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전시] '생각을 수놓다'...도심 속 작은 공방에서 피어난 5명의 사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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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전시] '생각을 수놓다'...도심 속 작은 공방에서 피어난 5명의 사색

포인트경제 2025-12-03 18:14:36 신고

프랑스자수 작품 전시 '사색의 결'...오는 7일까지
"실과 바늘로 표현한 내면의 이야기"

[포인트경제] 지난 2일부터 연남동 한 갤러리에서 실과 바늘을 통한 내면의 이야기를 담은 색다른 전시 '사색의 결'이 열리고 있다.

명은별 작가의 '증상들', 2025, 옥스퍼드에 면사 ⓒ포인트경제 명은별 '증상들', 2025, 옥스퍼드에 면사 ⓒ포인트경제

전시 작품 들 중에는 한 땀 한 땀 책의 글귀가 새겨져 있는 가 하면, 빛나는 실들이 모여 견고해 보이는 도자기가 만들어져 있다.

'서양자수'라고도 불리는 이 프랑스자수는 자수실을 이용해 천에 다양한 무늬와 그림을 수놓는 수예의 한 종류다. 스플릿 스티치나 프렌치 너트 스티치와 같은 여러 기법을 사용해 섬세하고 입체적인 표현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은설, '부드러운 균열', 2025, 실크 ⓒ포인트경제

이번 전시는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실버스노우'라는 작은 자수 공방에 모인 평범한 직장인들과 학생이 준비한 전시로 일 년 동안 공방에 모여 각자의 생각을 나누고, 작품을 기획해 만들어졌다. 이들은 바느질로 새긴 다섯 명의 생각을 관람자와 함께 들여다보고 사색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꼬메아미꼬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사색의 결' 전시 모습 ⓒ포인트경제 꼬메아미꼬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사색의 결' 전시 모습 ⓒ포인트경제

전시에 참여한 5명의 작가들은 프랑스자수 은설 작가 한 명을 제외하고 모두 직장인이거나 학생이다. 자수 공방에서 함께 만난 이들은 짧게는 몇 개월부터 수년에 이르기까지 저마다 자수 실력으로 각자 익숙한 스티치와 방식으로 원단 위에 생각을 풀어냈다.

이들은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각자의 생각을 자수로 옮기는 과정에서 실질적인 바느질 작업보다도 생각을 정리하고 표현하는데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고 한다.

전시를 주도한 은설 작가는 "처음으로 나의 작품을 만들어 보고 그 안에 메시지를 담는 과정을 통해 작가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명은별 '고공농성', 2025, 무명에 면사 ⓒ포인트경제

책을 소재로 한 작품 '증상들'과 '고공농성' 등 2점을 전시한 명은별 작가는 각각 최승자 시인의 시 일부와 기록으로 남아 있는 강주룡의 사진을 배경으로 작품을 만들어냈다.

강주룡은 일제강점기에서 호라동한 첫 번째 공식 여성 노동운동가로, '체공녀 강주룡'은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한 소설이다. 소설 속에서 "자신을 아끼시오. 아껴야 제때에, 쓸 곳을 쓸 수 있습니다"라는 말을 들었음에도 주룡은 지붕 위에 올라갔다. 지금 우리가 올라야 할 것은 무엇인가. 과연 나는 쓸 곳에 쓰이고 있는 걸까?- '고공농성' 작가의 말에서

명 작가는 "이미 존재하는 것을 다시 한번 기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안부터 모든 것을 직접 하는 다른 작가들과 비교하기보다 '나'를 표현할 언어가 없으니 세상에서 빌려와 위안했다"고 했다.

"자수라는 작업은 보이는 결과물에 비해 훨씬 많은 시간과 그만큼의 침묵을 필요로 한다. 같은 글이라도 읽을 때, 타자로 칠 때, 손으로 쓸 때 걸리는 시간이 각각 다른데 자수는 이 모든 것을 합친 것보다 오랜 시간을 요하고, 그 무음의 시간 동안 필연적으로 같은 단어를 곱씹게 했다"

현재 출판사에서 근무하는 직장인이기도 한 명은별 작가는 "이번 작업을 통해 이 글귀들과 강주룡을 선택한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사색의 결' 전시 포스터 ⓒ포인트경제

한편, 연남동 꼬메아미꼬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이 전시 참여 작가는 강보영, 류조은, 명은별, 은설, 허은혜 등 5명으로 오는 7일까지 오전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이 가능하다.

* 평범한 우리 안의 특별한 이야기들을 찾아갑니다. -포인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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