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북 = 강선영 기자] 잭 케루악, 앨런 긴즈버그와 함께 1950년대 비트 세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윌리엄 S. 버로스의 장편 소설 『네이키드 런치』가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버로스가 이 책을 집필할 당시 원고 일부를 읽어 본 긴즈버그는 이 작품이 “모든 이를 미치게 만들 소설”이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예언대로 이 소설은 동시대 미국인들의 열광적인 환호와 극도의 혐오감을 동시에 불러오며 “모든 이를 미치게 만드는” 결과를 낳았다. 소설에 나타난 파격적 소재와 형식의 파괴는 경직된 미국 사회에 보내는 충격 요법으로 받아들여졌으며, 문학 잡지들은 책이 정식으로 발간되기도 전에 앞다투어 소설의 일부를 게재했다.
반면 동성애가 여전히 질병이자 범죄로 인식되던 당시 미국에서 이 소설의 등장은 엄청난 비난과 도덕적 우려, 법적 검열로 이어졌다. 소설을 게재한 잡지들은 해당 회차의 출간을 금지당했고, 소설은 출간되자마자 곧바로 금서 목록에 올랐으며, 소설을 판매한 서점 주인이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또한 미국 판권을 가진 그로브 출판사 역시 소설의 외설 여부를 둘러싼 법적 분쟁에 여러 해 동안 휘말렸으며, 소설이 출간된 지 오 년 후인 1966년에야 ‘예술적 표현의 자유’로 인정되었다. 이 판결은 예술 작품에 대한 정부 차원의 검열이 미국에서 종식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버로스는 냉소적이며 드라이하면서도 유머러스한 문체로 자전적 인물인 주인공 ‘윌리엄 리’와 그를 둘러싼 인물들의 묘사, 그리고 그들이 몸담았던 세계를 깊숙이 탐구하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잇단 사건 사고에 휘말리게 되었고, 이런 위급한 상황에서 벗어나고 동성애와 마약 중독을 다스리기 위해 1950년에 미국을 떠나 여러 나라를 방황했다.
그가 『퀴어』의 배경인 멕시코시티와 남미로 간 이유도 그래서였다. 버로스의 데뷔작 『정키: ‘약’에 대한 결정적인 글』은 1953년에 출간되면서 첫해에만 11만 부가 팔리는 베스트셀러가 되고, 이후 발표한 『네이키드 런치』는 포스트모더니즘의 걸작이자 비트 세대 문학 최고의 작품으로 꼽힌다. 『정키』와 『네이키드 런치』에서 소설 속 화자로 등장하는 ‘윌리엄 리’는 『퀴어』에도 등장하며, 이 자전적 삼부작에서 작가의 페르소나가 된다.
『퀴어』는 『정키』에 이어 버로스가 두 번째로 집필한 작품이지만, 그가 겪은 개인적 사건과 그 충격으로 인해 책을 써내고도 출간에는 이르지 못하다가 근 30여 년 후인 1985년에 출간되었다. 1959년 파리에서 먼저 출간되어 논쟁을 일으킨 『네이키드 런치』는 1962년 미국에서 출간된 후에도 엄청난 스캔들을 일으키며 버로스를 작가로서의 정점에 오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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