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칸세 김예슬 PD, 김은하와 허휘수, 아는형님 신기은 PD가 잘 나가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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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1 00:00 기준

케칸세 김예슬 PD, 김은하와 허휘수, 아는형님 신기은 PD가 잘 나가는 이유는?

코스모폴리탄 2026-01-15 00:00:04 신고

3줄요약

김은하 & 허휘수

김은하는 KBS 소속 프리랜스 PD로 〈아이돌인간극장〉의 메인 연출자이자, 숙대입구 근처에서 ‘스튜디오 포비피엠’이라는 여성 전용 바를 운영하는 사장, 〈여자 셋이 모이면 집이 커진다〉의 저자기도 한 N잡러. 허휘수는 전업 유튜버이자 작가로 책 〈우리 대화는 밤새도록 끝이 없지〉 〈완전 (망)한 여행〉 등을 펴냈다. 두 사람은 이름 석 자 걸고 하는 유튜브 채널 〈김은하와 허휘수〉의 기획부터 연출, 촬영, 편집까지 담당하며 브이로그를 통해 커리어, 비혼 여성의 일상, 내 집 마련, 웰니스 등 2030 여성이 궁금한 지점을 꾸밈없이 보여주는 크리에이터다.


지금은 브이로그 형태지만 초반에는 여러 명의 여성이 출연하는 예능이나 시트콤 형태의 콘텐츠를 만들었다.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인데,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나?

김은하(이하 ‘은하’) 방송국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당시 예능 프로그램에 몇 번 투입됐었다. 생각해보니 출연진은 전부 남성이었고, 여성 출연자는 보조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1~2명 정도만 있었을 뿐이다. 그때 처음으로 여자만 나오는 예능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만든 것이 〈뉴토피아〉다. 당시 ‘유튜브 최초 여성 웹 예능’이라는 타이틀도 얻었고, 일반인 여성들만 출연하는 채널에 구독자가 8만이나 몰렸었다.

허휘수(이하 ‘휘수’) 솔직히 자부심이 든다. 그 이후로 여성 예능이 정말 많아졌으니까. 우리가 하는 이 콘텐츠가 어떤 반향을 일으킬 거라는 걸 은하는 미리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은하 잘될 줄 알았다. 그래서 당시에 유명해질 마음의 준비를 반년 정도 했다.(웃음)


지금은 〈김은하와 허휘수〉 콘텐츠 성향이 브이로그 형식을 취하며 조금 달라졌다. 채널이 나가고자 하는 방향은?

은하 일상을 전시하는 채널이다 보니 좋으면 좋다, 힘들면 힘들다, 날것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힘이 들더라도 결국 이겨낼 것이기 때문에. 솔직히 우리만큼 날것 그대로인 유튜버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구독자와의 유대감이 남다른 게 아닐까?

휘수 우리 삶의 모습을 공개하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예시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구독자와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성장해나가기 위해서는 숨기고 꾸며내는 것보다는 솔직함을 추구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어떤 방식으로 콘텐츠를 구상하나?

은하 휘수와 일상을 공유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스케줄을 상세히 보고하며 콘텐츠화할 만한 일상이 있는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이벤트가 있는지 확인한다.

휘수 브레인스토밍이나 기획 회의를 따로 하지는 않는다. 재미있는 아이디어도 일상에서 이야기를 나누다 많이 나오는 편이라서.

은하 콘텐츠보다는 오히려 편성에 더 많은 힘을 쓴다. 여러 편을 미리 찍어놓고, 힘줘서 찍은 영상과 힘 빼고 조금은 심심한 듯하게 찍은 영상이 밸런스 좋게 올라갈 수 있도록 잘 조립하는 편이다.


지금처럼 안정적으로 채널을 운영하려면 근본적으로 어떤 능력이 필요한가?

휘수 자기 객관화와 메타 인지 능력. 아무래도 보여지는 직업이다 보니 내가 어떻게 보이고 싶은지보다 내가 어떻게 보여지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추구미’만 좇다 보면 진정성을 잃기 마련이니까. 거기에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는 능력도 필요하다.

은하 사람들이 우리를 평가할 수밖에 없고, 단편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생각한다. 그런 것들에 개의치 않으려면 결국 좋은 멘털이 필수다. 댓글로 오는 부정적인 피드백에 흔들리고 상처받는다면 유튜버를 하기 힘들다. 내 안에 중심이 바로 서 있고, 진짜 충고와 비난을 가려내려면 결국 멘털이 안정돼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인류애가 있다면 훨씬 유리하다.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에 대한 관심이 있어야 좋은 콘텐츠가 나올 수 있으니까.


