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의 집행을 저지했던 박 처장의 사직서를 10일 수리했단 소식이 전해졌다.
경호처는 이날 공지에서 "박 처장이 오늘 오전 경찰 소환 조사에 출석하며 비서관을 통해 최 권한대행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기재부가 언론 공지에서 박 처장이 제출한 사직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박 처장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박 처장은 경찰의 두 차례 소환 요구에 불응하다 이날 자진 출석했다. 그는 3일 한남동 관저에서 윤 대통령 체포영장을 저지한 사건으로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와 내란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경찰은 4, 7일 두 차례 출석을 요구했지만, 박 처장은 경호 업무를 이유로 응하지 않았다. 이후 변호인을 선임해 일정 조율을 시도했으나 이번에는 출석을 결정했다.
경찰 소환에 두 차례 불응한 박 처장이 세 번째 소환에 응한 이유가 뭘까. 통상적으로 소환을 세 번 거부하면 체포영장이 발부된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현재 경찰은 박 처장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긴급체포 또는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경호처의 이광우 경호본부장, 김성훈 차장, 이진하 경비안전본부장에게도 출석을 요구했다.
이광우 경호본부장은 경찰의 2차 소환에 불응하며 출석하지 않았다. 경찰로부터 이날 오후 2시까지 2차 출석하란 요구를 받았지만 출석하지 않았다. 이 본부장은 박 처장과 함께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김성훈 차장, 이진하 본부장 등도 같은 혐의로 입건됐다.
김 차장과 이 본부장도 경찰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김 차장이 지난 8일 2차 출석 요구에 불응하자 오는 11일 오전 10시까지 출석하라는 3차 요구서를 발송했다. 이진하 본부장에게는 11일 오후 2시까지 2차 출석하라고 요구했다.
박 처장의 사직서가 수리됨에 따라 김 차장이 처장 직무를 대행하게 됐다. 일각에서는 박 처장의 사직을 두고 백기 투항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상황이 단순하지 않다. 박 처장보다 강경파로 알려진 김 차장이 경호처를 이끌 경우 관저 접근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선 박 처장에 대한 긴급체포나 구속영장 신청이 실제로 이뤄지면 윤 대통령 지지층의 반발이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는 예측도 제기된다. 실제로 박 처장이 5일 영상 메시지를 통해 체포영장 집행과 관련한 입장을 발표한 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경호처를 옹호하며 결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 측이 더 믿을 만한 김 처장이 경호처를 이끌게 하는 판을 깐 게 아니냔 말도 나온다. 김 차장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라인으로 분류된다.
앞서 김 차장은 지난해 11월 18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지난해 9일 윤 대통령 골프라운딩을 취재하던 기자의 휴대폰을 압수하고 제지한 것과 관련해 ‘앞으로도 기자라고 밝혀도 촬영한 사진을 빼앗을 거냐’는 질의에 “그럼요”라고 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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