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소각이 게임사 주가 부양으로 이어진 사례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자사주 소각을 단행하거나 예고한 국내 게임사 6곳의 주가를 발표 시점과 현재(2월 23일 기준)로 비교한 결과, 소각 자체가 주가 상승의 직접 동력이 된 경우는 2곳에 그쳤다.
소각 효과가 가장 뚜렷한 곳은 컴투스(078340)와 티쓰리(204610)다. 컴투스는 올해 1월 5일 646,442주(발행주식의 5.1%) 소각을 공시한 당일 주가 2만9,400원에서 현재 3만5,800원으로 21.8% 올랐다.
티쓰리도 지난해 10월 14일 발표 당시 1,583원에서 현재 1,953원으로 23.4% 상승했다. 두 회사 모두 소각 발표 외에 별다른 대형 호재가 없었던 만큼, 주주환원 정책 자체가 투자자의 매수를 이끈 사례로 볼 수 있다. 특히 티쓰리는 2022년 상장 이후 매년 자사주를 취득·소각해온 일관성이 시장 신뢰를 쌓은 배경으로 꼽힌다.
반면 주가가 오른 나머지 2곳은 소각보다 다른 요인이 더 크게 작용했다. 넷마블(251270)은 이달 5일 자사주 4.7% 전량 소각 선언과 함께 역대 최대 실적을 발표했다.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3.5% 급증한 어닝 서프라이즈가 동시에 터진 만큼, 현재 주가 5만6,800원(+11.8%)이 소각 덕분이라고 보기 어렵다.
엔씨소프트(036570)는 더욱 명확하다. 지난해 2월 12일 41만주(1.9%, 1,270억원) 소각 발표 당시 주가는 52주 저점인 13만~14만원대였고, 현재 22만9,500원으로 70% 이상 올랐다. 그러나 상승의 실질적 동력은 지난해 11월 아이온2 흥행과 올해 2월 리니지 클래식 출시였다. 소각 발표 이후에도 주가는 수개월간 지지부진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소각에도 주가가 떨어진 곳도 2곳이다. 위메이드플레이(123420)는 지난해 10월 21일 917,508주(8%) 소각을 발표했지만 9,030원이던 주가가 현재 8,070원으로 10.6% 하락했고, 엠게임(058630)도 지난해 12월 16일 공시 당시 6,880원에서 현재 5,750원으로 16.4% 밀렸다. 두 회사 모두 소각 이후 실적 반등의 근거를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6개사 중 소각이 주가에 직접 기여했다고 볼 수 있는 경우는 컴투스와 티쓰리 2곳뿐이다. 나머지는 실적이나 신작이 주가를 움직였거나, 소각에도 불구하고 하락했다. 국회에서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담은 상법 개정안이 논의되는 가운데, 시장은 소각 공시 자체보다 그 뒤를 받쳐줄 실적을 더 냉정하게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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