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동 462번지. 압구정3구역 중 토지 분쟁이 발생한 지역. 자료 출처 = 대한민국 법원 인터넷등기소
11일 <뉴스웨이> 가 압구정 3구역 각 필지의 소유권 구조를 등기부등본으로 확인한 결과, 총 9개 필지 중 7필지는 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구 한국도시개발)과 서울시, 그리고 다수의 개인 조합원이 공동 지분자로 등재돼 있었다. 나머지 2필지(465번지, 467-2번지)는 현대건설과 개인 조합원들만이 지분을 나눠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압구정동 465번지. 서울시 제외한 현대건설과 다수의 조합원들이 공유지분한 토지. 자료 출처 = 대한민국 법원 인터넷등기소
업계에 따르면, 압구정 3구역 조합원 다수는 이달(8월) 초 현대건설을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대상은 현대건설이 압구정 현대3차 아파트 인근에서 보유한 2필지이며, 조합원 측은 나머지 7개 필지로 소송을 확대할 계획이다.
압구정 3구역의 복잡한 지분 구조는 1970~80년대 강남 개발 정책 속에서 형성됐다. 당시 서울시는 한강변 매립지에 택지를 조성해 일부는 시유지로 남기고, 나머지는 시공사에 매각했다. 미분양분이나 잔여 택지는 시공사·서울시 공동 명의로 남았고, 전산화 이전 수기 등기 체계에서는 이런 구조를 정리하지 못했다. 정부의 영동지구 신시가지 지정과 기반시설 확충에 이어, 압구정 현대·반포 주공·한양 등 대단지가 이 같은 방식으로 조성됐다.
1975년 현대건설이 압구정 아파트 개발에 착수했고, 이후에는 분리된 한국도시개발(현 HDC현산)이 시공을 맡았다. 이후 지분 이전·상속·매매가 반복되면서 한 필지에 시공사, 서울시, 수십 명의 개인 명의가 뒤엉킨 구조로 굳어졌다. 일부 필지에는 100명 넘는 조합원이 공동 지분자로 등재돼 있다. 실제 등기부등본을 보면 일부 필지에는 현대건설·한국도시개발 외에도 100명이 넘는 조합원이 공동 지분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현대건설과 서울시 등이 소유한 9개 필지의 면적은 약 4만706㎡로, 전체 구역 면적인 36만187.8㎡의 약 7분의 1에 해당한다. 시가로는 약 3조원 규모에 달하는 토지 자산이다. 이후 추가 확인 결과, 해당 지분 문제는 총 15개 필지(5만2334㎡)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재건축 과정에서 지분 정리를 병행한 유사 사례로는 DL이앤씨(옛 대림산업)가 시공한 '아크로리버파크(신반포1차)'가 있다. 당시에도 매입·기부채납·보상 협의 등을 통해 인허가 전에 소유권 문제를 정리하며 사업을 진행했다. 현대건설은 압구정 3구역 역시 관리처분 인가 전까지 소송과 협상을 병행해 문제를 매듭짓겠다는 방침이다. 사측은 "이 문제로 시공사가 바뀌거나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도 기부채납 등 다양한 방식으로 협의할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지분이 공유재산인 만큼 법적 취득이 불가능하더라도 사업 추진 과정에서 이해관계를 조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압구정 3구역 조합은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사안"이라며 담담한 분위기를 전했다.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도 "지분 구조가 복잡하긴 하지만 오래된 문제라 시장에서는 큰 변수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업에 얽힌 다수의 관계자들은 "토지 지분 문제는 관련 주체들이 나서면 1~2년 안에 대부분 해결된다"며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는 많았지만 이 때문에 사업이 지연된 적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전문가들은 "사유재산은 소송으로, 공공재산은 행정 절차로 해결해야 한다"며 "지분 정리가 늦어지면 감정평가와 분양 순위 산정이 지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압구정 2구역 역시 일부 대지가 현대건설 등 명의로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구역에서도 과거 택지 조성 과정에서 일부 대지 지분이 서울시나 민간 건설사 명의로 등기된 사례가 전해지지만, 3구역처럼 대규모 필지의 소유권이 미정리된 경우는 드물다. 뉴스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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