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에서 함께 뛴 송성문, 이정후, 김혜성 모두 NL 서부지구 소속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송성문(29·키움 히어로즈)은 키움 히어로즈에서 함께 뛰었던 후배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김혜성(26·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을 보며 "나와는 다른 선수"라고 느꼈다.
두 후배가 먼저 주전으로 뛰고,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했을 때도 "나는 할 수 없는 일을 해서 정말 대단해 보였다. 진심으로 축하를 전했다"고 했다.
'늦깎이' 송성문이 '대단한 후배'들과 빅리그 무대를 누빈다.
MLB닷컴, 디애슬레틱 등 미국 현지 언론은 19일과 20일 "송성문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입단 합의했다.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하면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지 언론이 예상한 계약 조건은 3년 1천300만달러(약 192억원)∼1천500만달러(약 222억원)다.
샌디에이고는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에 속했다.
송성문은 KBO리그에서는 같은 키움 유니폼을 입고 함께 뛴 이정후, 김혜성과 '지구 라이벌'로 만난다.
이정후의 샌프란시스코, 김혜성의 다저스도 서부지구 소속이다.
같은 팀에서 뛸 수는 없지만, 같은 지구에 속해 자주 만날 수 있다.
여기에 샌디에이고에서 MLB 생활을 시작한 '히어로즈 선배' 김하성은 NL 동부지구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계약했다.
샌디에이고는 2026년 정규시즌에서 샌프란시스코, 다저스와 13경기씩, 애틀랜타와 7경기를 치른다.
송성문이 MLB에 연착륙하면 '코리안 더비' 또는 '히어로즈 선후배 더비'가 자주 펼쳐진다.
샌디에이고는 3월 31∼4월 2일에 홈에서 샌프란시스코와 3연전을 벌인다. 송성문이 경험할 첫 번째 코리안 더비다.
5월 5∼7일에는 샌프란시스코 방문 3연전을 치르고, 5월 19∼21일에는 샌디에이고 홈에서 다저스와 3연전을 펼친다.
6월 말과 7월 초에는 반가운 얼굴을 자주 본다.
송성문은 6월 23∼25일 애틀랜타와 홈 3연전을 치르며 선배 김하성과 만나고, 27∼29일 홈에서 다저스의 김혜성을 맞이한다.
7월 3∼6일에는 로스앤젤레스로 건너가 다저스와 다시 4연전을 치른다.
샌디에이고는 7월 21∼24일 애틀랜타와 방문 4연전, 7월 31∼8월 3일 샌프란시스코와 홈 4연전, 9월 12∼14일 샌프란시스코와 방문 3연전, 9월 23∼25일 다저스와 원정 3연전을 치른다.
한국 야구팬들의 시선이 쏠리는 경기다.
디애슬레틱은 송성문을 늦깎이(late-blooming)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평범한 선수였던 송성문은 2024년 타율 0.340, 19홈런, 21도루, OPS 0.927을 기록하며 KBO리그 정상급 내야수로 부상했고, 올해에도 타율 0.315, 26홈런, 90타점, OPS 0.917로 활약했다.
송성문 자신도 "나는 딱 두 시즌만 잘했다"라고 몸을 낮췄다.
히어로즈 선후배들은 송성문으로 '오랫동안 재능을 살리지 못한 선수'라고 기억한다.
송성문의 1년 선배인 김하성은 지난 달 "성문이는 좋은 재능을 갖춘 선수였다. 그런데 그 재능을 살리지 못했다"며 "같은 팀에서 뛸 때 '정신 차려'라고 쓴소리도 했다. 지금은 빅리그에 도전할만한 선수가 됐다"고 말했다.
이정후도 "성문이 형은 예전에는 포기가 빨랐다. 두 타석에서 범타로 물러나면 기가 죽었다"며 "지금은 엄청난 노력으로 최고의 선수가 됐다. 성문이 형을 응원한다"고 밝혔다.
송성문의 도약이 한국 야구 역사를 더 풍성하게 했다.
접점이 넓은 히어로즈 출신 빅리거들은 MLB에서도 많은 추억을 쌓는다.
jiks79@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