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키스의 재즈 치좀 주니어가 31일(한국시간)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밀워키와 홈경기 도중 일명 ‘어뢰’ 배트를 들고 있다. 뉴욕|AP뉴시스
이틀간 32득점으로 큰 관심을 받게 된 뉴욕 양키스 타자들의 ‘어뢰’(torpedo) 배트가 화제다.
디애슬레틱은 31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MLB) 선수들이 양키스의 ‘어뢰’ 배트로 인한 홈런 폭발에 관심을 보인다”고 전했다.
양키스 타자들이 30, 31일 밀워키 브루어스와 2경기에서 연속 두 자릿수 득점으로 총 32점을 뽑아내자 ‘어뢰’ 배트를 향한 관심도 더욱 커졌다.
특히 양키스가 20-9로 이긴 30일 경기에선 구단 역대 한 경기 최다인 9개의 홈런이 쏟아져 보는 이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양키스 외야수 코디 벨린저에 따르면, 양키스에선 5명 이상의 선수가 이 배트를 사용한다고 알려졌다.
이 배트를 사용한 내야수 앤서니 볼피는 28일 밀워키와 원정경기부터 2연속경기 홈런을 터트렸다.
스프링캠프 막판 볼피의 배트를 빌렸다가 장타의 맛을 본 내야수 재즈 치좀 주니어은 30, 31일 이틀간 3개의 홈런을 터트린 뒤 “느낌이 좋으니 (배트를) 쓸 뿐”이라며 “무엇이든 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끝부분이 가장 두꺼운 전통적 배트와 달리, 가운데 부분이 더 두꺼운 어뢰 모양의 배트는 매사추세츠공대(MIT) 출신의 물리학자이자 마이애미 말린스의 필드 코디네이터로 일하는 애런 리언하르트가 2년간의 연구를 거쳐 만들었다.
리언하르트는 “공에 충격을 가하는 지점을 최대한 두껍고 무겁게 만드는 게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일명 ‘어뢰’ 배트를 개발한 마이애미의 애런 리언하르트 필드 코디네이터(왼쪽)가 지난 2월 17일(한국시간) 로저딘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프링 트레이닝 도중 클레이튼 맥컬러 감독과 대화하고 있다. 주피터(미 플로리다주)|AP뉴시스
MLB 사무국의 대변인도 “이 배트가 규정을 위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MLB에선 두께가 2.61인치(약 6.63㎝), 길이가 42인치(약 106.68㎝)를 초과하지 않는 매끄럽고 둥근 나무 배트를 사용하면 문제되지 않는다.
이에 적잖은 타자들이 이 배트를 사용해보고 싶어 한다.
LA 에인절스 내야수 니키 로페스는 “MLB 전체로 배트가 퍼지고 있는 것 같다. 양키스뿐만 아니라 다른 팀들도 이 배트에 점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며 “규정도 준수하고, 단순히 배럴(배트의 가장 두꺼운 부분)의 위치만 아래로 옮겼을 뿐이다. 기존의 배트로 헛스윙하던 공도 맞힐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일시적 유행에 그칠 것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디애슬레틱은 “전형적인 장거리 타자들은 이 배트를 덜 선호할 것이라고 분석하는 선수들도 있다”고 전했다.
원래 사용하던 배트로 30일 홈런 3방을 날린 양키스의 간판타자 애런 저지도 “난 배트를 바꿀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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