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전국 분양시장이 본격적으로 물량을 내놓는 가운데, 정부의 ‘6·27 부동산 대출규제’ 여파로 인해 고소득 실수요자들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 자금 여유가 있는 수요자들은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는 고급 단지에 몰리는 반면, 아무리 고소득이라도 현금 없이 대출에 의존하려던 실수요자들은 발길을 돌리는 분위기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서는 이달 전국적으로 29개 단지에서 총 2만5,699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중 일반분양 물량은 1만8,925가구에 달하는데 이는 작년 같은 달(1만6,266가구) 대비 약 58% 증가한 규모다.
특히 수도권 물량이 전체 분양 규모의 68.3%인 1만7,544가구를 차지해 눈길을 끌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주목받는 단지는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서 분양 예정인 ‘잠실 르엘’(구 미성·크로바 재건축)이다.
잠실 르엘은 총 1,865가구 규모로 공급되며 이 중 일반분양 물량은 153가구에 해당한다. 오는 14일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고, 25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청약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잠실 르엘’의 분양가는 3.3㎡당 약 6,100만 원 수준으로 책정돼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는 전용 74㎡ 기준 17억~18억 원대로 송파구 분양가 역사상 최고가로 지난해 인근에서 공급된 ‘잠실래미안아이파크’(3.3㎡당 5,409만 원)보다 약 700만 원 높은 가격이다.
그러나 주변 아파트 시세에 비하면 여전히 5억~10억 원가량 저렴한 가격이라 당첨만 되면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어 청약 수요도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6·27 대출규제 시행 이후 수도권 아파트 대출한도가 6억 원으로 제한되면서 상당수 실수요자들에게는 진입 장벽이 높아졌다는 사실이다. 특히 해당 단지는 후분양 방식으로 2026년 1월 입주를 앞두고 있어 자금 마련 기간도 길지 않다.
전세 보증금으로 잔금을 충당하는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 역시 금지돼 있어 청약에 당첨되면 현금 11~12억 원 이상을 가지고 있어야 사실상 집을 살 수 있는 구조다.
현금 10억 없으면 사실상 청약 불가능해
준강남권이라 불리는 과천에서 이달 분양을 앞둔 ‘디에이치 아델스타’도 사정은 비슷하다. 과천은 서초 생활권에 가까운 장군마을에 위치해 실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단지는 양재천, 매헌시민의숲, 서초문화예술공원 등과 인접해 자연환경과 교육환경 모두를 갖췄으며 서울 양재초등학교 학군에 속해 강남 8학군 접근성도 뛰어나다. 차량으로는 대치동 학원가까지 이동이 가능하다.
하지만 전용 59㎡가 16억~17억 원, 75㎡는 20억~21억 원, 84㎡는 22억~24억 원대로 분양가가 형성되면서 중도금 대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실수요자들의 진입은 여전히 쉽지 않다.
인근 시세 대비 수억 원 저렴하다는 점은 매력적이지만, 대출 규제가 작용하면서 현금 여력이 부족한 예비 청약자들은 진입 장벽을 느낄 수밖에 없는 구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정부 대출규제가 강화된 이후 청약 시장의 ‘묻지마 경쟁’은 사실상 끝난 분위기"라며 "의사 부부 같은 아무리 고소득 직종이라도 현금 10억원이 없으면 청약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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