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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HVAC 시스템 시장 규모는 지난 2024년 2415억달러로 추정된다. 지난해부터 오는 2033년까지 연평균 7.0% 성장해 2033년에는 4457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 효율 규제 강화와 전력비 부담, 노후 설비 교체 수요에 더해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냉각 수요가 시장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삼성과 LG의 잠정실적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감지된다. LG전자는 아직 사업부문별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증권가에서는 생활가전과 TV를 담당하는 HS사업본부와 MS사업본부가 각각 수백억~수천억원대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전장 사업을 하는 VS사업본부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4분기 영업이익은 400억원대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HVAC를 담당하는 ES사업본부는 지난해 1~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 7901억원을 올렸으며, 4분기에도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했을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 역시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와 생활가전(DA)사업부에서 4분기 손실 규모가 1000억원 안팎에 이른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인수를 마무리한 유럽 HVAC 전문업체 플랙트그룹을 앞세워 데이터센터·대형 상업시설 공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플랙트의 고효율 공조·환기 하드웨어 기술에 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제어 역량을 결합해 지능형 공조 솔루션을 강화하는 전략이다. 스마트싱스 프로와 빌딩 통합 솔루션을 연동해 랙 단위 열 분포 분석과 에너지 사용 최적화가 가능한 데이터센터 관리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올해는 광주사업장에 국내 첫 산업용 공조 생산라인 구축도 검토 중이다.
LG전자는 HVAC를 가전·TV를 잇는 차세대 캐시카우로 키우고 있다. 칠러 등 고부가 공조 제품과 함께 데이터센터용 액체냉각(CDU) 등 열관리 솔루션을 확대하며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 데이터센터향 냉각 솔루션 수주는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었으며, 이를 기반으로 HVAC 사업 매출을 2027년까지 1조원 규모로 키운다는 목표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AI 연산 수요 확대와 함께 전력·냉각 효율이 데이터센터 운영비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며 “고효율 냉각 기술과 제어 역량을 갖춘 삼성과 LG에게 중장기 성장 기회가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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