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배경 가정에서 ‘소통’과 ‘존중’이 아동보호가 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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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배경 가정에서 ‘소통’과 ‘존중’이 아동보호가 되는 이유

베이비뉴스 2026-02-09 08:00:00 신고

베이비뉴스와 초록우산은 우리 사회에서 성장하는 모든 아이들이 차별 없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이주배경아동, 함께 키워요’ 연속 기고를 마련했습니다. 이번 연재는 언어·문화 장벽과 불안정한 법적 지위로 인해 여전히 교육과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주배경아동들의 실태를 조명하고 제도적 개선 방향을 모색합니다. 모든 아동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포용적 사회를 만들기 위한 공감과 연대의 마음이 확산되길 바랍니다. - 편집자 말

아동보호 현장에서 이주배경 가정을 대상으로 사례관리를 하다 보면, 이들이 겪는 어려움이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느낀다. 이주배경 가정은 초기 조사 단계부터 언어와 문화의 장벽으로 인해 정확한 의사소통이 쉽지 않다. 또한, 조사 자체에 대해 거부감이 강한 경우도 많아 사례관리 절차에 대한 설명, 가정방문에 이르기까지 보다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

문제의 주요 원인은 첫째, ‘소통의 부재’다. 언어와 문화가 다른 가족 구성원 간 충분한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사소한 오해가 갈등으로 이어지기 쉽다. 일례로, 한국인 아버지와 이주배경 어머니, 이주배경 아동으로 구성된 한 가정에서는 사춘기 시기에 접어든 아동을 둘러싸고 갈등이 반복됐다. 어머니가 아동과 모국어로만 소통하며 아버지를 배제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아동은 아버지의 훈육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부부 간 갈등 역시 심화됐다. 이후 심층 사례관리를 통해 가족구성원 모두가 참여하는 소통 방식을 마련하면서, 갈등이 완화되고 가족관계가 회복될 수 있었다. 이 사례는 소통의 어려움이 가정 전체의 위기로 번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2025년 7월, 이주배경 가정이 방문형 가족기능강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초록우산 2025년 7월, 이주배경 가정이 방문형 가족기능강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초록우산

둘째 원인은 이주배경 아동과 부모 간 ‘적응 속도와 가치관의 차이’다. 이주배경 아동들은 K-콘텐츠의 확산과 학교생활을 통해 부모보다 빠르게 한국사회에 적응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부모는 한국에 장기간 거주했거나 국적을 취득했음에도 언어 습득이 더디거나 기존의 생활 방식과 가치관을 고수하려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한 아동은 한국에 온 지 2년 만에 또래 내국인 아동만큼 한국어를 구사했지만, 어머니는 여전히 모국어 사용에 의존하며 모국의 문화를 아동에게 강조했다. 이에 아동은 학교와 가정 사이의 이중 문화에 불편감을 느꼈고, 한국 사회 적응을 지지하기보다 모국의 가치를 강요하는 어머니의 태도에 반항했다. 이후 반복적인 상담과 중재를 통해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계기를 마련하면서 가족관계는 안정될 수 있었지만, 이러한 문제는 세대 간·문화 간 격차를 좁혀 줄 지원체계가 필요한 현실을 보여준다.

이주배경 가정의 원활한 소통과 안정적인 양육 환경 조성을 위해서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우선 국가별·언어별 통역 인력을 확충해 의사소통 장벽을 낮춰야 한다. 또한 아동과 부모 간 적응 속도와 가치관의 차이를 좁히기 위해 문화적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부모교육이 필요하다. 이론 중심의 교육을 넘어, 가정 내 실질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실천 중심의 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해야 한다. 더 나아가 이주배경 가정을 전담해 방문 상담과 욕구 파악, 서비스 연계를 수행할 수 있는 밀착형 사례관리 인력이 지원돼야 한다. 이러한 체계가 뒷받침된다면 이주배경 가정의 안정적인 정착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사회 전체의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주배경 가정이 우리 사회에서 안정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보다 촘촘한 정책과 사회적 공감대가 있어야 한다. 아동을 중심에 둔 지원 체계가 속히 마련되어, 이주배경 아동과 가정의 권리가 온전히 보장되길 바란다.

김형민 초록우산 대구아동보호전문기관 과장. ⓒ초록우산 김형민 초록우산 대구아동보호전문기관 과장. ⓒ초록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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