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6~2010년 - 블랙 스키니와 레더 자켓으로 ‘이수혁 핏’이라 불리던 슬림 실루엣을 각인시켰다.
- 2013년 - 해외 패션 위크 무대에 서며 블랙을 유지하되 어깨와 비율을 살린 테일러링으로 변화를 줬다.
- 2015~2019년 - 드라마 속 무스탕과 롱 코트로 따라 입고 싶어지는 시크를 만들었다.
- 2020~현재 - 레드카펫과 행사에서 여유 있는 수트 핏을 선보이며 한층 단단해진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영화 '시스터' 포스터 이미지 / 이미지 출처: CJ CGV
영화 '시스터' 속 납치범 연기를 하고 있는 이수혁의 스틸컷 / 이미지 출처: 네이버 포토.
지난 1월 28일 개봉한 스릴러 영화 '시스터'에서 이수혁은 냉철하고 치밀한 납치범 ‘태수’ 역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남겼습니다. 그의 연기는 스크린 속 깊은 내면을 드러내는 동시에, 절제된 스타일링으로 캐릭터의 분위기를 완성했죠. 사실 이수혁의 존재감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닌데요. 모델로 시작해 배우로 활동 영역을 넓히는 동안 그는 유행을 급하게 좇기보다, 자신의 체형과 분위기에 맞는 룩을 꾸준히 보여왔습니다. 덕분에 시간이 지나도 촌스럽지 않다는 점이 특징이죠. 데뷔 초 런웨이를 장악했던 슬림 실루엣부터 최근 레드카펫의 여유 있는 수트 핏까지, 시기별 그가 보여준 패션 흐름을 알아보기 쉽게 정리했습니다.
1. 2006~2010년, 데뷔와 동시에 ‘퇴폐적 시크’의 상징이 되다.
2007년 당시 짧은 머리에 스모키 메이크업으로 화제를 모은 이수혁의 과거 모습. / 이미지 출처: cyworld.com(이수혁 미니홈피)
2000년대 후반, 스타일리스트 양승호와 함께 찍은 사진. / 이미지 출처: cyworld.com(이수혁 미니홈피)
데뷔 초 블랙 컬러의 슬리브 티셔츠에 비니를 더해 스트리트 무드를 살린 이수혁의 모습. / 이미지 출처: 싸이더스.
2009년 서울 왕십리 CGV에서 열린 영화 '마이클 잭슨의 디스 이즈 잇' VIP 프리미어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한 이수혁의 모습. / 이미지 출처: Daum.
2000년대 후반, 국내 남성 패션은 빠르게 변하고 있었습니다. 스트리트 감성이 강해졌고, 록 시크와 스키니 팬츠가 거리로 내려오던 시기였죠. 그 한가운데 단연 이수혁이 있었는데요. 그는 극도로 마른 체형과 긴 팔다리를 그대로 드러내는 핏을 즐겼습니다. 허벅지 라인이 붙는 블랙 스키니 팬츠, 레더자켓, 워커까지. 컬러는 대부분 블랙이나 다크 그레이로 즐겨 입었습니다. 당시 패션 커뮤니티에서는 ‘이수혁 핏’이라는 말이 돌 정도였는데요. 특유의 웃지 않는 표정, 힘을 뺀 포즈, 창백한 분위기까지 더해지며 뱀파이어 같다는 별명까지 붙었었죠. 이 시기 이후 국내 남성 패션에서는 스키니 팬츠와 슬림 테일러링은 더 과감해졌고, 블랙 코디에 실버 액세서리를 더하는 스타일이 빠르게 퍼졌습니다.
2. 2013년, 해외 패션 위크, 그리고 더욱 정제된 블랙 스타일링.
J.W. 앤더슨의 2013 F/W 남성복 컬렉션 런웨이 속 이수혁의 모습. / 이미지 출처: JW 앤더슨.
발렌시아가 2013 F/W 남성복 컬렉션 런웨이 속 이수혁의 모습. / 이미지 출처: 발렌시아가.
2013 파리 패션 위크 중 사진에 찍힌 이수혁의 모습. / 이미지 출처: JUNSTINE.
2013 MAMA 레드 카펫에서 모델 홍종현과 함께 포즈를 취하는 이수혁의 모습. / 이미지 출처: Mnet.
국내에서 입지를 다진 그는 2013년을 기점으로 해외 패션 위크 무대까지 등장했습니다. 런던과 파리 남성복 쇼에 서며 J.W. 앤더슨, 발렌시아가, 우영미 등의 런웨이를 걸었죠. 해외 패션 매체에서도 인상적인 동양 모델로 이름이 오르내렸던 순간이기도 했는데요. 이 시기 그는 여전히 레더자켓과 슬림한 스키니 팬츠를 꾸준히 고수했습니다. 다만 달라진 점이 있다면, 기존의 날것 같은 분위기에 테일러링을 더했다는 것. 몸에 밀착되는 실루엣은 유지하되 코트나 자켓의 어깨선을 또렷하게 정리하면서 한층 단정한 인상을 만들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어 2013 MAMA 시상식 역시 화제가 됐는데요. 블랙 코트에 스키니 팬츠, 첼시 부츠를 매치한 익숙한 스타일링이었지만, 핏과 비율에서 차이가 났죠. 과하게 힘을 주지 않아도 사진 한장이 그대로 화보처럼 보였고, 이때부터 그는 모델 출신 배우가 아닌 옷 잘 입는 배우로 불리기 시작했던 계기가 되었죠.
