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속 '중국 경제권', 도쿄에서 전국으로 확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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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속 '중국 경제권', 도쿄에서 전국으로 확산 중

뉴스비전미디어 2025-03-29 11:27:5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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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제공.
사진=뉴시스 제공.


일본에 거주하는 중국인이 84만 명에 달하면서, 그 중 장기 체류 자격을 가진 인구도 꾸준히 늘어 현재 33만 명을 넘어섰다. 이들은 도쿄를 중심으로 일본 각지에 정착하면서 언어 장벽 없이 생활이 가능한 독자적인 '중국 경제권'을 형성해가고 있다.

'니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전체 중국 교민의 약 30%가 도쿄 23구에 거주하고 있으며, 특히 이케부쿠로, 다카다바바, 신오쿠보 등 특정 지역에 밀집해 있다. 이케부쿠로역 북서부 일대는 이제 '신(新) 차이나타운'으로 불릴 정도로 변화했다. 이곳에는 중국인이 운영하는 식당, 슈퍼마켓, 휴대전화 매장 등이 줄지어 들어서 있으며, 간체자로 쓰인 간판들이 거리 곳곳에 눈에 띈다.

3년 전 도쿄로 이주한 35세의 탕 씨는 일본어가 능숙하지 않지만 생활에는 큰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 “이케부쿠로 북쪽 입구에 있는 중국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고, 휴대폰 계약이나 주거지 정보도 중국인 커뮤니티를 통해 해결할 수 있어 일본어가 크게 필요하지 않아요.” 탕 씨는 요즘 일본에서는 소셜 커머스와 쇼핑까지 모두 '중국 경제권' 안에서 해결된다고 말한다.

중국인의 거주지는 점차 도쿄 외곽으로 확장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사이타마현 가와구치시다. '니케이 아시아'의 취재진이 방문했을 당시, 지역 광장에서 아이들이 중국어로 소통하는 장면이 인상 깊게 포착되었다. 한 임대 주택 커뮤니티의 2454가구 중 절반이 중국계 가구이며, 이곳은 중국 레스토랑, 중국어 간판을 단 식료품점, 약국, 어린이집 등 중국인을 위한 시설로 가득하다.

이 지역에서 잡화점을 운영하는 39세의 왕유쿤 씨는 랴오닝성 출신으로, 2019년 일본에 왔다. 그는 “처음에는 일본어가 어려웠지만, 지금은 고객의 3분의 2가 중국인이어서 일본어를 거의 쓰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현재 가와구치시에는 약 2만5000명의 중국인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는 요코하마 등 대도시 외 지역 중 가장 많은 수치다. 생활비가 비교적 저렴하고 도쿄와의 접근성이 좋아 인근 고사리 시 역시 중국인 유입이 활발하다. 이곳의 중국인 인구는 약 5800명으로, 도시 전체 인구의 8%에 달한다.

44세의 엔지니어 류바오차이는 가족과 함께 가와구치시에서 임대 주택 생활을 하다 2020년 단독 주택을 구입하며 자리를 잡았다. 그는 “앞으로 영주권을 취득할 예정이며, 일본에서의 정착을 점점 더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인들의 일본 내 분포는 도시 지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홋카이도 중부의 점관촌에서는 전체 주민 중 약 5%가 중국인이며, 이들은 대부분 스키 리조트를 즐기기 위해 이주한 부유층이다. 지역 특색에 따라 다양한 배경을 가진 중국인들이 일본 전역에 스며들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일본 내 중국인 커뮤니티는 단순한 이민을 넘어, 상업·교육·주거까지 포괄하는 하나의 경제권으로 성장하고 있다. 일본 사회 안에서 독자적인 생태계를 이루며 정착해가는 중국인의 발걸음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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