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이면 유난히 손이 가는 음식이 있다. 바로 고추장찌개다.
고추장찌개는 얼큰하고 구수한 맛 때문에 겨울철 밥상에서 자주 등장하지만 막상 만들려면 생각보다 까다로운 부분이 많다. 가장 어려운 점은 고추장의 양을 맞추는 일이다. 고추장은 제조사마다 짠맛과 단맛, 매운맛의 비율이 달라 같은 한 스푼이라도 맛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처음부터 욕심내서 많이 넣으면 나중에 간을 조절하기 어려워 국물이 짜지거나 텁텁해지는 경우가 흔하다.
유튜브 '쿡경희'
고추장 특유의 텁텁함을 줄이는 과정도 신경을 많이 쓰게 된다. 고추장을 물에 바로 풀어버리면 감칠맛 없이 밋밋하고 무거운 뒷맛이 생기기 쉽다. 그래서 재료를 먼저 기름에 볶아 감칠맛을 내고 그 위에 고추장을 올려 부드럽게 풀어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단계에서 시간이 너무 짧으면 풍미가 약하고 너무 길면 고추장이 타면서 쓴맛이 날 수 있어 초보에게 특히 어려운 부분이다.
재료의 익힘 순서를 맞추는 일도 고추장찌개의 난관이다. 감자나 무처럼 단단한 재료는 먼저 넣어 충분히 끓여야 하고, 두부나 대파는 마지막에 넣어야 형태가 살아 있고 국물도 깔끔해진다. 순서를 잘못 맞추면 감자는 덜 익고 두부는 으스러져 전체 식감이 무너진다. 겨울철에 즐기는 뜨끈한 찌개라 할지라도 이런 기본 과정이 어긋나면 만족스러운 맛을 내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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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칠맛을 자연스럽게 끌어내는 것도 고추장찌개의 중요한 포인트다. 멸치와 다시마로 만든 육수를 쓰면 국물의 깊이가 살고, 양파나 돼지고기 기름을 함께 사용하면 구수함이 더해진다. 하지만 재료마다 맛을 내는 방식이 달라 고추장을 넣었을 때 서로 섞이는 비율을 맞추는 것이 쉽지 않다. 특히 겨울처럼 재료가 차가운 상태에서 바로 조리에 들어가면 맛이 잘 안 배어 조절이 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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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에는 고추장찌개가 몸을 데워주는 든든한 음식이지만 간단해 보이는 것과는 달리 조리 과정 하나하나에 섬세함이 필요하다. 고추장의 양을 조금씩 조절하고, 텁텁함을 줄이기 위해 재료를 먼저 볶아주는 과정만 챙겨도 완성도가 달라진다. 또 단단한 재료부터 천천히 익히고 마지막에 두부와 파를 넣으면 식감과 국물 맛이 한층 깔끔해진다. 결국 고추장찌개는 단순한 찌개가 아니라 겨울에 더욱 빛나는 조리 감각의 음식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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