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택 "서른에 美 도전…늦은만큼 더 오래 뛰겠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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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택 "서른에 美 도전…늦은만큼 더 오래 뛰겠다"[인터뷰]

이데일리 2025-11-18 00: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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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는 전 세계 골퍼들의 ‘꿈의 직장’이다. 선택받은 최고 선수 130여 명만 경험할 수 있는 프로 골프 투어의 정점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얻는 명성과 큰 상금, 스폰서, 팬덤 등은 PGA 투어에 입성하면 따라오는 부상이다. ‘꿈의 무대’에서 뛰겠다는 일념 하나로 1년간 PGA 콘페리투어(2부)의 힘든 여정을 마무리하고 내년 PGA 투어 입성을 앞둔 이승택을 만났다.

이승택이 최근 서울 서대문구의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KPGA 제네시스 대상 시상식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최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KPGA 제네시스 대상 시상식에서 만난 이승택은 “일본 여행을 다녀 온 뒤, 골프 트레이닝 일정을 잡아 훈련하고 있다”며 “내년 PGA 투어 데뷔를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승택은 2015년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 데뷔해 지난해 렉서스 마스터즈에서 10년 만에 첫 우승을 거뒀다. 이후 제네시스 포인트 제도를 활용해 지난해 12월 PGA 투어 퀄리파잉(Q) 스쿨 2차전부터 응시해 최종전을 거쳐 콘페리투어 출전권을 따냈다. 서른 살이 된 올해 미국으로 무대를 옮긴 이승택은 준우승 한 차례를 포함해 ‘톱10’에 6번 오르며 최종 포인트 랭킹 13위를 기록했다. 상위 20명에게 주는 PGA 투어 카드를 당당하게 획득했다.

◇“미국은 꿈의 나라…연습한 만큼 답 얻어”

이승택은 대표적인 ‘대기만성형’ 선수다. 동갑내기 김시우가 10대 후반에, 후배 임성재가 20대 초반에 PGA 투어에 입성한 것보다 훨씬 늦은 30살에 미국 진출에 성공했다. 그가 PGA 투어에 도전한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무모한 도전’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이승택은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면서 “미국에 처음 갔을 때 나이는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날마다 꿈을 꾸는 것 같았다”며 웃었다.

콘페리투어 일정은 험난하다. 매주 대회가 있는데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고, 바하마, 파나마, 콜롬비아, 아르헨티나, 칠레, 멕시코 등 남미 지역까지 종단해야 한다. 매주 5시간 이상 비행기를 타고 대회장을 옮겨다니느라 짐을 풀고 싸는 생활의 반복이었다.

그래도 이승택에게 미국은 ‘꿈의 나라’였다. 한국에서는 제약이 많아 하지 못했던 연습을 마음껏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승택은 아침 8시에 골프장에 나가 오후 6시까지 매일 골프만 했다. 오전에 쇼트게임과 퍼트 연습을 하고 점심을 먹은 뒤 잠을 물리치기 위해 헬스장에 다녀오고나서 다시 샷 연습을 했다.

저녁에는 호텔 방에서 얼음물에 몸을 담그거나, 손목 보강 운동을 하는 식으로 재활 운동을 했다. 미국 잔디는 억세서 부상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쉬는 날도 연습장에서 살다시피 했다. 선수 한 명을 정해놓고 연습 과정을 하루 종일 관찰했다. 이승택은 “미국은 흔히 말하는 것처럼 ‘밥 먹고 골프만 하는 게 가능한 나라’다”면서 “연습한 만큼 답을 얻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26일 미국 출국…내년 1월 소니오픈 첫 무대

이승택은 2020년 육군 보병 사단 소총수로 복무하면서 골프를 더 진지하게 마주하게 됐다고도 했다. 그는 “외국에서 견문을 넓히면서 골프가 더 좋아졌다”며 “미국은 정말 냉정한 무대다. PGA 투어는 더 차가울 것이다. 하지만 제가 세계에서 어디까지 올라갈지가 매우 궁금하고 설렌다. 메이저에 출전하고 혹여 우승까지 한다면 제가 해온 골프가 맞다는 확신이 들 것 같다”고 밝혔다.

이승택은 선수 대우도 세계에서 가장 좋다고 했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대회가 열리는 동네 주민들이나 대회장 스태프들의 환대에 그동안의 고생이 녹아내릴 정도다. 이승택은 “한번은 급하게 택배를 부쳐야 해서 눈에 보이는 네일숍에 들어가 택배를 어디서 부칠 수 있냐고 물어봤다. 네일숍 직원이 프로 골프 선수냐고 물어본 뒤 자신이 대신 보내주겠다고 했다”고 소개하며 “온 동네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줬다. 선수할 맛이 났다”고 말했다.

저녁에는 화상 통화로 영어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이승택은 “외국 선수와 대화를 하다가 대답을 못한 부분은 공부하고 다음날 그 선수에게 다시 써먹는다. 이런 식으로 영어 실력을 늘려가는 게 재미있고 상대방도 신기해 한다”고 소개했다.

이승택은 오는 26일 미국으로 출국해 약 한 달간 훈련에 집중한 뒤 내년 1월 15일부터 시작하는 소니오픈으로 PGA 투어 데뷔전을 치른다. 그는 “일단 PGA 투어 시드를 유지하는 것이 1차 목표”라며 “두려움 없이 몰아치기가 가능한 선수가 되고 싶다. 우승할 수 있는 선수라는 느낌을 주는 ‘슈퍼 루키’가 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가장 우승하고 싶은 대회는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을 꼽았다. 이승택은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며 웃었다. 이어 “PGA 투어 입성이 늦은 만큼 가장 오래 활동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승택이 최근 서울 서대문구의 한 호텔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는 이승택.(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이승택이 최근 서울 서대문구의 한 호텔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는 이승택.(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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