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 도중 사직서 수리…경찰, 경호처장에 허 찔렸나(종합)

조사 도중 사직서 수리…경찰, 경호처장에 허 찔렸나(종합)

연합뉴스 2025-01-10 18:06:1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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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깨고 공개 출석해 尹체포영장 비판…여론전 판 깔아준 모양새

'2차 저지' 지휘봉 잡게 된 경호처 간부들은 모두 불출석

경찰 3차 출석 요구에 응한 박종준 경호처장 경찰 3차 출석 요구에 응한 박종준 경호처장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한 박종준 대통령 경호처장이 1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가수사본부로 출석하고 있다. 2025.1.10 [공동취재] hwayoung7@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동환 김준태 기자 = 윤석열 대통령 체포 저지를 주도한 박종준 대통령 경호처장의 사직서가 10일 수리되면서 박 처장은 경찰 조사를 받는 도중 '전직' 경호처장이 됐다.

전격적인 출석부터 조사 도중 사직 사실 공개까지, 경찰이 경찰청 차장 출신인 박 전 처장에게 허를 찔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박 전 처장의 이날 출석은 3번째 요구 끝에 이뤄졌다. 애초 경찰은 이번 출석 요구도 불응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체포영장 신청 등 강제수사를 검토하는 중이었다.

그러나 박 전 처장이 예정된 소환 시간에 국가수사본부 청사에 모습을 드러내자, 마치 실제 출석할 것을 예상치 못했다는 듯 경찰 내부에선 분주한 모습이 목격됐다.

박 전 처장이 몰려든 취재진을 상대로 "현직 대통령 신분에 걸맞은 수사 절차가 진행돼야 한다"는 등 윤 대통령 체포영장 반대 논리를 설파하면서 경찰로선 국수본 청사를 '여론전' 장소로 내준 모양새가 됐다.

그의 발언은 TV로도 생중계됐다. 이미 지난 5일 대국민담화로 윤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 '마지막 호위무사'로 떠오른 상황에서 박 전 처장에 대한 신병 확보가 이뤄질 경우 보수집회 참가자들의 반발과 결집이 한층 강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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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한 박종준 대통령 경호처장이 1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가수사본부로 출석하고 있다. 2025.1.10 [공동취재] hwayoung7@yna.co.kr

경찰의 2차 체포영장 집행 저지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경찰은 경호처 수뇌부를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먼저 공략하며 관저 경호막을 와해한다는 방침이었다. 이런 맥락에서 1차 체포 저지 지휘봉을 잡은 박 전 처장을 시작으로 한 수뇌부 신병확보 방안이 거론됐다.

하지만 그의 사직서가 수리되며 이런 경찰의 계획은 힘이 빠지게 됐다. 현재 김성훈 경호처 차장, 이광우 경호본부장, 이진하 경비안전본부장 등 경호처의 고위급 지휘관들은 경찰 소환에 불응한 상태다.

모두 경호처 내부 출신인 이들은 경찰 출신인 박 전 처장 대신 2차 체포 저지 작전을 책임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 내부에서는 "대어가 잡힌 줄 알았더니 죽은 물고기였다"는 자조 섞인 반응도 나왔다.

dh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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