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서비스 및 솔루션 기업 베스핀글로벌의 창업자 이한주 대표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유망 스타트업 최고경영자(CEO) 20인을 대상으로 한국의 AI 전략을 소개하는 단독 간담회를 개최하며 중동 지역에 K-AI 확산의 물꼬를 텄다. 특히 'AI 주권 확보'를 골자로 하는 '소버린 AI(Sovereign AI)'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한국의 성공적인 공공·산업 적용 사례를 공유해 주목받고 있다.
5일 베스핀글로벌에 따르면, 이한주 대표는 지난 11월 24일 사우디아라비아 통신정보기술부(MICT)가 추진하고 스파크랩이 운영한 'CODE 테크 파운더스 프로그램'에 참가한 사우디 스타트업 대표단과 만남을 가졌다. 6주간 한국의 기술·창업 생태계 경험을 목표로 방한한 대표단에게 이 대표는 '소버린 AI'와 'K-AI'를 주제로 심도 깊은 논의를 진행했다.
이 대표는 간담회에서 소버린 AI를 "국가나 기관이 외부 기술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고 자체 데이터, 모델, 인프라를 기반으로 인공지능 주권을 확보하는 체계"로 명확히 정의했다. 그는 현재 글로벌 AI 시장에서 주권 확보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고 진단하며, 한국이 공공, 제조, 서비스 등 다양한 산업 영역에서 소버린 AI를 선제적으로 도입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이 언어·문화 데이터를 AI 기술력과 결합해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점을 강화하는 K-AI 전략이 새로운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외산 모델을 도입하는 시대를 넘어, 자국 데이터에 기반한 생태계 구축이 국가 경쟁력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 대표는 실제 한국형 AI 적용 사례로 국민 참여형 공공 소통 플랫폼인 '모두의 광장'을 소개했다. 시민 의견이 정책 과정에 반영되는 구조를 구현한 이 플랫폼을 통해 공공 분야에서의 한국형 AI의 효용성을 설명했다.
나아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소버린 AI 구축 사례를 언급하며 "AI가 국가 기반 산업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이면서도 데이터 주권을 유지한 대표적인 성공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사우디 측에 국가 전략적 AI 도입의 중요성을 구체적으로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질의응답 과정에서 이 대표는 사우디 스타트업들에게 실질적인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사우디가 AI 전환을 국가 전략으로 추진하는 만큼, "해외 AI 모델을 그대로 도입하기보다 자국 언어, 법규, 문화, 데이터 환경이 반영된 자체 AI 생태계 구축이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AI 개발과 도입의 출발점은 기술 자체가 아닌 '데이터 주권 확보'이며, 현지화 전략의 완성도가 성장의 속도를 좌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한국 AI 생태계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동력으로 스타트업, 대기업, 연구기관, 정부, 투자사가 긴밀히 협력하는 구조를 꼽았다. 그는 사우디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술 개발뿐 아니라 협업과 파트너십 기반의 생태계 조성이 중요하다"고 조언하며 협력의 가치를 강조했다.
업계는 이번 교류를 계기로 한국의 선도적인 AI·클라우드 기반 산업 구조와 기술 도입 경험이 사우디 스타트업들에게 깊이 공유되었으며, 양국 간의 AI 혁신, 투자, 기술 협력 논의가 더욱 활발하게 전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한주 대표는 "AI 기술의 발전 속도가 국가별 격차를 만들 수 있지만, 데이터 주권을 확보한 국가는 오히려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다"며, AI 주도권 확보의 중요성을 거듭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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