그렇다면 김은하와 허휘수가 크리에이터로서 가장 잘하는 것은?

은하 나는 사람을 잘 꿰뚫어본다.

휘수 한 사람의 솔직한 이야기를 잘 이끌어내는 것?

은하 (휘수에게) 그게 정말 1등 장점이라고 생각해?

휘수 (은하에게) 그럼 나를 꿰뚫어봤을 때 뭐가 장점 같아?

은하 휘수는 포용을 잘한다. 내가 아는 모든 사람 중에 1등이다. 심지어는 이해 못 하겠는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이해해보려고 노력한다.


사람들이 당신에게 솔직한 이야기를 잘 풀어놓는 이유를 알겠다.

휘수 ‘그럴 만한 이유가 있겠지’라고 먼저 생각하는 것도 있고, 돌이켜보니 내가 많이 포용했기 때문에 우리가 팀으로서 여기까지 올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은하 어제만 해도 휘수가 감기에 걸린 유봉(〈김은하와 허휘수〉 채널에서 주로 촬영을 도맡아 하는 팀원)에게 휴가를 줬다. 당장 일이 너무 바쁜데도. 사실 팀이 오래가려면 편집 능력 같은 건 그리 중요하지 않다. 다 사람끼리 하는 일이다 보니 사람 사이의 배려와 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김은하와 허휘수〉는 김은하와 허휘수, 주로 촬영과 편집을 담당하는 유봉까지 3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팀원을 더 뽑을 생각은 없나?

은하 한 명 정도 더 채용할 생각이 있기는 한데, 그 이상으로 팀을 키울 생각은 없다. 사람 한 명 잘못 들였다 팀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질 수도 있고, 브이로그 특성상 마냥 공적일 수도 없다. 인원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소외감을 느끼는 친구가 생길 텐데, 누군가 서운함을 느끼는다면 그게 너무 속상할 것 같다.

휘수 은하와 같은 생각이다. 우리가 찍는 콘텐츠가 일이라기보다는 일상에 가까우니까. 함께 여행이라도 가면 유봉이라고 촬영만 하진 않는다. 함께 밥도 먹고, 커피도 먹고, 술도 마시니까. 유봉처럼 우리와 결이 딱 맞는 사람이 아니라면 무리해서 팀을 키울 일은 없을 것 같다.

은하 지금 눈독 들이는 후배가 한 명 있다. 우리에게 좀 더 여유가 생기면 진지하게 한번 제안해보려고 한다.


어느덧 23만 유튜버고, 채널을 운영한 지는 10년이 다 돼간다. 이렇게 꾸준히 운영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은하 하기 싫은 일을 하려는 노력.

휘수 공감한다. 하기 싫어도 그냥 해야 하는. 그리고 나의 형편없는 점을 인정하고 어떻게든 완성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걸 못 참아서 그만두면 다음 챕터로 넘어갈 수 없다. 누구에게나 ‘레벨1’ 시절은 있다. 조금 부끄럽더라도 이 시기를 잘 견뎌야 한다.

은하 그리고 인사 잘하는 것. 인사 한마디가 나의 평판을 결정짓고 어쩔 땐 일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본업과 부업의 경계가 흐려지는 ‘N잡’의 시대다. 미래와 커리어에 고민 많은 여성 독자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은하 하나의 직업으로는 부족한 시대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본업이 있더라도 주말을 이용해 아르바이트라도 하면 월세가 세이브된다. 물론 이렇게 부수입이 주는 마음의 여유가 당연히 있겠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나의 세계가 확장된다. 하나의 일만 하면 그 세상에 갇혀버린다.




신기은

스물여덟 무렵, 〈해피선데이 - 1박 2일 시즌3〉의 프리랜서 막내 PD로 처음 업계에 발을 들였다. 지금은 JTBC의 9년 차 예능 PD로 〈아는 형님〉 〈끝사랑〉 〈전체관람가〉 등의 TV 예능 프로그램을 연출했으며, 리얼리티 신작 〈당일배송 우리집〉 온에어를 앞두고 있다. 좋은 PD란, 타인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믿는다.


9년 차 PD로 커리어를 유지해오는 데 어떤 노력이 가장 요구됐나?

사람들이 어떤 콘텐츠를 좋아하는지 많이 보는 게 중요하다. 하루에도 너무나 많은 콘텐츠가 쏟아지는 시대라 그때그때 따라잡으려고 한다. 나의 경우 롱폼 예능 콘텐츠를 많이 보는데, 보는 시간의 절반 이상은 본능적으로 그 프로그램을 분석하는 것이 습관이 됐다.


