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實錄조조] 소설 연재 안내
본 소설은 현 정세의 사건들을 조조, 손권 등의 인물과 탁류파, 청류파 등의 가상 정치 세력으로 치환하여 재구성한 팩션(Faction)물입니다.
서라, 짐짓 '대의를 앞세우나' 실은 사사로운 이익과 권력을 좇는 자들을 탁류파(濁流派)라 칭하고, 그 반대편에서 '청명한 정치를 부르짖으나' 실은 권문세족의 이해를 대변하는 자들을 청류파(淸流派)라 부르노라. 현재 탁류파는 여당인 민주당, 청류파는 야당인 국민의힘이니라. 조조(曹操)는 탁류파의 우두머리이자 대선을 통하여 대권을 잡은 당대 제일의 웅걸 명재이 대통령이다. 조조의 대적이자 청류파가 밀던 인물은 곧 강동의 호랑이라 불리던 손권(孫權, 열석윤 전 대통령)이었다.
천하의 기강이 땅에 떨어지고 예법이 사라진 지 오래였으나, 그 중에서도 조조(명재이 대통령)의 대원(大院, 대통령실)은 늘 세상의 이목이 집중되는 곳이었다. 조조는 비록 백성들에게 태평성대를 약속했으나, 그를 보좌하는 탁류파(더불어민주당)의 신료들은 그 이름과는 달리 맑은 물이 흐르는 강을 이루지 못하고, 오히려 권력의 진흙탕 속에서 사사로운 이익을 좇는 일에 바빴다.
본회의장의 밀서: 마차 조합 청탁 사건
때는 내년도 국고 예산안을 두고 대원과 의회 간에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던 날이었다. 의회의 대강당은 엄숙하고 무거운 기운으로 가득 차, 조조의 위엄이 잠시 깃든 듯했다. 허나 이 엄중한 시각, 탁류파의 핵심 인물이자 원내운영수석을 맡고 있는 석진문 장군(석진문 의원)은 한낱 사사로운 청탁으로 국정의 위엄을 더럽히고 있었다.
문 장군이 은밀히 비답(秘畣, 텔레그램 문자 메시지)을 보낸 상대는 다름 아닌 조조의 근신(近臣)인 국남(국남김 비서관)이었다. 국남은 조조의 중앙대학교 후배로 디지털 소통을 담당하는 소장파 인재였으나, 그 직위가 황실 마차 및 병거 조합(한국자동차산업협회)의 회장 인사에 관여할 권한은 추호도 없었다.
문 장군의 비답이 어찌 그리도 적나라하게 언론의 카메라에 잡혔는지, 이는 하늘이 조조의 대원에 경고를 내린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지경이었다.
"국남아! 범성홍(특정 인사)은 승상 조조와 같이 우리 중앙대(같은 대학) 후배이며, 일찍이 주군(조조)께서 도지사로 출마하실 적에 대변인까지 지낸 인물이다. 마차 조합 회장 자격으로는 부족함이 없으니, 아우가 기어이 천거(推薦)해 주게나!"
문 장군은 이어서 더욱 은밀한 속내를 드러냈다.
"내가 직접 추천하면 식훈강 공(식훈강 비서실장)이 필시 반대할 것이니, 아우가 우회하여 아뢰어 보게나."
문 장군은 조조의 대원 내부 권력 구조를 꿰뚫고 있었다. 공식적인 실세(식훈강 공)를 우회해야만 청탁이 성공할 수 있다는 계산이 그를 이끈 것이다.
이에 국남은 태연자약하게 비답을 보냈다.
"네, 형님! 아우가 식훈강 공께만 아뢰오리까? 지현 낭자(지현김 제1부속실장)께도 기꺼이 천거하겠나이다!"
