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라리 ? 절제된 실루엣과 공기 같은 원단으로 감정을 낮은 톤으로 번역하는 미니멀 서정의 대표주자.
- 소시 오츠키 ? 80~90년대 일본식 레트로 테일러링을 기반으로 남성성을 또렷하게 드러내는 마스큘린 포엣.
- 마가렛 호웰 ? 과장 없는 클래식과 영국식 지성으로 일상 속 시적 태도를 구현하는 인텔렉추얼 포엣.
- 슈타인 ? 느슨한 테일러링과 어두운 팔레트로 도시적 고독을 드러내는 어반 멜랑콜리의 얼굴.
포엣 코어(Poet Core). 말 그대로 ‘시인의 옷차림’이다. F 력 충만한 감성적인 문과남을 상징하는 이 트렌드의 본질은 감정을 드러내는 태도에 있다. 과장 대신 절제와 여백, 과시 대신 여유로운 분위기.. 이런 철학을 그대로 담아낸 패션 브랜드가 있다. 포엣 코어가 떠오르기 훨씬 전부터 말이다. 수많은 브랜드 중에서도 클래식한 정석 포엣 코어 룩을 소개한다.
때론 고요한 미니멀리즘으로, 누군가는 도시의 차가움으로 또 누군가는 레트로한 남성성으로 이 흐름을 해석한다. 같은 시라도 문체가 다르듯, 브랜드마다 다른 언어로 ‘시적 남성’을 말한다.
오라리 AURALEE
오라리 2026 AW / 이미지 출처 : 인스타그램 @auralee_tokyo @liveinsuburbia
포엣 코어의 가장 트렌디한 얼굴. 오라리는 색과 패턴, 스타일링으로 감정을 드러내는 브랜드다. 빛이 스며든 듯한 뉴트럴 컬러, 공기를 머금은 실루엣, 손끝에서 느껴지는 고급 원단의 질감. 조금씩 헝클어트린 디테일 등 모든 요소가 ‘말하지 않는 감성’을 만든다.
오라리 2026 AW / 이미지 출처 : 인스타그램 @auralee_tokyo @liveinsuburbia
오라리 2026 AW / 이미지 출처 : 인스타그램 @auralee_tokyo @liveinsuburbia
이들의 시그니처는 절제다. 넉넉하지만 흐트러지지 않은 테일러링, 미묘하게 바랜 듯한 컬러 팔레트. 시인이 노트를 펼쳐둔 채 창밖을 바라보는 장면을 연상시키는 옷. 포엣 코어의 핵심이 ‘감정의 밀도’라면, 오라리는 그 밀도를 가장 미니멀하게 구현한다.
소시 오츠키 Soshi Otsuki
소시 오츠키 2026 AW / 이미지 출처 : 인스타그램 @soshiotsuki
소시 오츠키 2026 AW / 이미지 출처 : 인스타그램 @soshiotsuki
소시 오츠키의 포엣 코어는 좀 더 남성적이다. 이 브랜드의 뿌리는 일본식 레트로, 특히 1980~90년대 남성복의 실루엣에 있다. 각이 살아 있는 어깨, 허리를 살짝 조이는 재킷, 직선적으로 떨어지는 슬랙스. 전체적인 인상은 단정하지만 결코 유약하지 않다.
소시 오츠키 2026 AW / 이미지 출처 : 인스타그램 @soshiotsuki
소시 오츠키 2026 AW / 이미지 출처 : 인스타그램 @soshiotsuki
소시 오츠키가 그리는 시인은 섬세한 청춘이라기보다, 일본 영화 속 주인공처럼 조용히 담배를 태우며 독서에 집중하는 과묵하고 건조한 남자일 것 같다. 컬러 역시 빛 바랜 브라운, 네이비, 블랙 중심의 레트로 팔레트. 빈티지한 무드 위에 절제된 디테일을 얹어 ‘옛것 같은 새 옷’을 만든다.
마가렛 호웰 Margaret Howell
마가렛 호웰 2026 스프링 캠페인 / 이미지 출처 : 마가렛 호웰
원조 포엣남 마가렛 호웰은 포엣 코어를 가장 현실적인 옷으로 번역한다. 단정한 셔츠, 단아한 니트, 섬세한 체크 패턴, 군더더기 없는 테일러드 재킷. 하지만 그 안에는 영국식 인문학적 분위기가 배어 있다. 오랜시간 유지해온 마가렛 호웰만의 색이다.
영국식 포엣 코어의 정수인 마가렛 호웰 / 이미지 출처 : 마가렛 호웰
마가렛 호웰의 옷은 ‘시를 쓰는 사람’이 아니라 ‘시를 읽는 사람’에 가깝다. 삶과 동떨어진 낭만이 아니라, 일상에 스며드는 지적 취향. 포엣 코어가 트렌드로 소비될 때에도 마가렛 호웰은 태도로 남는다. 과장 없는 실루엣,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클래식. 유행을 좇지 않지만 언제나 감성적이다.
마가렛 호웰 2026 SS 룩북 / 이미지 출처 : 마가렛 호웰
마가렛 호웰 2026 SS 룩북 / 이미지 출처 : 마가렛 호웰
슈타인 SSSTEIN DESIGN
슈타인 2025 AW / 이미지 출처 : 슈타인
슈타인 2025 AW / 이미지 출처 : 슈타인
슈타인의 포엣 코어는 좀 더 러프하고 거칠다. 길게 떨어지는 코트, 느슨한 셔츠, 묵직한 차콜과 블랙. 실루엣은 여유롭지만 분위기는 날카롭다. 슈타인이 만드는 시적 이미지는 낭만이라기보다 고독에 가깝다. 형태를 해체하듯 풀어낸 재킷, 과감하게 쌓은 레이어링. 마치 도시의 밤을 배경으로 혼잣말을 읊는 시인처럼.
슈타인 2026 AW 런웨이 / 이미지 출처 : 슈타인
슈타인 2026 AW 런웨이 / 이미지 출처 : 슈타인
포엣 코어가 단지 ‘부드러운 감성’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 슈타인은 시의 이면, 문장 사이의 공백을 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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