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미국과 이란 간 전쟁 발발 여파로 역대 최대 폭으로 폭락해 5100선마저 내준 3월 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사진=연합뉴스)
미국·이란 전쟁의 여파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자 이를 투자 기회로 삼으려는 '빚투'(빚내서 투자) 열기도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특히 상당 부분 국내 증시를 향한 것으로 추정되는 은행 마이너스통장(신용한도대출)의 잔액은 약 사흘 만에 약 1조 3000억 원이 불어나며 최근 5년 3개월여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 NH농협)의 5일 기준 개인 마이너스통장(마통) 잔액은 40조 7227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도가 아니라 실제 사용된 대출의 잔액으로, 2월 말(39조 4249억 원) 이후 불과 닷새 만에 1조 2979억 원 급증했다. 실제 영업일(3∼5일)을 고려하면 사흘간 약 1조 3000억 원 규모가 폭증한 것이다.
잔액 규모는 역대 월말과 비교해 2022년 12월 말(42조 546억 원) 이후 약 3년 2개월 만에 최대 기록이다. 증가 폭(+1조 2979억 원)은 월간 기준으로 2020년 11월(+2조 1263억 원) 이래 약 5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수준이다.
2020년 하반기는 코로나19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 조성된 초저금리 시기였다. 이후 5대 은행의 마통 잔액은 2021년 4월 말(52조 8956억 원) 정점을 찍은 뒤, 금리 상승과 가계대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계속 감소해 2023년 2월 말 이후 줄곧 30조 원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주택담보대출 규제의 풍선 효과와 국내외 증시 호황 등의 영향으로 11월 말부터 40조 원대(40조837억 원)에 올라섰고, 이번 이란 사태로 인해 이틀간(3∼4일) 주가 급락을 거치며 다시 급증하는 모습이다.
이와 반대로 주택담보대출은 각종 규제와 주택거래 부진으로 감소하는 흐름이다.
5대 은행의 5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610조 1417억 원으로, 2월 말(610조 7211억 원)보다 5794억 원 줄었다. 반면, 신용대출(일반신용대출+마통)은 105조 7065억 원으로 닷새 만에 1조 3945억 원이나 급증했다.
예금에서도 자금이 대거 이탈하는 분위기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은 5일 현재 944조 1025억 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2조 7872억 원 급감했다.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기 자금인 요구불예금에서도 같은 기간 8조 5993억 원 (684조 8604억 원→676조 2610억 원)이 이탈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은행권의 신용대출 증가는 증권사로의 이체가 주요 원인이다. 이란 사태로 증시가 폭락하자 이를 주식 저가 매수 기회라고 생각한 고객들의 머니 무브(자금 이동)가 뚜렷했다"라며 "지난주 코스피·코스닥 급락 당시 증권사 이체액이 하루 150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미뤄볼 때 한도 대출(마통) 중심의 빚투 영향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심효준 기자
Copyright ⓒ 중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