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메뉴 제한 없이 먹는 시간만 조절해도 간 지방이 최대 30%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양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전대원·윤아일린 교수팀은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질환(MASLD) 환자 333명을 대상으로 약 12주간 ‘시간제한 식사(TRE)’를 적용한 결과 간 지방 함량이 평균 20~30% 감소하고 체중·간 효소·인슐린 저항성이 유의미하게 개선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 : 전대원 교수, 윤아일린 교수)
◆성인 3명 중 1명은 지방간 환자
질병관리청 2025년 통계에 따르면 국내 성인의 MASLD 유병률은 약 30% 중반이며, 남성에서 더 높게 나타난다.
과거에는 과도한 음주가 주된 원인이었으나 최근에는 서구화된 식습관과 신체 활동 감소로 비만·당뇨·대사증후군과 동반된 환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지방간은 초기에 특별한 증상이 없어 방치되기 쉽지만, 관리하지 않으면 간염과 간섬유화, 간경변을 거쳐 간암으로까지 진행할 수 있다.
건강검진 결과지에서 가장 흔히 마주하는 단어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적극적 관리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조기 개입의 중요성이 강조돼 왔다.
◆무엇보다 언제 먹느냐가 핵심
시간제한 식사(TRE)는 하루 24시간 중 음식 섭취를 8~10시간 이내로 제한하고 나머지 14~16시간은 공복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흔히 간헐적 단식의 한 형태로 알려져 있지만, 핵심은 단순한 굶기가 아니라 생체 리듬(서카디안 리듬)에 맞춘 대사 조절이다.
우리 몸은 낮과 밤에 따라 대사 기능이 달라지며, 늦은 밤 음식 섭취는 인슐린 분비 리듬을 교란하고 지방 축적을 촉진한다.
반대로 일정 시간 내 규칙적으로 식사하면 대사 효율이 개선돼 간에 축적된 지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12주 임상서 5개 지표 동시 개선
교수팀이 MASLD 환자 33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12주 임상 결과, 일반 식사군과 비교해 다음과 같은 유의한 개선이 확인됐다.
간 지방 함량이 평균 20~30% 상대적으로 감소했고, 평균 체중은 3~4% 줄었다. AST·ALT 등 간 효소 수치와 공복 인슐린, 인슐린 저항성 지표(HOMA-IR), 중성지방 수치도 모두 유의미하게 낮아졌다.
전대원 교수는 “시간제한 식사는 단순한 체중 감량 전략이 아니라 인슐린 감수성 개선을 통한 근본적 대사교정 효과를 가질 수 있다”면서 “비만·당뇨·고혈압이 동반된 환자는 간섬유화 진행 위험이 높기 때문에 정기적인 혈액검사와 간 초음파 검사를 통해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일부 환자는 반드시 전문의 상담 필수
다만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방식이 적용되지는 않는다.
당뇨병 환자(특히 인슐린 치료 중인 경우), 고령자, 임산부, 저체중인 경우에는 긴 공복으로 인한 저혈당이나 영양 불균형 위험이 있어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해 개인별 맞춤 전략을 세워야 한다.
성공적인 시간제한 식사를 위한 3원칙으로는 하루 식사 시간을 8~10시간 내로 유지하는 ‘8:16 법칙’(예: 오전 10시~오후 6시), 간의 대사 리듬을 깨뜨리는 야식과 음주 금지, 주 3~5회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 병행이 제시됐다.
이번 연구는 식단의 종류나 칼로리를 엄격히 제한하지 않고도 식사 시간대 조절만으로 간 건강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방간 환자들에게 실천 가능한 대안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지방간을 우리 몸이 보내는 경고 신호로 받아들이고, 식사 시간 조절이라는 작은 변화부터 시작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Journal of Hepatology’에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질환 환자에서 시간 제한 식사의 효능 및 안정성(Efficacy and safety of time-restricted eating in MASLD)’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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