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트비아 연령별 대표 등 지도 경력…"월드컵·올림픽 진출에 최선"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한국 남자 농구 국가대표팀에 '외국인 사령탑' 시대가 처음으로 열렸다.
대한민국농구협회는 4일 "남자 대표팀의 국제 경쟁력 강화와 체계적 시스템 구축을 위해 동유럽 농구 강국인 라트비아 출신의 니콜라이스 마줄스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8월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까지 안준호 전 감독이 이끌어 온 남자 농구 대표팀은 이후 안 전 감독과의 계약을 연장하지 않은 채 새로운 사령탑을 물색해왔다.
9월부터 공개채용에 나섰으나 적임자를 낙점하지 못해 10월 선임이 보류됐고, 지난달 28일과 이달 1일 열린 2027 FIBA 월드컵 아시아 예선 중국과의 2연전은 프로농구 서울 SK 전희철 감독이 임시 사령탑을 맡아 치렀다.
농구협회는 "성인 남자 경기력향상위원회(위원장 유재학)가 복수의 외국인 지도자 후보를 대상으로 전문성, 운영 계획, 비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으며, 대표팀 시스템 정착에 명확한 철학과 비전을 제시한 마줄스 감독을 이사회에 추천했고, 이사회에서 선임을 최종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농구협회에 따르면 마줄스 감독은 올해 45세로, 약 20년간 지도 경력을 쌓았다.
라트비아 유소년팀을 시작으로 20세 이하(U-20) 등 연령별 대표팀을 두루 이끌며 유망주를 육성했다.
2012년 U-18 대표팀을 지도할 때는 현재 미국프로농구(NBA)에서 활약하는 스타 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애틀랜타 호크스)를 가르치며 성장에 기여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고 농구협회는 소개했다.
이밖에 마줄스 감독은 러시아와 라트비아-에스토니아 리그, 리투아니아 리그 등에서 감독으로 활동했다.
농구협회는 "외국인 지도자 선임을 통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과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선진 공격 전술과 시스템이 한국 농구에 도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연령별 대표팀에도 순차적으로 적용해 일관된 한국 농구만의 시스템을 정착시킬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농구 대표팀은 최근 이현중(나가사키), 이정현(소노) 등의 활약을 앞세워 중국과의 월드컵 예선 홈·원정 2연전을 쓸어 담고 12년 만에 중국과의 맞대결 연승을 거둬 아시안게임 등을 앞두고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마줄스 감독은 협회를 통해 "한국 농구 역사상 첫 외국인 감독으로 선임돼 개인적으로 굉장히 큰 영광"이라면서 "나의 농구 철학이 대한민국농구협회가 제시한 비전과 일치하고, 한국 농구가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 대표팀을 맡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국가대표팀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고, 많은 사람이 과거의 경쟁력을 되찾기를 기대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면서 "대표팀이 과거의 경쟁력을 되찾고 월드컵 무대, 더 나아가 올림픽 무대로 나아갈 수 있도록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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