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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벤슨 BNY인베스트먼트 시스템채권부문 헤드] 지난 수십년 동안 하이일드 시장에서는 미국과 유럽 발행사들의 평균 신용상태가 상당히 개선되는 등 구조적인 변화가 발생했다. 1999년부터 2024년까지 미 달러화 하이일드 채권 발행사 중 최고 등급인 BB 등급을 받은 비율은 33%에서 52%로 증가했으며, 유로화 하이일드 시장에서는 BB 등급을 받은 비율이 16%에서 64%로 상승했다. 반면 투자등급 채권의 경우는 달러화 기준으로 채권 발행사의 50% 이상이 최저 등급인 BBB 등급을 받고 있다.
하이일드 채권 발행사의 신용상태가 개선된 것은 하이일드 채권 발행사들이 수년간 지속됐던 낮은 금리를 활용해 장기적으로 자금조달 수준을 고정시킨 것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이를 통해 하이일드 시장은 금리 급등에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으며, 평균 표면금리는 금융위기 이전 수준보다 여전히 낮고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데 그치고 있다. 낮고 느리게 움직이는 자본비용과 높은 명목성장률이 결합하면서 최근 몇년간 하이일드 자산군에는 매우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투자등급 채권 발행사들은 주주이익을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는 압박을 받지만, 하이일드 채권 발행사들은 투자등급 채권 발행사와 달리 사업 성장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 하이일드 채권 관리자들은 사업 확장에 집중함으로써 현금흐름을 증가시키고 하이일드 투자자들의 이익과 이해관계를 일치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반면 투자등급 채권 관리자들은 역사적으로 부채를 발행해 자사주를 매입하는 경향이 있어 채권 보유자와의 이해관계가 불일치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관행은 장기적으로 하이일드 기업과 투자등급 기업의 부채 수준이 점점 더 비슷해지게 만들었다. 2011~2023년 총 레버리지 비율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 투자등급 기업의 총 레버리지 비율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증가한 반면, 미국 하이일드 기업의 레버리지 비율은 변동성이 크지만 상대적으로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다.
산업별 구성도 하이일드 시장과 투자등급 시장을 구분 짓는 중요한 요소다. 하이일드 채권 발행사들은 산업별로 더 다양화·세분화 돼 있다. 이와 달리 투자등급 기업들은 은행 등 금융사들이 주요 발행자들이다. 이러한 고도로 규제된 기관들은 자연스럽게 투자등급 신용등급을 목표로 하며, 해당 등급 내에서 발행을 주도한다. 미국의 두 시장을 비교했을 때 투자등급 시장이 하이일드 시장보다 금융업종의 비중이 3배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유럽 시장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
투자자들이 하이일드 채권에 투자할 때 가장 걱정하는 점은 신용 스프레드가 디폴트 위험을 충분히 보상하지 못하는 것이다. 사실 이 부분은 신용평가 기관들이 종종 인덱스 리스크를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어 투자자들의 우려를 더욱 부각시키는 측면이 있다. 블룸버그가 글로벌 하이일드 지수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하이일드 시장의 디폴트 리스크는 무디스의 추정치보다 약 25%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신용평가사가 더 시장을 광범위하게 평가하며, 모든 발행자에 동일한 가중치를 부여하고 상대적으로 작은 발행자에 더 민감하기 때문이다. 반면 하이일드 인덱스는 만기 1년 이하 채권을 제외해 단기 리스크를 줄이는 특징이 있다. 또한 디폴트는 주로 CCC 등급 채권에 집중되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기업들이 부채 만기를 적극적으로 관리하면서 장기적인 자본 시장 접근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버틸 수 있는 구조를 갖추게 됐다.
종합적으로 보면 하이일드 시장의 디폴트 위험은 대체로 과대평가돼 있으며, 효과적인 관리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앞서 분석한 구조적인 변화의 배경을 이해하고, 디폴트 리스크를 잘 통제할 수 있다면 하이일드 채권은 충분히 매력적인 투자 자산군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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