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매거진=정혜련 작가] 2020년 5월, 청년미술상점이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예술의전당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그전까지 여러 전시를 이어오긴 했지만, 공공기관의 공간 한가운데에서 직접 작품을 소개하고 관람객과 마주한 경험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일상 속에서 미술을 조금 더 가까이 전하고 싶었던 마음이, 처음으로 무대에 올라선 듯한 설렘으로 다가왔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2025년 5월, 청년미술상점 아트페어에 참여작가로 다시 예술의전당을 찾았다. 매년 한 차례씩 꾸준히 이어져 온 이 아트페어는 참여 작가로서의 기쁨뿐 아니라, 그동안의 작업을 돌아보고 동료 작가들과 다시 마주하는 뜻깊은 자리였다.
아트페어 기간 내내 현장에 상주하지 못한 점은 아쉬웠지만, 첫 날과 마지막 날 방문하여 반가운 얼굴들을 만나고, 서로의 작업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시간은 무척 즐겁고 진심으로 위로받는 순간이었다. 짧은 인사 속에서도 서로를 알아보는 반가움, 다른 색깔의 고민을 들으며 생기는 공감의 결은 전시장의 작품만큼이나 깊고 따뜻했다.
예술의전당이라는 공간이 주는 상징성과 분위기는 작가에게는 늘 각별하게 다가온다.
한가람미술관에서의 전시는 나의 그림을 조금 더 정제된 시선으로 마주하게 만들고, 관람객 또한 무심코 지나치지 않고 천천히 멈추어 주는 공간적 힘을 느끼게 해준다.
이번 아트페어를 준비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주최 측의 따뜻한 태도였다. 진행 과정 내내 세심하고 빠른 안내, 작은 전달사항까지 놓치지 않으려는 정성, 그리고 참여작가 모두를 향한 존중의 태도에서 ‘신경 써주고 계시구나’ 하는 고마움이 느껴졌다.
2020년의 인연이 이렇게 몇 해를 지나 2025년의 아트페어로 이어졌다는 사실은 작가로서, 그리고 한 사람으로서 참 의미 깊은 경험이다. 단발적인 전시 참여를 넘어 지속적으로 호흡할 수 있는 플랫폼이 있다는 건 이 시대의 청년 예술가들에게 큰 축복이자 응원이 되어준다.
미술을 한다는 일은 언제나 고요한 흔들림 속에서 이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그리고, 다시 전시를 준비할 수 있도록 만드는 힘은 이렇게 곁을 내어주는 공간과 사람들로부터 오곤 한다. 올해 아트페어에서 만난 모든 작가님들, 그리고 이 자리를 따뜻하게 준비해주신 예술의전당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예술이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나 역시 나만의 속도로 꾸준히 걸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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