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올 시즌 ‘투수 4관왕’을 차지하면서 KBO리그를 정복한 ‘괴물투수’ 코디 폰세(31)가 4년 만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로 복귀한다. 그 행선지는 과거 자신의 우상이었던 류현진이 뛰었던 토론토 블루제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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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닷컴 등 현지 매체들은 3일(한국시각) “KBO리그 MVP 우완 투수 코디 폰세가 토론토와 3년 3000만달러 계약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세부 조건과 옵션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며, 구단 메디컬 테스트를 마치는 대로 구단이 공식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폰세는 올해 한화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 최고의 투수로 발돋움했다. 정규시즌 29경기에 선발 등판해 17승 1패 평균자책점 1.89 252탈삼진에 승률 0.944로 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승률 부문 1위를 싹쓸이했다.
외국인 투수가 ‘투수 4관왕’을 차지한 것은 최초 기록이었다. 시즌 개막 이후 선발 17연승, 한 경기 최다 탈삼진 18개 등 시즌 내내 리그를 지배한 끝에 2025시즌 KBO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까지 거머쥐었다.
개인 기록도 새로 썼다. 폰세는 2021년 두산 아리엘 미란다가 세웠던 KBO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225개)을 4년 만에 252탈삼진으로 갈아치웠다.
MLB 무대는 4년 만이다. 폰세는 2015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밀워키 브루어스의 지명을 받은 뒤 피츠버그 파이리츠로 트레이드 돼 2020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하지만 MLB에선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통산 20경기에 등판했지만 1승 7패 평균자책점 5.86에 그쳤다. 2021시즌을 끝으로 빅리그에서 밀려났다.
폰세는 이후 무대를 아시아로 옮겼다. 2022년 일본프로야구(NPB) 닛폰햄 파이터스에 입단했다. 노히트 노런을 기록하는 등 잠재력을 보여줬지만 잦은 부상과 기복 탓에 풀타임 시즌을 소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2024년에는 라쿠텐 골든이글스로 팀을 옮겼으나 기대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KBO리그 한화의 러브콜을 받고 한화행 비행기를 탔다.
폰세는 한화에서 ‘코리안드림’ 이뤘다. 시즌 초반부터 안정적인 구위와 이닝 소화 능력을 뽐냈다. MLB 구단들도 폰세의 활약을 집중 관찰했고 물밑에서 영입경쟁을 벌였다. 시즌을 마치고 아내의 출산으로 한동안 한국에 머물렀던 폰세는 지난달 30일 갑작스레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곳에서 토론토와 협상을 진행했고 결국 3년 계약에 합의했다.
토론토는 과거 류현진이 2000년부터 2003년까지 4시즌 동안 활약한 팀으로 국내팬들에게도 친숙하다. 올 시즌 월드시리즈까지 진출했지만 LA다저스에게 7차전 승부 끝에 아깝게 패했다. 이번 겨울 선발진 강화에 집중하고 있는 샹황이다. 케빈 거즈먼, 셰인 비버, 호세 베리오스, 트레이 예새비지 등이 주축 선발투수로 활약 중이지만 거즈먼을 제외하고 확실한 선발투수가 부족하다.
비버와 베리오스는 잦은 부상 전력이 따라다니는 선수고 지난 포스트시즌에 깜짝스타로 떠오른 예새비지는 아직 신인이라 풀시즌을 치를만한 내구성이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그런만큼 구위와 이닝 소화능력이 검증된 폰세를 영입해 선발진을 보강하다는 생각이다. 현지에선 폰세가 토론토의 3~4번째 선발을 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년 3000만 달러 조건은 에릭 페디가 NC다이노스를 떠나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입단할 당시 받은 2년 1500만달러보다 훨씬 좋다. 과거 SK와이번스에서 에이스로 활약한 메릴 켈리는 2019년 애리조나와 계약을 맺으면서 앞두고 2년 550만 달러보다 월등히 나은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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