국남의 이 한마디가 천하를 진동시키는 거대한 폭풍의 씨앗이 될 줄이야. '지현 낭자'는 조조의 사적 업무를 보좌하는 지근거리에 있는 여인이었으나, 공식적인 인사에 관여할 아무런 권한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조의 가장 가까운 신하가 사적인 청탁을 공식적인 최고 실세(식훈강 공)와 비공식적인 근신(지현 낭자)에게 동등하게 아뢰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청류파의 공세: 만사현통(萬事玄通)의 탄핵
이 사실이 천하에 공개되자, 평소 조조의 실정을 낱낱이 파헤치려던 청류파(국민의힘)는 일제히 붓을 들고 들고 일어나 탄핵의 글을 쏟아냈다.
청류파의 대변인 훈성박(훈성박 수석대변인)은 비분강개하여 논평을 내놓았다.
"지현 낭자 한 사람에게 모든 국정의 물꼬가 열린다는 '만사현통 공화국'이라는 조롱이 어찌 헛된 말이겠는가! 마차 조합의 회장직은 황실이 임명하는 공직이 아님에도, 대원의 실세가 이처럼 사사로운 청탁을 좌지우지하려 드니, 이는 명백한 직권남용이요 중대한 국정농단이다!"
과거 청류파의 굳건한 지지를 받았던 남방의 군주 손권(열석윤 전 대통령)마저 조조의 국정 운영을 비판했다. 청류파는 현지 낭자가 과거부터 장관 임명 및 중앙 부처 인사에도 비공식적으로 개입하여 조조의 국정을 농단해 왔다고 주장하며, 이번 사건이야말로 그 모든 의혹의 실체를 증명하는 결정적 증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들의 분노는 단순히 중앙대 출신들 이너서클인 석진문과 국남의 사사로운 행위를 넘어, 조조의 대원 전체를 향했다. 그들은 국남을 즉각 파면하고, 지현 낭자의 실체를 명확히 밝히기 위해 특검(특별 조사)과 수사를 강력히 요구했다.
조조의 처결: 경미한 징계와 공직 기강의 해이
천하의 여론이 들끓자, 조조의 대원도 더 이상 침묵할 수 없었다. 조조는 국남을 불러 "부정확한 정보를 부적절하게 전달한 내부 직원"이라며, 실명을 밝히지 않은 채 '엄중 경고' 조치로 사태를 마무리하려 했다. 이에 대해 조조의 한 근신은 "두 사람의 대화 자체가 부적절했고, 대원이 관여할 사안이 아님에도 사적인 대답을 한 것이 문제"라며, 사건을 근신 개인의 일탈로 규정하고 조조의 책임을 회피하려 했다.
탁류파 역시 석진문 장군의 행위에 대해 "매우 부적절하다는 것에 이견은 없다"고 인정하면서도, 즉각적인 징계나 파면 조치 대신, "본인의 사과와 의사 표명이 우선"이라며 모호한 태도를 취했다.
후세의 논평: 공적 권한의 사유화
후세의 사관(史官)은 이 사건을 기록하며 다음과 같이 논평하였다.
“조조는 천하를 제패하는 위업을 이루었으되, 사사로운 친분과 정실(情實)에 연연하는 탁류파의 관행을 뿌리 뽑지 못하였다. 공적인 장소인 국회 본회의장에서마저 사적인 청탁이 오갔다는 것은, 그들이 국가의 기강을 어찌 보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지현 낭자'의 이름이 공적인 자리에서 사적인 청탁의 핵심 축으로 거론되었다는 사실은, 조조의 대원이 공식 직제(職制)와 투명한 절차 대신 '누나와 형님''조조가 나온 중앙대 이너서클'로 통하는 비공식적 권력 라인에 의해 좌우될 수 있다는 암묵적인 실체를 드러낸 것이다. 대원 내부의 권력이 사유화될 때, 아무리 엄중한 경고를 내린다 한들, 그 해이해진 공직 기강은 이미 회복하기 어려운 난세의 병폐가 된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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