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인사이트' 백종원·이장우·허영만이 떠나는 소주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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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 인사이트' 백종원·이장우·허영만이 떠나는 소주 여행

국제뉴스 2025-01-23 19:21:03 신고

다큐인사이트 소주 랩소디 1부 / KBS 제공
다큐인사이트 소주 랩소디 1부 / KBS 제공

23일 방송되는 KBS '다큐인사이트'에서는 '소주 랩소디 1부'가 그려진다.

마실 음(飮), 밥 식(食). 예로부터 마시는 것은 먹는 것보다 앞에 있었고 음(飮)의 정점에 있는 것은 술, 그중에서도 ‘소주’였다. 한국인에게 술 한잔하자는 말은 ‘소주 한잔하자’는 의미이며 축하나 위로를 ‘소주 한잔해’라는 말로 대신하기도 한다. 한국인들은 맑고 차가운 소주와 희로애락을 나눴으며 소주의 역사는 굴곡진 한반도의 역사이니 K FOOD, 한식을 이야기하는 랩소디 시리즈에서 빠질 수 없는 소재이다.          

소주는 불의 예술이다. 불사를 소(燒), 술 주(酒)를 쓰는 소주는 이름 그대로 발효주를 끓여서 만든 술. 1,000℃가 넘는 가마에서 만든 도기로 내린 소주는 불과 땀이 어우러진 정점의 한 방울이다.  

백종원 × 배우 이장우 × 허영만 화백이 떠나는 소주 여행

이번 랩소디 시리즈의 프리젠터도 백종원이 맡았다. 음식 못지않게 술을 사랑하는 애주가이자 직접 술을 빚는 양조인이기도 한 그가 마음 맞는 술친구, 배우 이장우와 함께 소주를 부르는 장소인 을지로 철공소 거리에서 소주 한잔을 나누는 것으로 1부 <초록병의 힘>은 시작된다. 

소주를 상징하는 초록색 병은 사실 전통 소주가 아닌 희석식 소주.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증류주 브랜드이기도 한 한국의 희석식 소주는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우리 곁에 있는 가장 친근한 존재다. 우리는 언제부터 희석식 소주를 먹게 되었을까? 주정 공장과 소주 공장을 찾아 희석식 소주의 역사와 제조 과정을 살펴본다.    

소주 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소맥과 폭탄주이니, 소문난 포항의 폭탄주 이모를 찾아가 즐거운 놀이가 된 폭탄주 제조 현장을 만나본다. 또 소주를 마신 다음 날 꼭 찾게 되는 것이 해장국. 숙취를 해소해 주는 음식 ‘해장국’이 메뉴명으로 있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는데, 지역별로 다양한 해장국 메뉴를 만나보고 서민들의 안식처였던 포장마차의 추억을 떠올려본다.     

소주의 역사는 우리가 지나온 근현대사의 역사이기도 하다. 최초의 CM송을 사용한 광고가 소주 광고였으며 소주 광고를 보면 누가 가장 인기 있는지 알 수 있는 척도가 되기도 했다. 소주의 처음 도수는 무려 30도로 당시에는 남자 모델이 주를 이뤘고 도수가 점점 낮아지면서 이영애, 이효리와 같은 여성 모델이 주를 이뤘다.

와인이나 위스키에 주도가 있듯 우리 소주에도 주도가 있다. 우리는 어른과 술을 마실 때 고개를 돌리고 자연스럽게 두 손으로 술을 받으니 여기에는 한국인의 배려가 담겨 있다. 또 하나 우리 소주 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폭탄주. 폭탄주의 시작은 과거 막걸리와 소주를 섞은 ‘혼돈주’였으니 그야말로 혼돈의 세계로 가는 술이었다. 흔들고 섞고 던지는 우리의 폭탄주 문화는 단순히 술이 아닌 그곳의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게 만드는 매개체이자 즐거운 놀이가 아닐까?

‘풀 해(解)’, ‘숙취 정(酲)’의 뜻이 담긴 메뉴 해장국. 해장국이라는 메뉴를 가진 곳은 오직 우리뿐이니 지역마다 다양한 팔도 해장국 문화가 있다. 서울 선지해장국, 부산 복국, 충청도 올갱이해장국, 전주 콩나물해장국까지! 술꾼의 비타민, 해장국의 깊은 맛은 자칫 해장술을 부르기도 한다.

