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의 에너지 균형을 조절하는 중요한 기관인 갑상선은 흔히 체내 엔진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은 대사 속도를 결정해 체온, 심박수, 에너지 소비 등 전반적인 신체 기능을 관장한다.
갑상선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다양한 증상이 나타납니다. 기능이 떨어지면(저하증) 만성 피로, 체중 증가, 추위에 민감해지는 증상, 집중력 저하 등이 올 수 있다. 반대로 기능이 지나치게 활발해지면(항진증) 가슴 두근거림, 손 떨림, 더위 민감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문제는 갑상선암이다. 기능 이상으로 인한 불편감과 달리, 갑상선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건강검진이나 우연한 검사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갑상선암은 남성보다 여성에서 더 흔하며, 최근에는 20~40대 젊은 층에서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는 초음파 검사가 보편화되어 조기 진단이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요오드 과다 섭취, 스트레스, 불규칙한 수면, 호르몬 변화 등 복합적인 환경 요인도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목 앞쪽에서 혹이 만져지거나 삼킴 불편, 목소리 변화 등 작은 변화라도 감지된다면 검진을 서두르는 것이 좋다.
갑상선암 진단의 기본은 초음파 검사다. 결절의 양성 또는 악성 가능성을 정밀하게 평가하기 위해 미세침흡인검사(FNA)를 시행한다. 가는 바늘로 결절에서 소량의 세포를 채취하여 현미경으로 확인하는 이 검사는 통증이 적고 외래에서 간단히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필요에 따라 유전자 검사를 병행하여 진단의 정확도를 더욱 높일 수 있다.
갑상선암은 비교적 진행 속도가 느린 편이라 ‘착한 암’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일부는 주변 조직이나 림프절로 전이될 수 있으므로 정밀 평가가 중요하다. 전이가 확인되면 수술을 서둘러야 하며, 환자별 맞춤 치료 전략에 따라 방사성요오드 치료 등 추가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갑상선암 치료의 원칙은 수술이다. 암의 크기, 종류, 범위에 따라 부분 절제 또는 전절제를 선택하게 된다. 수술 후 갑상선 기능이 저하되면 갑상선호르몬제를 평생 복용해야 한다. 올바른 복용법을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약은 반드시 공복에 복용하고, 음식 섭취는 그로부터 1시간 뒤에 하는 것이 좋다. 칼슘이나 철분 보충제와 같은 다른 약물과는 약물 흡수 방해를 막기 위해 최소 4시간 간격을 두어야 한다.
정기적인 혈액검사를 통해 호르몬제 용량을 조절하고, 피로감이나 체중 변화가 지속된다면 용량에 대한 추가 확인이 필요다.
수술 후에도 혈액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통해 재발 여부와 호르몬 균형을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치료와 더불어 생활 습관 관리도 중요하다. 적절한 요오드 섭취, 스트레스 관리, 규칙적인 수면 등이 갑상선 건강에 도움을 준다.
갑상선 초음파는 방사선 노출이 없고 검사 시간이 짧아 부담이 적다. 가족력이나 이전 질환 이력이 있다면 정기적인 검진이 조기 발견의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갑상선암은 조기에 치료하면 완치율이 높고 기능적, 미용적 관리도 용이한 만큼, 우리 몸의 ‘에너지 엔진’인 갑상선 주변의 작은 변화라도 놓치지 않는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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