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부터 한 팀에서만 뛴 원클럽맨…여자팀 코치로 새 출발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한국 남자 탁구 '맏형' 이상수(35·삼성생명)가 실업 무대에서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지도자로 새롭게 출발한다.
5일 삼성생명 탁구단에 따르면 이상수는 현역에서 은퇴하고 여자팀 코치로 '제2의 탁구 인생'을 시작한다.
지난 2009년 삼성생명 유니폼을 입고 실업 무대에 데뷔한 이상수는 올해까지 17년간 한 팀에서만 뛴 원클럽맨이다.
이상수는 아내인 박영숙(은퇴)과 결혼하기 전인 2013년 파리 세계선수권대회에 혼합복식 콤비로 출전해 은메달을 따내는 등 한국 남자 대표팀의 주축으로 활약했다.
그는 세계선수권에서 은메달 1개와 동메달 7개를 땄고,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단체전 은메달을 비롯해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 1개와 동메달 1개를 수확했다.
2021년 아시아선수권 때는 남자 단식 결승에서 대만의 좡즈위안을 3-2로 꺾고 대회 출전 사상 한국 선수 첫 개인전 우승 기쁨을 누렸다.
그는 작년 종합선수권 우승으로 얻은 국가대표 자동출전권을 반납하며 '아름다운 퇴장'을 선택했지만, 올해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테이블테니스(WTT) 대회에는 출전해 왔다.
그는 ITTF 프로 투어 대회에서 세 차례 우승하며 2019년에는 세계랭킹 6위까지 올랐다.
지난 4월 안방에서 열린 WTT 챔피언스 인천에선 32강에서 '탁구 천재' 펠릭스 르브렁(프랑스)을 3-2로 꺾으며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결승까지 오르기도 했다.
ITTF 주관 대회에서 통산 652승 372패를 기록한 이상수는 지난 달 WTT 챔피언스 프랑크푸르트를 끝으로 국제대회 출전을 중단했다.
WTT 사무국은 이 대회에 출전한 이상수를 위해 은퇴를 기념하는 행사를 열어줬다.
그는 5일 연합뉴스에 "아직 은퇴한다는 실감이 안 난다"면서 "끝났다는 생각과 함께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도 든다.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후련하기도 한데 한편으로는 뭔가 '몽글몽글'한 마음이 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제 (코치) 막내로 들어가는데 선수 생활을 시작했을 때 마음가짐이 생각나고 다시 목표가 생겨 열정이 샘솟는 것 같다"면서 "선수로선 이제 끝이지만 코치로서 후배들과 힘을 합쳐 선수 때 못 이뤘던 꿈을 지도자로 이뤄보고 싶다"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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