최근 흥미롭게 본 콘텐츠가 있다면?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를 재밌게 봤다. ‘사회적 쓸모와 삶의 가치는 비례할까?’라는 모두가 공감할 만한 보편적 고민이지만, 평소에 생각하지 못한 문제를 던지고 고찰해보게 하는 포인트가 무척 좋았다.


한 프로그램의 메인 PD가 되기까지 가장 도움이 된 능력은?

어떤 사람이나 현상을 봤을 때 ‘스토리를 발견하고 이해하는 능력’이 우선 필요하다. 매력적인 부분을 캐치하고 그것이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를 이해하는 데서 이야깃거리는 시작된다. 그렇게 발견한 요소들에 논리적 서사와 감성적 묘사를 담아 ‘흥미로운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두 번째로 필요하다. 이렇게 이야기를 설계하고 영상으로 완성시키는 과정을 되풀이하며 감정적·체력적으로 정말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기 때문에, 가장 기본적으로는 ‘체력과 근성’이 필수다.


쇼츠나 릴스 같은 숏폼의 시대에 방송국 예능이 갖는 의미는 뭐라고 생각하나?

하고 싶은 이야기만 하기보다는 누군가는 꼭 해야 하는 이야기를 조명하는 것, 특정되지 않은 시청층을 향해 보편적인 콘텐츠를 만드는 것. 아직 TV로만 콘텐츠에 도달할 수 있는 세대도 있기에 방송국은 그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기은 PD가 잘하는 것은?

발견하는 것을 재밌어한다. 자신들도 모르는 모습을 찾거나, 사람들이 잘 보지 못하는 현상을 캐치하는 것.


그렇다면 신기은이 캐치한 2026년의 예능 트능 트렌드는?

지난 1~2년은 쿠킹 방송이 대세였다고 생각한다. 최근에는 〈우리들의 발라드〉가 인기인 걸 보면서 새로운 형태의 음악 프로그램이 다시 전성기를 맞지 않을까 싶다. 사실 내가 해보고 싶은 것이기도 하다.(웃음)


방영 예정인 〈당일배송 우리집〉은 관찰형 버라이어티 예능 아닌가?

그렇다. 승마장, 한강 한가운데, 안동의 한 마을 등 예상치 못한 장소로 집이 당일 배송된다는 콘셉트의 리얼 버라이어티다. 김성령, 하지원, 장영란, 가비가 그 집에 살며 예상치 못한 케미와 자매애를 선보일 예정이다.


여성 멤버가 주축이 된 예능이 귀한 시대인데 어떻게 그런 기획을 하게 됐나?

맛있는 간식은 함께 나눠 먹으며 품평하고, 자연스럽게 생필품과 옷을 공유하는 자매애가 이 기획에 적합할 것 같았다. 먹고, 자고, 입고, 살아가는 집 안의 시간들이 자매라는 관계 안에서 훨씬 입체적이고 재밌게 드러난다고 느꼈다.


네 사람의 합이 어떨지 궁금하다. 캐스팅한 기준이 있다면?

앞서 말했듯 사람을 관찰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프로그램에 어울리는 최적의 멤버들을 찾고, 그들을 모두 캐스팅하려고 정말 오랜 시간 공들였다. 김성령 님은 서울의 지리를 줄줄 읊거나, 외국의 특이한 파티 문화를 소개해주는 등 세상 곳곳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 신개념 주거 형태를 경험해보는 우리 프로그램과 결이 잘 맞을 것 같았다. 하지원 님의 경우 시선이 굉장히 독특한데, 남들이 보지 못하는 상황의 이면을 해석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김영란 님은 위 두 사람과 모두 친분이 있는 데다 친화력이 엄청나 네 멤버를 하나로 만들어줬다. 가비 님은 언니들에게 MZ 문화를 전파하는 도파민 담당 막내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의외의 조합에서 오는 새로운 케미가 연출자인 내가 봐도 재밌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

승마장 한가운데서 살아보면 어떨까 하는 궁금증으로 승마장에 집을 설치한 에피소드다. 집 근처에 말도 풀어놓고, 평화롭고 친환경적인 그림을 연출해보려고 했다. 그런데 막상 집을 공개할 타이밍에 말들의 밥시간이 임박해버린 거다. 배고픈 말들이 출연진에게 몰려드는 바람에 굉장히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다행히 숙련된 기수들이 주변에 대기 중이어서 위험한 상황은 없었다. 예상과 다른 그림이 연출된 것이 조금 난감했지만 결과적으로는 훨씬 재미있는 장면이 탄생했다.


