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계절이면 따뜻하게 부쳐 먹는 전 요리가 먼저 떠오른다. 특히 김장철이 가까워지면 집마다 무 한두 개쯤은 쉽게 볼 수 있는데, 이 '무'를 잘게 썰어 전으로 부치면 고소함과 은근한 단맛이 살아나 간단한 반찬으로 즐기기 좋다. 여기에 '사과' 반쪽을 더하면 향이 한층 부드러워져 초겨울 메뉴로 잘 맞는다.
무전은 자칫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손질만 제대로 하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이 살아나 따뜻한 간식으로도 충분하다. 재료가 단출해 보이지만 채 써는 방식과 반죽 농도에 따라 완성도가 크게 달라진다.
초겨울이 제철인 '무'의 특징
무는 수분이 많고 결이 단단해 여러 조리법에 두루 쓰기 좋다. 특히 초겨울 무는 단맛이 깊고, 아삭함이 좋아 전이나 국, 조림에 잘 맞는다. 무의 시원한 맛은 조리 후에도 남아 입안의 텁텁함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신선한 무를 고를 때는 표면이 매끄럽고 흠이 적으며 손에 들었을 때 묵직한 것이 좋다. 잎이 붙어 있다면 줄기가 곧고 단단한지 확인한다. 반대로 무 표면이 검게 변하거나 눌렀을 때 물렁물렁하게 들어가면 조직이 무른 상태이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채 썰기에서 결정되는 식감
무전을 만들 때 길게 써는 것보다 짧게 썬 모양이 뒤집을 때 흩어지지 않고 형태가 단단하게 유지된다. 너무 얇으면 익는 과정에서 쉽게 부서지고, 너무 두꺼우면 익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식감이 거칠어진다.
손으로 집었을 때 가볍게 휘어질 정도의 두께가 가장 좋다. 이렇게 썬 무는 반죽에 잘 섞이고 익을 때도 고르게 퍼져 형태가 흐트러지지 않는다.
'사과'와 '고추'가 만드는 은은한 향
'사과'는 무전의 맛을 부드럽게 잡아주는 재료다. 반 개만 넣어도 조리 후 향이 은근하게 퍼지며 무의 담백함과 잘 어울린다. 썰 때는 손가락 한 마디 정도 두께로 자르면 된다. 너무 얇으면 익으며 흐물흐물해지고, 너무 두꺼우면 익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여기에 '청양고추' 한 개만 굵게 다져 넣어도 은은한 매운 향이 퍼져 마무리가 산뜻해진다.
반죽 온도가 완성도를 좌우한다
무전 반죽은 감자전분과 튀김가루의 비율이 중요한데, 감자전분 4스푼과 튀김가루 3스푼을 기본으로 섞으면 가장 알맞은 농도가 나온다. 여기에 소금 반 스푼과 멸치액젓 반 스푼을 더해 간을 잡는다. 반죽은 차가운 물 반 컵을 한 번에 붓지 말고, 조금씩 나눠 넣어 꾸덕꾸덕한 상태로 맞추는 것이 핵심이다.
반죽 농도가 맞춰졌다면 준비해 둔 무와 사과, 청양고추를 한꺼번에 넣고 결이 뭉치지 않도록 고루 섞는다. 재료가 반죽에 균일하게 섞여 있어야 부칠 때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고 고르게 익는다.
중불에서 구워야 바삭함과 촉촉함이 함께 살아난다
기름을 두른 팬이 충분히 달궈졌을 때 반죽을 올려야 눅눅해지지 않는다. 중불에서 겉면이 노릇하게 익으면 뒤집고, 반대쪽도 같은 색이 날 때까지 익힌다. 불이 지나치게 약하면 무의 수분이 먼저 올라와 전체가 물러질 수 있다.
두께는 한 숟가락 떠서 올렸을 때 자연스럽게 퍼지는 정도가 알맞다. 이렇게 구우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익는다.
은근하게 비치는 '사과' 색이 완성의 기준
노릇하게 익은 무전은 표면에 사과 결이 은근히 비치고, 열에 부드러워진 사과가 무 사이에 자리하고 있다. 사과 향이 은근히 올라와 별다른 양념 없이도 간식이나 반찬으로 충분하며, 기름기가 크게 느껴지지 않아 부담 없이 먹기 좋다.
사과를 넣은 무전 레시피 총정리
■ 요리 재료
무 250g, 사과 반 개, 청양고추 1개, 감자전분 4스푼, 튀김가루 3스푼, 소금 반 스푼, 멸치액젓 반 스푼, 차가운 물 반 컵, 식용유 적당량
■ 만드는 순서
1. 무를 반으로 나누고 일정한 두께의 짧은 채로 썬다.
2. 사과는 씨를 제거한 뒤 손가락 한 마디 길이로 썰어 다시 짧게 자른다.
3. 청양고추는 굵직하게 다져 준비한다.
4. 감자전분과 튀김가루, 소금, 멸치액젓을 넣고 섞은 뒤 차가운 물을 조금씩 넣어 반죽을 만든다.
5. 무, 사과, 고추를 반죽에 넣고 골고루 섞는다.
6. 예열된 팬에 기름을 두르고 반죽을 한 숟가락씩 떠 올려 중불에서 부친다.
7. 색이 노릇하게 잡히면 뒤집어 바싹하게 익힌다.
8. 완성된 무전은 키친타월 위에 올려 기름을 한번 걷어낸다.
■ 오늘의 레시피 팁
- 반죽 물은 적게 넣어야 퍼지지 않고 모양이 잘 잡힌다.
- 팬 예열이 충분해야 겉면이 바싹하게 익는다.
- 사과는 너무 얇지 않게 썰어야 익었을 때 형태가 무너지지 않는다.
- 무와 사과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수분을 고려해 농도를 조절하는 것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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