3. 2015~2019년, 드라마 속 패션이 화제가 되다.
tvN 월화드라마 '일리있는 사랑'에서 반하트 디 알바자의 무스탕 자켓을 입은 이수혁의 모습. / 이미지 출처: tvN.
tvN 월화드라마 '일리있는 사랑'에서 릭 오웬스의 클래식 플라이트 레더 자켓을 입은 이수혁의 모습. / 이미지 출처: tvN.
2016년, KBS2 월화드라마 '우리집에 사는 남자' 제작발표회에서 벨벳 소재의 레드 컬러 자켓을 입고 공식 선상에 등장한 이수혁의 모습. / 이미지 출처: KBS2.
KBS2 월화드라마 '우리집에 사는 남자' 5화에서 2016 F/W 마르니의 블루 컬러의 캐시미어 코트를 입고 연기를 하고 있는 이수혁의 모습. / 이미지 출처: KBS2.
이수혁은 2015년 이후부터 배우 활동이 늘어나면서 극 중 패션도 함께 주목받았습니다. 이 시기 키워드는 그가 입은 아우터였는데요. 특히 무난하게 입을 수 있는 블랙 무스탕 점퍼부터 컬러감 있는 롱 코트,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레더자켓이 방영 직후 검색어에 수없이 오르내리기도 했죠. 무심하게 걸친 무스탕에 슬림한 이너, 발목이 드러나는 팬츠와 더비 슈즈 조합은 당시 20~30대 남성들 사이에서 빠르게 퍼졌습니다. 과하게 꾸미지 않은 점이 오히려 강점이 된 셈이죠. 주로 기본 아이템 위주였지만, 기장과 핏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이 시기 그의 스타일은 따라 입을 수 있는 시크에 가까웠습니다. 코트 한 벌과 팬츠 실루엣만으로도 분위기를 달리할 수 있다는 걸 확실히 보여준 시기였습니다.
4. 2020~현재, 레드카펫과 행사 그리고 한층 여유로워진 수트 핏.
2023 전주국제영화제 레드카펫에서 블랙 수트 룩으로 세련된 분위기를 자아낸 이수혁의 모습. / 이미지 출처: 전주국제영화제.
2025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에서 벨벳 소재의 블랙 수트를 입고 등장한 이수혁. / 이미지 출처: 부산국제영화제.
2025 S/S 돌체앤가바나 쇼에 깊게 파인 V넥 베스트와 피크드 라펠 디테일이 돋보이는 돌체앤가바나의 25 SS 컬렉션의 제품을 입고 나타난 이수혁. / 이미지 출처: 인스타그램 @leesoohyuck
2024 쇼메 행사에 참석한 이수혁. 올 화이트의 수트를 입으며, 공간과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느낌을 물씬 풍겼다. / 이미지 출처: 인스타그램 @leesoohyuck
최근 몇 년 사이, 이수혁의 스타일에는 확실히 여유가 더해졌음을 알 수가 있습니다. 여전히 블랙 수트를 즐기지만, 라펠 디자인이나 팬츠 실루엣에서 미묘한 변주를 주는 식인데요. 셔츠 대신 니트를 매치하거나 타이를 과감히 생략하며 힘을 빼기도 했죠. 글로벌 브랜드 행사와 패션 위크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요. 과하게 꾸미지 않으면서도 실루엣은 깔끔하게 정돈했고, 컬러는 절제하여 전체적인 인상을 한층 세련돼 보이게끔 했죠. 무엇보다 달라진 건 표정과 태도인데요. 예전보다 훨씬 여유 있게 카메라를 마주하며 자신만의 분위기를 또렷하게 드러냈습니다. 데뷔 이후 20여 년의 시간이 흐르며 자연스레 쌓인 노련함이 그를 더욱 빛나게 해주었죠. 이처럼 그가 올해 초 선보인 영화 ‘시스터’ 속 모습 역시 그 연장선에 있습니다. 그는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하면서도 자신만의 스타일을 절대 놓치지 않았습니다. 트렌드는 빠르게 바뀌지만, 이수혁이 꾸준히 쌓아온 그의 방식은 여전히 견고하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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