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너무 좋아"…마지막까지 '폭싹 속았수다', 용두사미는 없었다[스타in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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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너무 좋아"…마지막까지 '폭싹 속았수다', 용두사미는 없었다[스타in 포커스]

이데일리 2025-03-29 10:02:5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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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나 너무 좋아.”



‘폭싹 속았수다’를 시청한 소감은 애순(아이유/문소리 분)의 대사와도 같다.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실망감 없이 촘촘하게 극을 마무리하며 또 하나의 인생 드라마를 완성했다.

지난 28일 4막을 공개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폭싹 속았수다’가 용두용미 결말로 막을 내렸다. 인생을 통째로 녹인 대사와, 그 대사를 완벽하게 그려낸 연출, 그리고 극에 푹 빠져들게 하는 연기 이 삼박자가 어우러진 ‘폭싹 속았수다’는 지난 7일 1막이 공개되자마자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온라인상에서는 ‘폭싹 속았수다’를 시청하면서 눈물을 쏟는 후기들이 올라왔고 작품에 대한 호평도 이어졌다. 그만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인생을 드라마 한편에 담은 것이다.





‘폭싹 속았수다’는 기존 넷플릭스의 공개 방식과 달리 1막, 2막, 3막, 4막 4회에 나눠 16화를 공개했다. ‘폭싹 속았수다’에서 인생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보여줬듯 공개도 사계절처럼 나눈 것이다. 몰입도가 높은 이 작품을 이렇게 나눠 공개한 것도 현명한 방식이라는 평이다.

1막에서는 어린 시절의 애순이 엄마 광례(염혜란 분)를 떠나보내고 평생 자기만 바라보는 관식과 우여곡절을 겪고 부부가 되는 모습이, 2막은 그런 두 사람이 첫 딸인 금명을 낳으며 새로운 우주와 세상을 맞이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3막에서는 그들의 꿈을 먹고 자란 금명이 서울대학교를 입학하며 부모의 품을 떠나 서울에서 생활하는 모습이 담겼다. 금명이도 애순이 관식을 만났듯 평생의 운명 같았던 영범(이준영 분)과 결혼을 약속하지만 영범 어머니의 반대로 결국 상처를 안고 파혼을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 과정에서도 이 가족은 또 한번 끈끈해졌고 서로의 상처를 서로가 치유해줬다.



마지막으로 공개된 4막을 통해 ‘폭싹 속았수다’는 그동안 뿌려놓은 씨앗을 잘 거뒀다. 두 자식인 금명과 은명, 그리고 부모인 애순과 관식이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내는 모습이 담겼다. 대기업을 다니던 금명은 IMF 사태로 직장을 잃었지만 과거의 인연인 충섭(김선호 분)을 다시 만나 결혼에 골인하고 또 그의 세상인 딸을 낳는 모습이 그려졌다. 은명은 사건에 휘말려 유치장 갔지만 되려 자신을 꾸짖는 부모에게 누나와의 편애 때문에 힘들었다고 쏟아냈다. 이 말들이 가슴에 깊게 박혔지만 부모는 늘 그랬듯 또 은명을 위해 발 벗고 나섰고 결국 관식의 전부였던 배를 팔았다. 은명은 부모에 대한 미안함에 원양어선을 타려 했지만, 버선발로 뛰쳐나온 부모의 손에 결국 집으로 돌아갔다. 그렇게 은명은 또 한번 부모의 마음을 마주했다.

평생을 성실한 소처럼 일만 했던 관식은 자식들의 부침을 보며 상가 계약을 했고, 꿈 많던 문학소녀 애순은 뒤늦게 펜을 잡았다. 그렇게 그들은 각자의 새로운 세상을 맞이했다. 부동산 사기만 같았던 관식의 상가 계약은 호재가 되어 돌아왔다. 관식과 은명이 배달을 시작했고 여기에 ‘올인’ 촬영, 2002년 월드컵, 스타의 방문 등이 연이어 터지면서 애순과 관식의 횟집에 ‘대박’이 났다. 그렇게 착한 끝이 오는가 했다.

그러나 평생 가족을 위해 일만 했던 관식에게 결국 탈이 났다. 평생을 애순 옆에 있는가 했는데, 결국 먼저 세상을 떠났다. “살면 살아져”라고 떠난 엄마의 말처럼 무쇠 같던 관식이 떠나고 애순도 살아졌다. 때가 되면 외롭고 때가 되면 그리웠지만, 그래도 자식들이 있었기에 살아졌다. 대학, 육지, 시인 셋 중 하나는 해주겠다는 관식의 말처럼, 애순의 시집이 나왔다. ‘폭싹 속았수다’. 이 시집을 받아들며 극은 마무리된다.

“칠십년의 별들이 모여 은하수가 되었다. 가슴에 묻은 무수한 것들이 비로소 만개했다.”

어린 애순과 관식으로 시작한 극은 그들의 노년으로 마무리된다. 두 사람의 평생을 다룬 이 드라마는 매 대사, 매 장면 나의 이야기, 혹은 엄마의 이야기, 혹은 아빠의 이야기, 혹은 내 동생의 이야기 같은 현실적인 이야기로 공감을 안기고 또 감동을 선사했다. 인생을 다 녹아낸 이 드라마가 시청자에겐 하나의 세상이 됐다. 애순과 관식 두 사람의 인생을 따라가는 드라마이지만, 삶이 그렇듯 그 인생에서 만난 무수한 인연들이 다 주인공이 됐다. 자식 먹을 것이 최우선이었던 엄마 광례부터 광례가 떠난 후부터 늘 애순을 지켜보는 해녀 이모들, 새엄마로 들어와 결국 애순의 마음을 알아주고 ‘도의적 장학금’까지 챙겨주는 나민옥, 배부른 셋방 새댁이 배 곯을까 쌀독에 몰래 쌓을 넣어놓는 주인 할머니 부부, ‘학씨’라는 말을 달고 살더니 결국 외로운 말년을 맞이하고 개과천선하는 부상길까지. 이 모든 인물들이 극에서 애순과 관식의 세상을 채웠듯 ‘폭싹 속았수다’의 극을 완성했다.

‘폭싹 속았수다’는 큰 반전이 있지도, 화려한 판타지가 있지도 않다. 그저 평범한 우리의 이야기를 들여다보고 또 밝혀준다. 그리고 수고를 알아주고 위로해준다. 관식이 그랬듯, 우리의 등을 두드려준다. 그래서 가슴에 더 깊이 박히는 드라마. 이 드라마가 제목처럼 시청자들에게 말을 건넨다. 여러분도 ‘폭싹 속았수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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