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이 2026년 11월 하원의원 선거를 앞두고 추진한 텍사스주 선거구 개정이 법원에서 저지됐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뉴욕타임스(NYT), AP통신 등에 따르면 텍사스주 연방법원은 18일(현지 시간) "텍사스주의회는 2021년 결정한 지도에 따라 2026년 선거를 진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최근 공화당이 주민투표를 거쳐 주의회를 통과시킨 선거구 개정안은 흑인·히스패닉 주민들에게 불리한 인종차별적 측면이 있다고 보고 적용을 금지한 것이다.
텍사스주 38개 선거구 중 소수 인종이 유권자 다수를 차지하는 선거구는 현재 16개인데, 개정안을 적용할 경우 14개로 줄어든다.
현 의석 분포는 공화당 25석·민주당 13석이지만, 개정 선거구로 중간선거를 치르게 되면 공화당은 최소 30석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AP통신은 봤다.
재판부는 "텍사스주가 2025년 선거구 지도를 인종적으로 게리맨더링했다는 상당한 증거가 있다"며 "(개정안을 적용할 경우) 인종적 소수자들이 위헌적일 가능성이 높은 제도로 (과소) 대표될 수 있다"고 봤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제프리 브라운 판사,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임명한 데이비드 과데라마 판사가 이 같은 입장을 밝혔고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임명한 제리 스미스 판사는 소수의견을 냈다.
소수 인종 유권자층을 대리한 법무법인 엘리아스의 아바 카나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라틴계와 흑인 유권자의 정치적 영향력을 약화시키려던 텍사스주 시도에 대한 강력한 거부 신호"라고 했다.
민주당 소속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지사는 "트럼프와 그렉 애벗(텍사스주지사)이 불장난을 하다가 화상을 입었고, 민주주의가 승리했다"며 판결을 환영했다.
한편 공화당과 트럼프 행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공화당 소속 그렉 애벗 텍사스주지사는 법원 판결 직후 연방대법원에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켄 팩스턴 텍사스주 검찰총장은 나아가 재판부를 '급진 좌파'로 규정하며 "'크고 아름다운 지도'는 완전히 합법적이었고, 텍사스의 정치적 구조를 더 잘 반영하기 위해 통과됐다"고 했다.
연방정부에서도 팸 본디 법무부 장관이 직접 나서 "텍사스 선거구 지도는 정당한 이유로 정당하게 그려졌다"고 주장하며 "텍사스 선거구 재구획에 대한 법원 판결에 강력 반대한다"는 입장을 냈다.
CNN은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큰 차질이 되는 판결"이라며 "이 판결이 유지된다면 공화당은 선거구 재편 싸움에서 패배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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