과정에서 지급되는 추가지원금을 전산에 기록하도록 하는 관리 체계를 도입하면서 소비자 위약금 부담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원금 지급 내역을 투명하게 관리하겠다는 취지지만, 유통 현장에서는 지원금이 전산에 공식 기록될 경우 중도 해지 시 반환금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중이다.

휴대전화 지원금 구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말기 판매 과정에서 적용되는 보조금 체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소비자가 이동통신사를 통해 단말기를 구매할 때 적용되는 지원금은 크게 이동통신사가 지급하는 지원금과 유통망이 제공하는 추가 지원금으로 구분된다.

판치는
페이백

이동통신사가 제공하는 지원금은 공통지원금 또는 공시지원금으로 불리며 동일한 요금제를 선택한 이용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형태로 운영된다. 반면 판매점이나 대리점 등 유통망이 제공하는 지원금은 판매장려금 등을 재원으로 마련돼 소비자에게 추가 할인 형태로 제공된다.

유통망 지원금의 재원은 대부분 이동통신사가 유통망에 지급하는 판매장려금에서 마련된다. 이동통신사는 신규 가입자 확보나 번호 이동 유치를 위해 일정한 판매 실적을 달성한 유통망에 장려금을 지급하고, 판매점이나 대리점은 이 장려금 일부를 소비자에게 할인 형태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영업을 이어왔다.

이 같은 구조는 오랫동안 휴대전화 유통 시장에서 일반적인 판매 방식으로 자리 잡아 왔다.

휴대전화 유통시장에서 지원금은 소비자가 단말기를 구매할 때 부담하는 비용을 낮추는 핵심적인 요소로 활용돼 왔다. 소비자는 이동통신사가 제공하는 공통지원금과 판매점이나 대리점이 제공하는 추가 혜택을 통해 단말기 가격을 낮출 수 있다.

이런 지원금 구조는 오랫동안 통신사 간 가입자 확보 경쟁에서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 특히 신규 가입자 유치나 번호이동 수요 확보를 위해 유통망을 중심으로 다양한 형태의 지원금이 제공되면서 소비자들은 보다 저렴한 가격에 단말기를 구매할 수 있었다.

통신3사, 페이백 관행 손본다
추가지원금 ‘전산 관리’ 도입

문제는 이 같은 유통망 지원금이 비공식적으로 운영돼 왔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지원금을 계약서에 명시하지 않고 일정 기간이 지난 뒤 현금으로 지급하는 방식이 사용되기도 했다. 이른바 ‘페이백’으로 불리는 이 방식은 소비자가 체감하는 단말기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했지만, 동시에 다양한 분쟁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페이백 방식은 판매점이 일정 금액을 현금으로 돌려주거나 단말기 할부금을 대신 납부하는 형태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지급 시점이 늦어지거나 약속된 금액이 지급되지 않는 상황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일부 소비자는 판매점의 안내를 믿고 단말기를 개통했지만 일정 기간 이후 판매점과 연락이 두절돼 약속된 금액을 받지 못했다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다.

또 다른 문제는 소비자가 실제로 어떤 조건으로 단말기를 구매했는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판매 과정에서 단말기 가격 할인과 요금 할인, 카드 할인 등이 동시에 설명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부 소비자는 단말기 가격이 사실상 무료라고 안내받고 개통을 진행했지만 실제 계약서에는 단말기 할부금이 기재돼있었고 요금제 할인이나 카드 할인 혜택이 단말기 할인처럼 설명됐다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

소비자
뒤통수

이처럼 지원금 지급 구조가 복잡해지면서 소비자가 실제 부담해야 할 비용을 정확히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판매 과정에서 안내되는 가격과 실제 계약 조건이 다르다는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바로 이런 문제를 줄이기 위해 지원금 지급 내역을 전산으로 관리하는 방식이 도입됐다. 유통망에서 제공하는 추가지원금까지 전산에 기록되면 소비자가 실제로 받은 지원금 규모를 확인할 수 있고 판매점이 약속한 지원금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에도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에는 이동통신사가 홈페이지에 공시한 공통지원금이나 공시지원금만 전산에 반영되는 경우가 많았고, 판매점이나 대리점이 별도로 제공하는 추가지원금 규모는 통신사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웠다.

이동통신사들은 유통점이 소비자에게 제공한 추가지원금 규모를 전산 시스템에 입력하도록 함으로써 지원금 지급 과정을 보다 투명하게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휴대전화 판매 현장에서 지원금이 구두 약속이나 사후 지급 방식으로 제공되면서 소비자 분쟁이 발생하는 사례가 반복돼 왔다는 점에서 이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유통 현장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소비자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추가지원금이 전산에 기록될 경우 중도 해지나 요금제 변경 시 반환금 산정 기준에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눈덩이
위약금

휴대전화 단말기 구매 과정에서 제공되는 지원금은 일반적으로 일정 기간 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는 조건을 전제로 한다. 소비자가 약정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중도 해지하거나 요금제 조건을 변경할 경우 지급받은 지원금 일부를 반환해야 하는 구조다.

