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자산운용 매각, 가격 논란과 '중국계 PEF 경영권 인수' 우려가 동시에 커진다...금융위 승인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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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스자산운용 매각, 가격 논란과 '중국계 PEF 경영권 인수' 우려가 동시에 커진다...금융위 승인 불투명

폴리뉴스 2025-12-05 11:51:55 신고

이지스자산운용 매각을 둘러싸고 '가격 부풀리기' 논란과 중국계 자본의 경영권 인수 우려가 동시에 확산하고 있다. 매각 주관사인 골드만삭스가 실현 가능성이 낮은 해외 자본을 앞세워 몸값을 지나치게 끌어올리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중국계 사모펀드(PEF)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가 막판 추가 호가를 통해 유력한 우선협상대상자 후보로 부상한 점이 논란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힐하우스는 본입찰에서 9000억원대 중반을 제시했으나 이후 인수가를 약 1조1000억원까지 높인 것으로 전해진다. 본입찰 당시 최고가는 흥국생명이 적어낸 약 1조500억원이었고, 한화생명과 힐하우스는 9500억원 안팎에서 경쟁하는 구도였다. 그러나 본입찰 이후 골드만삭스가 적용한 '프로그레시브 딜(Progressive Deal)' 방식 속에서 힐하우스가 가격 경쟁의 최상단에 올라선 것으로 평가된다.

프로그레시브 딜은 매각자가 본입찰 이후에도 추가 가격 경쟁을 유도해 매각가를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골드만삭스가 과거 LIG손해보험, 동양매직 등에서 활용한 전형적인 '경매식 호가 경쟁' 시스템이다. 별도의 종료 시점을 두지 않고 최종 낙찰자가 나올 때까지 무제한 가격 경쟁이 이어지는 만큼, 지나친 경쟁 과열을 유발할 수 있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이지스자산운용 거래에서도 골드만삭스가 실질적 우협 가능성이 낮은 힐하우스를 앞세워 국내 후보들의 베팅을 자극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제기한다. 즉, 힐하우스를 '스토킹 호스(미끼)'로 활용해 인수 의지가 강한 국내 보험사들이 가격을 추가 인상하도록 압박했다는 분석이다. 이는 매도자에게는 유리하나 매수자에게는 기업가치 이상의 고가 경쟁을 강제해 향후 재무 부담을 키울 수 있어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논란은 단순한 가격 문제를 넘어 중국계 사모펀드가 국내 최대 부동산 자산운용사의 경영권을 확보할 경우 나타날 구조적 리스크로 확장되고 있다. 힐하우스는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FI)가 아닌 '경영참여형' 펀드로 분류된다.

따라서 이지스자산운용이 힐하우스에 인수될 경우 의결권과 경영권이 사실상 중국계 자본으로 이전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최대 부동산 자산운용사가 중국 자본의 국내 부동산 투자 플랫폼으로 전환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특히 힐하우스가 과거 중국 패션·리테일 기업들을 인수한 뒤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적극적인 경영 개입 성향을 보여왔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거론된다.

이지스자산운용에는 국민연금·공무원연금·행정공제회 등 국내 주요 연기금·공제회 자금 6조원 이상이 들어가 있다. 이들 장기 자금은 이지스를 국내 1위 부동산 자산운용사로 성장시키는 기반이 됐지만, 경영권이 중국계 사모펀드로 이동하면 국내 금융정책·부동산정책과의 정합성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업계에서 제기된다.

더 나아가 공공 인프라 관련 민감 정보가 중국 자본에 유출될 위험도 논란의 중심에 놓인다. 실제로 이지스는 국내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적극적으로 수행해 왔으며, 최근에는 부산항 신항 양곡 부두 개발 프로젝트의 선순위 대출(1350억원), 하남 40㎿급 데이터센터 개발, 수도권·경남권 데이터센터 신규 프로젝트, 국책사업인 에너지저장장치(ESS) 중앙계약시장 사업권 확보 등 국가 기반시설과 연결된 사업을 다수 진행하고 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 역시 "공공 성격의 자산 정보가 해외 자본에 넘어갈 우려는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힐하우스의 투자 구조도 또 다른 우려를 키운다. 펀드 특성상 이익은 출자자(LP)에게 배분되기 때문에 국내에서 발생한 수익이 해외로 유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실제 사례로, 힐하우스가 2023년 말 인수한 SK에코프라임은 이듬해 70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는데 이는 당시 순이익(160억원)의 4배를 넘는 규모였다. 매출 역시 인수 후 6343억원에서 5993억원으로 감소해, 경영 효율보다 단기 현금 회수에 집중한다는 시장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이 같은 논란 속에서 힐하우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더라도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커지고 있다. 이지스 기존 주주들 역시 금융위 인허가 문제를 고려해 대외적으로 "외국 자본에는 지분을 매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중국계 PEF로의 매각이 미칠 금융·부동산 시장 충격, 공공정보 유출 가능성, 정책 정합성 문제 등을 고려하면 대주주 적격성 심사 통과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결국 이지스자산운용 매각을 둘러싼 논란은 단순한 가격 경쟁을 넘어, 국내 최대 부동산 자산운용사의 지배권 이동이 한국 금융안정·부동산 정책·공공 인프라 관리 체계에 미칠 구조적 영향을 둘러싼 문제로 확장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가격 부풀리기 의혹, 중국계 사모펀드의 경영권 확보 가능성, 공공정보 유출 위험, 국내 정책과의 충돌 등 복합적 이슈가 얽히며 이번 거래가 금융당국의 최종 판단 단계에서 어떤 결론으로 이어질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폴리뉴스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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