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등도 이상의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뇌 미세출혈 발생 위험을 약 2배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KoGES) 지역사회기반 안산 코호트에 참여한 중장년층 1,441명을 8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다.
◆8년 장기 추적, 입증된 수면과 뇌혈관 건강의 상관관계
고려대학교 김난희 교수팀은 2011년부터 2022년까지 노화 심층조사사업 참여자 중 심뇌혈관질환이 없었던 중장년층 1,441명(남자 682명, 여자 759명)을 대상으로 수면무호흡의 중증도가 뇌 미세출혈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수면무호흡증은 잠자는 동안 호흡이 멈추거나 약해지는 현상으로, 시간당 호흡장애 반복 횟수에 따라 경증(514회), 중등도(1,529회), 중증(30회 이상)으로 분류된다.
뇌 미세출혈은 뇌 속의 작은 혈관이 손상되어 출혈이 발생하는 것으로, 뇌졸중 특히 뇌출혈 등 심각한 뇌혈관 질환의 주요 위험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중등도 이상에서 위험 2.14배 증가, 경증은 영향 없어
연구 결과, 중등도 이상의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을 가진 사람(193명)은 수면무호흡증이 없는 사람(812명)에 비해 뇌 미세출혈 발생 위험이 2.14배 높았다.
구체적으로 정상군의 뇌 미세출혈 발생률은 3.33%(27명)였지만, 중등도 이상 그룹에서는 7.25%(14명)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경증 수면무호흡증 그룹(436명)의 발생률은 3.21%(14명)로 위험 증가가 관찰되지 않았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결과가 뇌혈관질환 발생 위험과 관련된 특정 유전자인 APOE ε4 보유 여부와 상관없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는 수면무호흡증 자체가 뇌 미세출혈 발생 위험을 높이는 독립적인 위험요인임을 의미한다.
◆수면 중 코골이·무호흡 증상, 적극적 치료 필요
교수팀은 수면 중 심한 코골이나 숨이 잠시 멈추는 듯한 현상, 낮 동안 과도한 졸림이 빈번하게 나타난다면 전문의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극적으로 치료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신철 명예교수는 “이번 연구는 8년간의 장기 추적을 통해 수면무호흡이 뇌혈관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및 인과적 해석을 보여준 의미있는 결과”라며 “수면무호흡이 뇌졸중 치료 전략의 중요한 축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뇌혈관 질환 예방을 위해 수면건강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과학적 근거가 마련됐다”라며, “수면무호흡증은 단순한 코골이나 수면 습관의 문제가 아니라 뇌혈관 건강을 위해 주의깊게 관리해야 하는 질환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JAMA Network Open 10월 28일자에 게재됐다.
교수팀은 “수면무호흡의 중증도가 뇌 미세출혈 발생 위험을 평가하는 유용한 지표로 활용될 수 있으며, 수면건강 관리가 장기적으로 뇌혈관 건강에 중요한 요인임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메디컬월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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