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독주해온 완전자율주행(FSD) 영역에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던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한편, 이미 벌어진 데이터 격차를 단기간에 따라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동시에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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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업계에 따르면 자율주행 경쟁의 핵심 지표는 ‘실제 도로 주행 데이터’다. 테슬라 FSD는 전 세계 고객 차량의 주행 데이터를 반복 학습해 성능을 끌어올리는 이른바 ‘데이터 플라이휠’ 구조를 채택하고 있으며, 현재 누적 110억km 이상의 주행 데이터를 확보한 상태다. 후발 주자가 단기간에 기술 수준을 따라잡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테슬라의 반응도 여유롭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는 알파마요 공개 이후 “기술의 99% 수준까지 도달하는 것은 쉽지만, 나머지 1%에 해당하는 예외 상황을 해결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며 “실질적인 경쟁은 5~6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율주행의 핵심 난제로 꼽히는 예외 상황 처리 능력에서 여전히 테슬라가 우위에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발언으로 풀이된다.
반면 엔비디아는 접근 방식 자체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다. 알파마요는 특정 브랜드에 맞춰 개발된 전용 모델이 아니라, 여러 완성차 업체가 공통으로 활용하되 각자의 차량 특성에 맞게 튜닝해 적용할 수 있는 자율주행용 기본 틀이라는 설명이다. 제조사별로 흩어져 있는 주행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하나의 공통 학습 구조로 통합해, 각 업체가 겪은 다양한 도로 환경과 주행 패턴을 동시에 학습시키는 방식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개별 완성차 업체가 단독으로는 확보하기 어려운 극단적 돌발 상황이나 희귀한 주행 패턴을 공동 학습으로 빠르게 축적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강점”이라며 “GPU 기반 인공지능이 실제 도로 환경에서 얼마나 빠르게 성과를 내느냐가 기술적 격차를 좁히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차량 제조사들이 운영 방식이나 시스템 구성에서 일정 수준의 자유도를 가질 수 있도록 설계된 구조인 만큼, 당장의 파급력은 제한적일 수 있다”면서도 “일단 완성차 업체 한두 곳만 이 방식에 합류하더라도 시장에 빠르게 정착할 가능성은 충분하며, 데이터 규모에서의 열세 역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엔비디아는 알파마요를 무료 오픈소스로 개방해 참여 기업을 빠르게 늘리고, 주행 데이터의 양과 시나리오 다양성이 함께 확대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시뮬레이션 기반 합성 데이터와 대규모 학습 인프라를 결합해 실주행 데이터 부족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도 알파마요의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이러한 구상이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율주행 데이터는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 핵심 경쟁 자산인 만큼 데이터 공유 범위를 둘러싼 이해관계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축적한 데이터를 경쟁사와 나누는 데 대한 부담과 적극적으로 기여하지 않으면서 성과만 누리려는 무임승차 문제 역시 오픈소스 전략의 한계로 거론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오픈소스 방식은 참여 기업이 늘어날수록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와 데이터 기여 수준을 둘러싼 갈등도 커질 수밖에 없다”며 “누가 얼마나 데이터를 제공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디까지 책임을 질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으면 실질적인 협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필수 교수는 “완성차 업체들이 독자적인 알고리즘 경쟁력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특정 플랫폼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면서 “엔비디아 역시 생태계를 빠르게 확장하기 위해서는 오픈소스 전략의 한계를 어떻게 해소할지에 대한 해법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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