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노규민 기자] "신구 선생님 때문입니다."
명품 배우들이 입모아 출연 이유로 신구를 언급한 연극 '불란서 금고 – 북벽에 오를 자 누구더냐'(작/연출 장진)의 연습 현장이 포착 됐다. 맹인 역할을 맡은 '90세' 신구의 열연이 눈에 띄었다.
신구, 성지루, 장현성, 김한결, 정영주, 장영남, 최영준, 주종혁, 김슬기, 금새록, 조달환, 안두호 등 배우들은 이미 무대 위 인물로 녹아들었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긴장 속에서 미묘하게 흐르는 코미디의 리듬을 정교하게 살려내며, 연습실이라는 공간이 무색할 만큼 실전과 다름없는 눈빛과 호흡으로 장면을 완성해 나갔다. 국내 최고령 배우 신구는 건강한 모습으로 인자한 미소를 짓고 있어 시선을 사로잡았다.
연극 '불란서 금고'는 장진이 10년 만에 선보이는 정통 상황 코미디로, 어느 은행 지하의 비밀 금고를 둘러싸고 모인 다섯 인물의 숨 막히는 하룻밤을 그린다. "밤 12시, 모든 전기가 나가게 되면 우린 금고를 열게 된다"는 설정 아래 작전이 시작되지만, 서로의 정체조차 모른 채 모인 이들의 관계는 사소한 말 한마디와 행동 하나에 흔들리기 시작한다. 웃음과 긴장이 교차하는 100분간의 밀도 높은 전개는 '장진식 코미디' 특유의 리듬감을 가감 없이 보여줄 예정이다.
연습실 분위기 또한 작품의 긴장감 못지않게 뜨겁다. 장진 작·연출은 텍스트에 담긴 의도와 현장의 에너지가 완벽하게 맞물릴 때까지 장면을 거듭 점검하며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대사의 속도와 간격, 침묵의 길이, 인물 간의 미묘한 거리감까지 세밀하게 조율하는 과정을 통해 장면의 균형을 새롭게 구축하는 중이다. 개막을 열흘 앞둔 현재, 배우들은 실제 공연과 동일한 조건에서 런스루를 반복하며 감정의 결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고 있다.
작품은 맹인, 은행원, 교수, 밀수꾼, 건달 등 각기 다른 목적을 가진 인물들이 한 공간에 모이며 시작된다. 서로를 의심하면서도 공조해야만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 속에서 갈등은 점차 증폭되고, 작은 균열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번져나간다. 12명의 연기파 배우들이 선보일 밀도 높은 앙상블은 인물 간의 긴장감을 촘촘히 쌓아 올리며 무대의 몰입감을 단단하게 완성한다.
10년 만에 돌아온 '장진표 정통 상황 코미디'에 관객들의 반응은 뜨겁다. 이미 프리뷰 공연은 전석 매진됐다. 오는 3월 7일 NOL 서경스퀘어 스콘 1관에서 개막.
뉴스컬처 노규민 pressgm@nc.press
Copyright ⓒ 뉴스컬처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