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 "우크라 휴전안에 집중" …美, 러 편들며 공동선언문 난항 관측도
加·EU 대상 관세도 긴장감 조성…加 외무 "유럽과 조율해 美에 관세문제 압박"
[말라베<퀘벡> AFP=연합뉴스]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촉발한 관세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들이 13일(현지시간) 미국이 제안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30일 휴전안'을 집중 논의하고자 캐나다 퀘벡주 소도시 라말베에서 만났다.
캐나다가 올해 G7 의장국을 맡은 가운데 이번 회의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논의 외에도 중동 정세,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 등이 주요 의제로 포함됐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을 언급하고서 "우리는 G7에서 이런 모든 것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해 휴전안 논의가 핵심 의제가 될 것임을 예고했다.
앞서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지난 11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고위급 회담을 열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30일간 휴전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루비오 장관은 "공은 러시아 쪽으로 넘어갔다"며 러시아의 답을 요구했으나 러시아는 즉답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태다.
미국이 종전 협상에서 러시아 편을 들며 우크라이나와 유럽을 배제한다는 비판을 받는 가운데 G7 외교장관 공동성명문 문구 합의 도출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 전쟁 3주년인 지난달 24일 러시아산 원유를 밀수하는 일명 '그림자 함대' 등을 겨냥한 추가 제재를 채택한 가운데 미국은 그림자 함대를 차단하는 별도 성명에 반대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으로 미국과 캐나다·유럽연합(EU) 간 긴장 관계가 고조된 상황도 공통된 의견 도출을 어렵게 하는 지점이다.
이번 G7 장관회의 의장국인 캐나다의 멜라니 졸리 외무장관은 전날 "모든 회의에서 관세 관련 문제를 제기해 유럽과의 대응을 조율하고 미국에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를 51번째 주로 합병해야 한다고 주권 위협 발언을 반복하는 것도 회원국 간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요인이다.
루비오 장관은 전날 기자들의 관련 질의에 "이건 우리가 어떻게 캐나다를 점령할지에 대한 회의가 아니다"라고 강조해야 했다.
유럽 국가 외교관들은 이번 G7 장관회의를 통해 루비오 장관이 미국의 외교정책에 얼마나 영향력을 행사하는지를 직접 평가하길 원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절친한 친구이자 부동산 사업가 출신인 스티븐 위트코프를 중동 특사로 임명한 데 이어 그에게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과 관련해서도 핵심 임무를 부여해왔다.
이번 G7 외교장관 회의는 오는 6월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열리는 G7 정상회담에 앞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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