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입법안 공개…'AI 활용 유세' 규제안도 담겨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멕시코 정부가 여당과 함께 상원 의원 정수를 감축하고 정당에 분배되는 선거 비용을 줄이는 내용의 선거법 개정에 나섰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국민 요구에 부응하는 단순하면서도 매우 합리적인 개혁을 추진하려고 한다"라며 선거법 개정안 골자를 공개했다.
로사 이셀라 로드리게스 멕시코 내무부 장관의 부연 설명으로 이어진 선거법 개정안에는 상원 의원 정수를 현재 128석에서 96석으로 줄이는 한편 하원 의원 500명 중 200명으로 규정된 비례대표 의원 선출에 현재의 정당 명부 방식을 손질해 직접 선거 요소를 더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국민의 지속적인 바람"이라며 선거 총비용 25% 줄이기를 목표로 정당 분배 예산 규모 축소, 선관위원회 예산 삭감, 선관위에 후보자 재정 운영 적시 접근 권한 부여 등 구상도 법안에 포함했다.
멕시코 내무장관은 "유세 과정에서의 인공지능(AI) 사용 규제도 추진한다"라며 "유권자에 부당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술 사용을 엄격히 제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예비개표 시스템(PREP) 운영 폐지와 2030년부터 모든 선출직에 대한 연속 재선 금지도 법안에 명시했다고 로드리게스 장관은 부연했다. 재외국민 투표 절차도 간소화할 예정이다.
이 법안은 의회 양원 각각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현재 멕시코 의회는 양원 모두 여대야소 지형인데, 상원의 경우엔 여당인 국가재생운동(MORENA·모레나)이 노동당·녹색당 등 동맹 정당 지지를 확보해야 한다.
이 개혁안에 대해 멕시코 보수 야당을 중심으로는 "정당 대표성을 없애 민주주의 체제를 크게 훼손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그러나 "우리는 입법부 내에 국가당이나 단일 정당을 들이려는 게 아니다"라며 "개정안을 통해 줄일 수 있는 예산은 대부분 의료나 교육 등 분야에 재분배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분히 멕시코 행정부에서 주도하고 있는 '입법부 개조'는 일련의 사법부 시스템 대개편에 이은 움직임이다.
앞서 멕시코에서는 모든 법관을 국민 투표로 선출하는 판사 직선제 도입, 대법관 정원 감축(11명→9명), 대법관 임기 단축(15→12년), 대법관 종신 연금 폐지, 법관 보수의 대통령 급여 상한선 초과 금지 등 '사법부 민주화'를 골자로 하는 개헌이 이뤄진 바 있다.
지난해 낮은 투표율과 일부 선거부정 논란 속에 선출된 법관들에 대해 비판자들은 언론 매체 기고나 인터뷰를 통해 "정부에 편향적인 판결로 되레 사법부를 위태롭게 하고 부패를 악화시킬 수 있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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