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 지각'한 학생 이름을 칠판에 적으며 줄임말을 사용한 남교사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남교사가 '보건 지각' 앞 글자만 따서 줄음말을 사용해 논란이 된 이후 또 다른 학생이 공유한 칠판에 적힌 출결 모습.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지난 21일 수험생 온라인 커뮤니티 수만휘 학부모 자유게시판에는 '고3 여자아이 학부모인데 이 문제를 어떡해야 하냐'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예민한 고3 딸을 둔 엄마다. 딸은 남녀공학에 다니고 있는데 어디 얘기하기도 민망하고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 든다"고 전했다.
A씨는 "아이가 보건 지각하느라 4교시에 등교했다"며 "등교해서 보니 칠판에 딸 이름과 함께 보건 지각임을 표시해뒀는데 문제는 보건 지각의 앞 글자만 따서 '보·지'라고 줄여 썼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 글자만 따면 여자 성기를 이르는 말이 되지 않냐. 애들 장난이 아니라 남자 담임 교사가 직접 썼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딸이 등교하자마자 친구들이 다 찾아와서 난리가 났다"며 "딸은 울고불고 전화 왔고 일단 참으라고 했는데 아이가 못 참고 선생님께 말했다"며 딸과 교사가 나눈 카카오톡 대화를 공유했다.
해당 대화에서 A씨의 딸은 "칠판에 제 이름 써 두고 보건 지각을 줄여서 써두셨던데 다른 말로 대체할 순 없었나요"라며 "이동 수업했던 제 친구들도 다 보고 안 친한 애들, 모르는 애들까지 다 봤는데 그거를 그렇게 써두시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라고 따졌다. 이에 교사는 "그 부분은 사과드리겠습니다. 점심시간에 바로 고쳐놓겠습니다"라고 사과했다. 이어 딸은 "제가 이미 고쳐뒀어요"라고 전했다. 교사는 "하지만 지각하시면서 등교 후 담임에게 오지 않으시고 바로 이런 말씀하시는 건 저도 불편하네요"라고 반박했다.
A씨는 "칠판 사진도 있고 증거는 차고 넘친다"면서 "고3이 죄인이다. 지금은 생활기록부 써주는 위인이니 일단 아이에게 사과하는 것으로 마무리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후 해당 교사를 담임으로 만나봤다는 한 학생은 지난 24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오해를 풀고 싶다. 선생님은 단순히 '보건 지각'만 따로 표기한 것이 아니라 질병 지각, 질병 결석, 보건 지각, 보건 결석을 모두 따로 관리했다"며 지난해 출결 확인을 위해 찍어뒀던 사진을 공유했다. 칠판에는 '12월24일 ○○○ 질·결, ○○○ 보·결, ○○○ 질·지, ○○○ 보·조' 등이라고 적혀 있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당사자가 불편함을 느꼈으면 바꾸는 게 맞지 않냐" "의도가 있든 없든 당사자가 불쾌했고 상처받았으면 잘못이다" "남교사 편드는 건 여학생에 대한 2차 가해"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불순한 의도는 아니었을 것 같다" "단어 사이에 점을 찍어뒀으니 문제없어 보인다" "보건 지각이라는 용어 안 쓰지 않냐. 주작 의심된다" 등의 의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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