그런 변수들을 즐기는 편인가?

통제해서 촬영해야 하는 프로그램이 있는 반면, 이렇게 리얼한 상황이 더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있다. 나는 야외로 나가는 프로그램을 맡았을 때는 개입하기보다 출연진이 어떻게 해결해나가는지 지켜보는 편이다. 그럴 때 예상치 못했던 재미있는 그림들이 나오곤 하니까.


신기은이 생각하는 좋은 PD란?

사람에게 애정을 가진 PD. 이 직업을 가지게 된 것도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됐다.


방송 PD로서 어디까지 가보고 싶나?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다. 그럼에도 사람들한테 ‘그거 진짜 좋은 프로그램이었지’ 하고 기억되는 프로그램 하나 정도는 만들어보고 싶다.


신기은 PD에게도 그런 프로그램이 있나?

〈1박 2일 시즌3〉가 그렇다. 촬영차 마을에 방문하면 동네 어르신들이 촬영 현장에 자주 놀러 오곤 하셨는데, 가족 없이 혼자 사시던 한 할머님이 내 손을 꼭 잡아주시며 “나한테는 TV가 가족이고, 친구야” 하셨던 게 기억난다. 그때 마음이 정말 뭉클했다. 당시 비정규직 프리랜스 PD로 스스로 불안정하다고 느꼈던 시기라 힘들기도 했는데, 꼭 좋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PD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돌이켜보면 〈1박 2일 시즌3〉를 하는 2년 동안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세상에 대한 견해를 넓힐 수 있었다.


현장 일을 하면서 방송국 시험까지 준비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많이 힘들었다.(웃음) ‘2년 내내 공채 준비를 하는 막내 PD’라는 걸 출연진도 모두 알고 있을 정도였으니까. (김)주혁 선배가 종종 어깨를 토닥이며 “넌 진짜 좋은 PD가 될 것 같아”라고 하셨는데, 그게 정말 많은 힘이 됐다. JTBC에 입사하는 날, 주혁 선배에게 “진짜 좋은 PD가 되기 위해 한 걸음 더 왔다”라고 문자를 보냈던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 지금도 얘기하면서 눈시울이 붉어지는 게 느껴진다. 좋은 PD가 되겠다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일에 애정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




김예슬

tvN을 시작으로 유튜브 채널 〈채널십오야〉 메인 PD로 커리어를 확장, 최근에는 넷플릭스 예능 〈케냐 간 세끼〉까지 론칭하며 다양한 플랫폼에서 활약 중이다. 짜인 각본대로 가기보다 즉흥과 우연 사이에서 나오는 즐거움을 찾으려고 한다.


TV와 유튜브, OTT를 모두 거친 PD로서 각 플랫폼마다 중요하게 생각되는 점이 어떻게 다른지 궁금하다.

TV의 경우 보편성이 가장 중요하다. 타깃층이 특정돼 있지 않다 보니 누가 보든 똑같이 웃을 수 있고,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야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유튜브는 TV나 OTT에 비해 시의성과 트렌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제 만든 콘텐츠도 오늘 바로 내보낼 수 있다는 것이 유튜브의 가장 큰 장점이다. OTT는 유료 구독 서비스라는 인식이 가장 강하기 때문에 타깃층의 니즈를 더 확실하게 충족시켜줘야 된다는 느낌이 있다.


예능 PD로 커리어를 이어가려면 근본적으로 어떤 능력이 필요한가?

출연진뿐 아니라 다양한 유관 부서와 현장 감독님 및 스태프, 하다못해 현지에서 즉흥으로 섭외한 식당의 사장님 등과 소통하는 능력이 정말 중요하다. 같은 프로그램을 만들어가는 입장이지만 각자의 이해관계와 애로 사항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그런 지점들을 조율하는 것이 PD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덕후 기질’이 있으면 좋다. 마니악하게 파고드는 장르가 하나 정도 있으면 거기서부터 파생되는 것들이 실제로 많다. 나 같은 경우 추리 장르를 굉장히 좋아한다. 덕분에 〈뿅뿅 지구오락실2〉와 〈케냐 간 세끼〉에서 ‘토롱이 방탈출’, ‘금콩 마피아’ 등의 게임을 기획할 때 유용했다.


최근에 흥미롭게 본 콘텐츠가 있다면?

