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상용 장갑차로 사람 살려"... 정의선 회장, 역발상으로 만든 역작 4대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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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상용 장갑차로 사람 살려"... 정의선 회장, 역발상으로 만든 역작 4대 기부

오토트리뷴 2026-02-25 16:44:59 신고

[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화재 현장 최전선에 투입될 무인소방로봇을 기증하며 국민과 소방관의 안전을 위한 기술 지원을 한층 강화했다. 위험을 사람 대신 감당하는 장비를 통해 재난 대응 체계를 고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 무인소방차 기증식 /사진=현대차
현대차그룹 무인소방차 기증식 /사진=현대차

현대차그룹은 24일 경기도 남양주 수도권119특수구조대에서 무인소방로봇 기증식을 열고, 소방청과 공동 개발한 원격 화재 진압 장비 4대를 공식 전달했다.

행사에는 정의선 회장과 성 김 사장, 현대로템 이용배 사장, 김승룡 소방청장 직무대행, 이진호 기획조정관 등 주요 관계자가 참석했다.

HR-셰르파 /사진=현대차그룹
HR-셰르파 /사진=현대차그룹

이번에 기증된 무인소방로봇은 현대로템의 전동화 다목적 무인차량 ‘HR-셰르파’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HR-셰르파는 원격 주행이 가능하고 다양한 임무 장비를 탑재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기존 방산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재난 대응 영역으로 확장한 사례다.

현대차그룹 무인소방차 기증식 /사진=현대차
현대차그룹 무인소방차 기증식 /사진=현대차

무인소방로봇에는 화재 진압을 위한 핵심 기능이 집약됐다. 전면부 방수포는 직사와 방사 모드를 모두 지원해 화재 확산 상황에 따라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다. 장비 외부를 감싸는 분무 노즐은 미세 물 입자를 지속 분사해 수막을 형성하고, 화염과 고열로부터 장비를 보호한다. 이 자체 분무 시스템을 통해 섭씨 500~800도에 이르는 극한 환경에서도 내부 온도를 50~60도 수준으로 낮춰 근거리 진압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현대차그룹 무인소방차 기증식 /사진=현대차
현대차그룹 무인소방차 기증식 /사진=현대차

전면 상단에는 적외선 센서를 활용한 시야 개선 카메라가 탑재됐다. 짙은 연기와 불길 속에서도 발화 지점과 구조 대상을 식별할 수 있어 초동 진압은 물론 현장 수색 임무까지 수행할 수 있다. 무선 통신 기반 원격 제어기는 현장 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하며, 운용자는 안전한 거리에서 주행과 방수 작업을 통합 제어한다.

현대차그룹 무인소방차 기증식 /사진=현대차
현대차그룹 무인소방차 기증식 /사진=현대차

주행 성능 역시 재난 현장에 최적화됐다. 고열에 견디는 특수 타이어와 6륜 독립구동 인휠모터 시스템을 적용해 화재 잔해와 장애물이 많은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기동이 가능하다. 전동화 장비 특성상 배기가스가 발생하지 않아 산소가 부족한 밀폐 지하 공간에서도 효과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 무인소방차 기증식 /사진=현대차
현대차그룹 무인소방차 기증식 /사진=현대차

무인소방로봇 도입 배경에는 반복되는 인명 피해가 있다. 소방청 통계연보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화재로 인해 부상을 입거나 순직한 소방공무원은 총 1,802명에 달한다. 대형 화재와 구조물 붕괴 위험 현장에서 소방관의 위험 노출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무인소방로봇은 소방관 접근이 어려운 현장에 먼저 진입해 화세를 제어하고, 구조대원의 진입 여부를 판단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맡는다.

현대차그룹 무인소방차 기증식 /사진=현대차
현대차그룹 무인소방차 기증식 /사진=현대차

이번에 기증된 4대 가운데 2대는 수도권119특수구조대와 영남119특수구조대에 각각 1대씩 배치돼 이미 실전 운용 중이다. 나머지 2대는 3월 초 경기 남부 및 충남 소방본부에 추가 배치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지역별 담당 소방관을 대상으로 장비 운용 매뉴얼 배포와 이론·실습 교육도 병행해 현장 활용도를 높였다.

현대차그룹 무인소방차 기증식 /사진=현대차
현대차그룹 무인소방차 기증식 /사진=현대차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은 “생명을 구하기 위해 현장으로 뛰어드는 소방관들의 헌신은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가치”라며 “위험한 현장에 먼저 투입되는 든든한 팀원으로서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6월 개원 예정인 국립소방병원에 차량과 재활장비를 지원해 소방관들의 치료와 회복에도 힘을 보태겠다”며 지속적인 기술·인프라 지원 의지를 강조했다.

현대차그룹 무인소방차 기증식 /사진=현대차
현대차그룹 무인소방차 기증식 /사진=현대차

현대차그룹의 소방 지원은 일회성에 그치지 않는다. 2023년에는 소방관 회복지원차 10대를 전국 소방본부에 기증해 재난 현장 속 휴식과 회복 공간을 마련했다. 2024년에는 전기차 화재 대응을 위해 배터리 팩에 물을 직접 주입하는 관통형 진압 장비 ‘EV 드릴 랜스’ 250대를 소방청에 전달했다. 이어 올해는 국내 최초 소방관 전문 의료기관인 국립소방병원에 차량과 재활장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무인소방차 기증식 /사진=현대차
현대차그룹 무인소방차 기증식 /사진=현대차

현대차그룹은 2023년부터 ‘자유롭게 이동하는 개인, 안전하게 살아가는 사회, 건강하게 영위하는 지구’를 핵심 가치로 한 CSR 미션을 수립하고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해왔다. 무인소방로봇 기증은 그 연장선에서 기술을 통해 사회적 위험을 낮추는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한편, 소식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기술은 이런데 쓰라고 있는 거지", "현대차의 역발상 전략 폼난다", "와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나. 너무 멋지다", "무인 기술 이렇게 적용되니 정말 최고다", "현대차가 자랑스럽다"라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쏟아냈다.

양봉수 기자 bbongs142@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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