초록병에 담긴 희석식 소주는 한국의 음식 문화를 대표하는 아이콘이자 우리의 산업화를 담아놓은 술이다. 희석식 소주는 경제를 일으켜야 했던 힘든 시기와 함께해 온 술이기에 우리는 소주에게 고백하고 소주에게 위로받았던 것은 아닐까? 소주가 있어 우리는 기쁨도 슬픔도 함께 나눌 수 있었다. 

 2부 <불과 땀의 시간>은 꼬박 3일에 걸쳐 죽력(竹瀝)을 내리고 다시 소주를 내려 무려 4일에 걸쳐 완성하는 조선 시대의 사치스러운 술, 죽력고 이야기로 시작한다. 지금은 보기 힘든 죽력고를 내린 이는 13년 동안 573가지 전통주를 복원한 박록담 전통주 연구가. 방금 내린 50도짜리 죽력고와 대통 삼겹살 안주는 ‘신선도 못 먹는 음식’이라 할 만한 최고의 궁합을 만들어 낸다. 

한때 명절에나 찾았던 전통주 시장이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국내 양조장 개수는 1,500여 개, 최근에는 전통주에 빠진 MZ세대들이 많은데 이들은 다양한 전통주에 어울리는 술잔을 직접 들고 다니며 새로운 전통주 시음에 도전하고 자신만의 술 ‘맛집’을 찾아다니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부터 소주를 마신 것일까? 칭기즈칸이 전 세계를 호령하던 시절, 아랍에서 증류 기술을 배운 몽골에 의해 고려로 전해진 증류 기술이 바로 소주! 막걸리나 청주 같은 발효주만 먹던 당시 사람들에게 목구멍을 짜르르 타고 내리는 소주는 충격적인 술이었다. 이후 조선 시대에 이르러 소주는 전성기를 맞았는데, 당시 존재하던 수천 가지의 레시피 중 하나인 ‘한산 소곡주’와 약으로 마셨던 ‘진도 홍주’를 만나본다.     

일제 강점기의 가양주 통제, 해방 후 양곡관리법으로 맥이 끊어졌던 우리 술이 되살아난 것은 88 올림픽을 계기로 시행된 전통주 복원 사업. 양반이 많기로 유명한 안동에서 집안 대대로 전해져 오던 가양주 레시피가 다시 복원되면서 90년대 이후 우리 증류식 소주 붐이 다시 일어났다. 직접 농사지은 밀로 소주를 내리는 양조장을 찾아간 백종원 프리젠터, 갓 나온 80도짜리 소주는 과연 어떤 맛일까? 

우리는 좋은 술을 ‘방향주(芳香酒)’라 불렀다. 방향이란 ‘꽃 방(芳)’ ‘향기 향(香)’으로 아름다운 향기가 있는 술이라는 뜻이며 이런 향기는 직접 재료를 넣는 것이 아니라 넣지도 않은 재료의 향이 나는 술이 좋은 술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 대표적인 것이 문배주로 메조와 수수만을 써서 빚었지만 은은한 배 향이 난다. 그 향에 빠져 직접 양조장까지 운영하게 됐다는 한 젊은 양조인은 오늘도 매력적인 꽃 향기를 술에 담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

세계적인 명주를 만드는 건 어디서, 얼마나 숙성을 했는가이다. 우리 소주도 다양한 방법으로 숙성에 나서고 있는데 수백 년 전부터 이어오던 방법이 옹기 숙성이다. 불과 흙으로 만든 옹기에 숙성을 하면 향은 더 좋아지고 맛은 부드럽다. 최근 새롭게 떠오른 숙성 방법이 오크통 숙성. 바닐라 향, 캐러멜 향과 같은 새로운 향을 추가할 수 있는 오크통 숙성 방법은 위스키에 익숙한 여러 세대들을 한국 소주의 매력 안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해 줄 수 있다. 

 다양한 곡식을 끓여서 만드는 소주. 소주의 가장 큰 특징이자 매력은 ‘누룩’이니 균을 통제하는 방식이 아닌 그 동네에 사는 다양한 미생물을 초대하는 누룩은 소주의 다양성을 만들며 발효의 미학을 보여주는 한식의 또 다른 장르. 전 세계 어떤 술보다 다양한 변화를 줄 수 있는 소주의 미래는 무궁무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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