〈내겐 너무 까칠한 매니저 – 비서진〉을 재밌게 봤다. 이서진 선배가 곤란한 요청들을 받았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지 보는 것에 웃음 포인트가 있는 프로그램이다. 그리고 AI가 만든 숏폼 영상들을 볼 때면 놀랍다. 상상만 하던 걸 바로 영상으로 만들어버리는 시대가 왔다. 실사를 기반으로 롱폼 콘텐츠를 만드는 우리와는 겹치는 지점이 없어 보이긴 하지만, 결국 AI도 우리의 경쟁자가 될 것이다.


숏폼 콘텐츠의 시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롱폼 예능이 갖는 의미는 뭐라고 생각하나?

기승전결이 있다는 것. 물론 숏폼 콘텐츠가 시선을 확 끌고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빠르게 보여주지만, 롱폼 콘텐츠만이 보여줄 수 있는 스토리와 짜임새가 있다. 무엇보다 우리가 열심히 만든 콘텐츠를 시청자와 오래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좋다.


김예슬은 어떤 스토리를 잘 풀어내는 PD인가?

스스로 재밌어 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소소하게 풀어내는 것을 좋아한다. 〈케냐 간 세끼〉로 예를 들면, 세 사람의 관계성에서 재미난 포인트를 짚어내려고 했다. 특히 막내인 (조)규현 선배가 두 형들(이수근, 은지원) 때문에 속앓이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기획한 게임이 ‘조스트라다무스’다. 보고 싶은 그림을 정해놓고 그것을 어떻게 끌어낼 수 있을지 역산하며 게임을 기획했던 것 같다.


〈케냐 간 세끼〉 같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촬영하다 보면 변수가 생기기 마련이다. 김예슬 PD는 그런 변수에 어떻게 대응하는 편인가?

〈케냐 간 세끼〉는 첫 촬영부터 변수가 정말 많았다. 가려고 했던 기린 호텔이 리모델링 기간이라 못 가게 됐고, 규현 선배는 여행 첫날부터 휴대폰을 잃어버렸다. 하지만 호텔에 가지 못했기 때문에 사파리 더 안쪽까지 들어가볼 수 있었고, 훨씬 근거리에서 야생동물들도 마주했다. 그런 체험들을 통해 출연진의 아이 같고 순수한 새로운 모습을 봤다. 생각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도 우연성에서 나오는 새로운 그림이나 재미있는 웃음 포인트들이 있어 변수를 크게 두려워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김예슬 PD가 예측하는 2026년 예능 트렌드 동향은?

2025년에 가장 재밌게 봤던 콘텐츠 중 하나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였다.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으로 흥행한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2026년에도 글로벌을 좇기보다는 한국적인 게 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케냐 간 세끼〉의 게임 중 ‘한글 이어 말하기 게임’이나 ‘백일장’ 등 한국적 요소들도 글로벌에서 좋은 반응을 보일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케냐 간 세끼〉 넷플릭스 론칭을 성공적으로 마친 지금, 또 해보고 싶은 콘텐츠가 있나?

우선 에그이즈커밍에서 잘하는 여행 예능과 게임 예능을 마스터하고 싶다. 다음 스텝으로 넘어가더라도 그 이후가 됐으면 좋겠다. 정말 막연하게 생각해본 건, 윤여정 선생님과 패션 프로그램을 해보면 재밌을 것 같다. 워낙 패션에 일가견이 있으시고, 〈뜻밖의 여정〉에서 가지고 계신 패션 아이템에 얽힌 스토리를 몇 번 들려주셨는데 굉장히 재밌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이건 그 누구와도 협의된 것은 아니고, 그저 나의 희망 사항일 뿐이다.


김예슬이 생각하는 좋은 PD란?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빠르게 할 수 있는 PD. 메인 PD로 있다 보면 내가 실수하지 않아도 사과할 일이 많이 생긴다. 더 큰 목표에 빠르게 도달하려면 빨리 상황을 모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PD 초년생 시절에는 잘 몰랐던 것 같다. 지금 돌이켜보면 “죄송합니다”, “양해 부탁드려요” 한마디였으면 빨리 해결됐을 텐데 싶은 순간이 정말 많았다.


예능 PD로서 어디까지 가보고 싶나?

트렌드의 중심에서 대중의 입방아에 끊임없이 오르내리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 안 좋은 피드백이라도 괜찮다. 그래야 거름 삼아 더 성장할 수 있을 테니까. 그렇게 꾸준히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PD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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