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박강규 정치전문기자] 25일 3차 상법개정안을 처리한 데 이어, 더불어민주당이 26일에는 ‘법 왜곡죄’ 신설을 골자로 한 형법 개정안까지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다수 의석을 앞세운 연이은 입법 처리 속에, 민주당은 이번 법안을 시작으로 사법개혁 3법 처리에 본격 착수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형법 개정안에 대한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를 종결한 뒤 표결을 진행해 재석 170명 중 찬성 163표, 반대 3표, 기권 4표로 가결했다. 국민의힘은 사법개혁 3법 모두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예고한 상태다.
개정안의 핵심은 형사사건에 관여하는 판사·검사 등이 타인에게 위법·부당한 이익을 주거나 권익을 해할 목적으로 재판·수사 중인 사건에서 법을 왜곡할 경우 10년 이하 징역과 10년 이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한 ‘법 왜곡죄’ 도입이다.
법 왜곡 행위는 법령 적용 요건이 충족되지 않음을 알면서도 이를 적용하거나, 적용해야 할 법령임을 알면서도 적용하지 않아 의도적으로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경우로 구체화됐다. 다만 법령 해석의 합리적 범위 내 재량적 판단은 예외로 명시했다.
또 증거 인멸·은닉·위조·변조, 위법 수집 증거 사용, 적법한 증거가 없음을 알면서 범죄사실을 인정한 경우 등도 처벌 대상에 포함했다.
당초 조문이 추상적이라는 위헌 논란이 제기되자 민주당은 전날 수정안을 마련해 적용 대상을 민사·행정 사건을 제외한 형사사건으로 한정하고 구성요건을 보다 구체화했다.
아울러 간첩죄 적용 범위를 기존 ‘적국’에서 ‘외국 또는 이에 준하는 단체’로 확대하는 조항도 함께 담겼다. 외국 등의 지령 아래 국가기밀을 탐지·수집·누설·전달하거나 이를 방조한 경우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하는 규정이 신설됐다.
여야는 본회의 전부터 날 선 공방을 이어갔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정권과 강성 지지층을 제외하면 모두가 반대하는 법안”이라며 법원과 법조계, 학계의 우려를 거론했다. 신동욱 최고위원도 “마음에 들지 않는 재판을 하면 법왜곡죄로 처벌하겠다는 것”이라며 “사법부 길들이기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천준호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국민은 더 이상 사법부를 성역으로 둘 수 없다”며 “판·검사라는 이유로 처벌할 길이 없는 상황을 방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부터 3일간 사법개혁 3법을 매일 처리할 예정”이라며 입법 강행 의지를 분명히 했다.
민주당은 ‘법 왜곡죄’ 처리에 이어 재판소원제 도입을 담은 헌법재판소법 개정안과 대법관 증원안을 포함한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차례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입법 권력이 사법부를 압박하는 구조가 될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재판소원제 도입과 대법관 증원은 장기적으로 사법 권력 지형을 바꿀 수 있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통과를 두고 “사법 책임성 강화의 출발점”이라는 평가와 “입법 다수 의석을 앞세운 사법 통제 확대”라는 우려가 엇갈린다. 필리버스터 종결을 통한 속도전 처리와 사법개혁 3법 패키지 전략이 맞물리면서, 여야 충돌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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