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서울에서 개인 파산을 신청한 시민 가운데 무직 상태의 독거노인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기반이 약한 고령 1인 가구가 생활비와 의료비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파산에 내몰리는 구조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서울시복지재단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가 지난해 접수된 개인 파산 신청 유효 데이터 1192건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신청자 가운데 60대 이상이 58%를 차지했다. 여기에 50대까지 포함하면 전체 중 83.1%로 개인 파산이 사실상 중장년 이후 계층에 집중되는 양상을 보였다.
연령대별로는 60대가 36.5%(435명)로 가장 많았고 이어 50대 25.1%(299명), 70대 이상 21.5%(256명) 순이었다.
특히 파산 신청자 다수가 경제적 취약 상태에 놓여 있었다. 전체 신청자의 84.6%가 무직 상태였으며 60대에서는 무직 비율이 88.2%까지 올라갔다. 일자리가 있는 경우에도 상당수가 일용직이나 단기 근로 형태여서 안정적인 소득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가구 형태를 보면 1인 가구 비율이 70.4%로 가장 높았다. 국내 연구를 종합하면 1인 가구와 파산 위험의 관계는 일방향이라기보다 양방향에 가깝다. 1인 가구는 생활비와 주거비, 의료비를 가구 내부에서 분산하기 어려워 채무위험에 취약한 반면 과중채무 자체가 이혼과 가족해체를 통해 1인 가구화를 부추기는 경로도 확인됐다.
채무가 발생한 원인으로는 생활비 부족이 79.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특히 60대 이상에서는 주거비와 의료비 부담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노후 파산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채무 상환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계기로는 원리금 상환액이 소득을 초과한 경우가 89.8%로 압도적이었다. 이 가운데 질병과 입원이 방아쇠가 된 사례는 30.2%로 2023년 24.3%보다 5.9%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파산 신청자 가운데 한 번 파산을 겪은 뒤 다시 파산 절차를 밟는 ‘재파산자’ 비율은 10.6%였다. 이 중 69%가 60대 이상으로 고령층의 경제적 회복이 구조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로 분석됐다.
신청자의 평균 총 채무액은 2억8700만원이었다. 특히 60대 이상은 평균 3억9400만원으로 고령층일수록 장기간 채무를 갚지 못하는 과정에서 이자가 불어나 채무 규모가 더 커지는 양상을 보였다.
또한 개인 파산 신청자의 86.2%는 기초생활수급자였다. 개인 파산 신청 가운데 수급자 비율은 2023년 83.5%, 2024년 83.9%, 지난해 86.2%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정은정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장은 “금융 취약 어르신을 위한 맞춤형 지원 사업을 확대해 금융 피해를 입은 고령층의 신속한 회복과 재정 자립을 돕겠다”며 “금융안전망을 강화하고 실질적인 재기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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