특히 단통법 폐지 이후 추가지원금 상한 규제가 사라지면서 유통망이 제공할 수 있는 지원금 규모가 커졌다. 소비자는 단말기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지만 고가 요금제 유지나 장기 약정 등의 조건이 붙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런 지원금이 전산에 기록될 경우 소비자가 약정 조건을 지키지 못했을 때 반환해야 하는 금액 역시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지원금 규모가 커질수록 중도 해지나 요금제 변경 시 반환해야 하는 금액도 함께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단말기 구매 과정에서 공통지원금과 추가지원금을 합해 80만원의 지원금을 받고 개통한 뒤 약정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해지할 경우 해당 지원금의 일부가 반환금으로 부과될 수 있다. 지원금 규모가 클수록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는 반환금 역시 커지게 되는 것이다.

일부 통신사는 단통법 폐지 이후 ‘차액정산금’과 같은 새로운 정산 구조를 도입하기도 했다. 차액정산금은 일정 기간 내 요금제를 변경하거나 약정 조건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발생하는 반환금 성격의 비용을 의미한다.

지원금 커질수록 위약금도 증가
“구매 시 조건 꼼꼼히 따져봐야”

이 경우 단말기 구매 과정에서 지급된 보조금이 사실상 위약금 형태로 전환되는 구조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고가 요금제를 조건으로 추가지원금을 받고 단말기를 구매한 뒤 일정 기간 내에 더 저렴한 요금제로 변경할 경우 지급받은 지원금 일부를 반환해야 할 수도 있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통신 시장의 경쟁 환경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동안 다양한 할인 방식을 통해 소비자에게 가격 혜택을 제공하며 경쟁을 이어왔다.

그러나 지원금 지급 구조가 전산 관리 방식으로 변경될 경우 판매점이 제공할 수 있는 가격 혜택이 제한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반면 이 같은 변화가 통신사 간 경쟁을 완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유통망에서 제공되는 할인 경쟁이 줄어들 경우 소비자가 체감하는 단말기 가격 인하 폭도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통신 업계에서는 지원금 관리 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원금 지급 내역이 전산에 기록되면 판매점이 약속한 지원금을 지급하지 않는 문제를 줄일 수 있고 소비자가 계약 내용을 보다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원금 전산 관리 방식이 도입되면서 휴대전화 유통 시장의 지원금 지급 구조가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동시에 판매 과정에서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안내 절차 역시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투명성
강화로…

지원금 구조가 복잡해질수록 소비자가 단말기를 구매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 역시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단말기 가격 할인 규모뿐 아니라 약정 기간 동안 유지해야 하는 조건, 요금제 조건, 해지 시 발생할 수 있는 반환금 등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통신업계 관계자 A씨는 “지원금 규모와 약정 조건, 해지 시 적용되는 규정 등을 소비자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과정이 향후 통신 유통 시장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효과 없는 단통법 폐지?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폐지 이후에도 통신비 부담 완화 효과를 체감하지 못한다는 소비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단말기 보조금과 각종 할인 혜택이 여전히 고가 요금제 중심으로 제공되면서 이용자의 실제 사용량과 맞지 않는 요금제를 선택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연맹은 지난해 10월 전국 성인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단통법 폐지 이후 통신 이용 실태와 인식 변화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요금제 선택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가격’으로 응답 비율이 57.3%로 가장 높았다.

하지만 현재 이용 중인 요금제 가격 수준에 대해서는 ‘비싸다’는 응답이 46.8%로 ‘싸다’(13.8%)보다 크게 높았다.

또 단말기 지원금과 할인 혜택이 고가 요금제에 집중되면서 소비자가 필요 이상의 요금제를 선택하는 구조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소비자연맹은 분석했다.

실제 이용 행태를 보면 전체 응답자의 40.4%가 무제한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었지만 이 가운데 54.5%는 데이터 사용량이 100GB 미만이었다.

반면 300GB 이상을 사용하는 소비자는 22.8%에 그쳤다.

전체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95.4GB였지만 중앙값은 28GB로 나타나 실제 이용량은 평균보다 낮은 이용자가 더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데이터 사용량 구간별로는 ‘0~20GB’가 44.4%로 가장 많았고 ‘20~60GB’가 18.4%였다.

단통법 폐지 이후 소비자 혜택 변화에 대해서는 ‘체감하지 못한다’는 응답이 44.3%로 가장 많았으며 ‘체감한다’는 응답은 9.3%에 불과했다.

또 단통법 시행 기간 동안 통신 이용 과정에서 피해를 경험했다는 응답은 20.5%였다.

주요 피해 유형으로는 불투명한 요금제·할인 조건(54.6%), 불필요한 고가 요금제 권유(51.7%), 지원금 차별(45.4%) 등이 꼽혔다.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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