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인생 고(GO) 해봐야 아는 거지, 중간에 때려치며 어쩔 뻔했어. 살아 보기를 천만 잘했지."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가 따뜻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그려내며 용두용미로 막을 내렸다.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에서 태어난 요망진 반항아 애순이와 팔불출 무쇠 관식이의 모험 가득한 일생을 사계절로 풀어낸 드라마. 매주 4회씩 공개됐고, 지난 28일 4막과 함께 끝을 맺었다.
4막에서는 인생의 찬란하고 빛나던 순간들을 지나 노년에 접어든 애순과 관식의 마지막 계절이 그려졌다. 1997년 IMF 여파로 딸 금명은 실직의 아픔을 겪지만 충섭을 다시 만나 결혼의 연을 맺고 사업도 크게 성공했다. 아들 은명은 한탕을 노리다 인생의 큰 고비를 맞지만 애순과 관식의 사랑으로 성장하며 비로소 어른이 됐다.
관식은 떴다방에 속아 허허벌판에 놓인 가게를 사는 일생일대의 사고를 쳤지만 특유의 성실함이 2002년 월드컵 특수와 맞물리며 제주를 대표하는 맛집 사장님으로 거듭났다. 애순은 끝내 시집을 발간하며 소원하던 시인이 됐고, 글을 모르는 어르신들을 가르치며 '애순이 선생님' 소리를 들었다.
'끝이 없다'던 애순의 한탄처럼 인생의 고비와 불운은 수없이 찾아왔지만 그 안에도 봄은 있었으며, 끝내 꽃이 폈다.
'폭싹 속았수다'는 특별한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닌 내 부모, 우리 가족을 떠올리게 하며 시청자들의 마음이 깊숙이 스며들었다.
연출도 흠잡을 데 없었다. 195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품을 활용해 긴 세월을 실감 나게 구현했고, 제주의 공간적 특성을 활용해 '폭싹 속았수다'만의 분위기를 완성했다. 무려 600억 원이라는 '억 소리'나는 어마어마한 제작비가 투입됐지만, 적절하게 쓰임을 다한 흔적이 곳곳에서 묻어났다.
'연기 좀 살살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출연진의 연기에는 연일 호평이 쏟아졌다. 애순의 엄마 광례 역의 염혜란을 시작으로 애순의 할머니 김춘옥 역의 나문희, 시어머니 계옥 역의 오민애, 말끝마다 '학 씨'를 내뱉던 부상길 역의 최대훈, 금명의 첫사랑 박영범 역의 이준영 등 많은 캐릭터가 주목받았다.
특히 애순과 관식을 연기한 아이유, 박보검, 문소리, 박해준은 인생작을 새로 썼다는 극찬을 이끌어냈다. 특히 애순, 금명으로 1인 2역에 도전한 아이유는 "자다가도 희죽희죽 웃음이 난다. 어려운 촬영을 해도 다 괜찮았다. 제가 이 작품에 나올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며 작품에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글로벌도 응답했다. '폭싹 속았수다'는 IMF 등 한국의 근현대사를 비롯해 부모가 자식에게 헌신하는 한국적 정서가 깊숙히 자리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끝내 넷플릭스 글로벌 시리즈(비영어) 부문 정상에 오르는 등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빈틈이 없는 연출과 대본, 그리고 연기력까지 이런 귀한 작품을 언제 또 만날 수 있을까. 대사 하나하나가 마음속에 울림을 주던 '폭싹 속았수다'가 마침내 막을 내렸다.
사진 = 넷플릭스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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