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매거진=황명열 기자] KF(Korea Foundation, 한국국제교류재단)는 대한민국 광복 80주년을 맞아 한글을 주제로 한 기획전 ‘공명하는 문자(Moving Letters)’展을 오는 31일부터 9월 12일까지 서울 중구 소재 디지털 공공외교 체험 전시 공간인 KF XR갤러리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광복 후 자유롭게 사용하게 된 한글의 역사적 의미를 넘어 세계가 주목하는 한글의 글로벌 가치를 재조명하는 자리로 기획되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강익중 작가의 첫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 작품 ‘바람으로 섞이고, 땅으로 이어지고’가 최초 공개된다. 이 작품은 인공지능(AI)을 비롯한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한글의 구조적 원리와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한글을 통해 분쟁과 갈등으로 나뉜 세계인이 서로 연결되어 공감과 교류의 장을 이루길 바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우루과이 작가팀 ‘라 레콘키스타(La Reconquista)’의 작품 ‘마법 시간’도 주목할 만하다. 이 작품은 우루과이 작가들이 한글과 한국 민화의 아름다움을 자신들의 언어와 자연환경과 융합해 재해석한 연작으로 비디오, 메타버스, 팬진(fanzine)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더불어 백남준 작가의 문자를 소재로 한 판화 작품, 정진열 작가가 미국 LA에서 체류하며 수집한 도시 소음을 한글 의성어로 표현한 ‘도시의 소음들: L.A.’, 김휘아 작가가 네덜란드인 시어머니에게 한글을 가르치면서 발견한 한글의 미학을 VR로 실감 나게 체험할 수 있는 ‘한글 정원’ 등 다양한 작품들도 선보인다.
이외에도 AI가 한글과 훈민정음을 배우는 과정을 가상으로 구현한 민본 작가의 ‘새 숨’, 구본창 작가가 고궁 단청의 섬세한 조형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미디어아트 작품 ‘코리아 판타지’ 등 첨단 디지털 기술 환경에서 한글과 전통적 조형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이 전시된다.
특별히 마련된 ‘아카이브 존’에서는 KF가 기획·출판한 다양한 한글 관련 서적과 함께, 노벨상위원회가 공식 제공한 한강 작가의 수상 기념 연설 영상, 그리고 2015년 광복 70주년 기념으로 제작된 故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의 영상도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누구나 무료로 관람 가능하다. 주한 우루과이대사관, 뉴욕한국문화원, 국립한글박물관, 백남준문화재단과 협력하여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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