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로 입건된 박종준 대통령 경호처장이 10일 오전 경찰에 출석했다.
박 처장은 체포영장 집행 절차를 비판하며 "현직 대통령의 신분에 걸맞은 수사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처장은 이날 오전 10시 5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에 출석했다.
출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그는 “현재 진행 중인 체포영장 집행 방식은 맞지 않다”며 “우리나라의 국격에 걸맞은 적정한 수사 절차가 진행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는 체포영장 집행에 협조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경호구역 내에서의 조치와 관련해 법리적 논란이 있다”며, “수사 과정에서 법리적으로 상세히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박 처장은 대통령 경호처장으로서 이번 사건에 대해 국민들의 걱정이 클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정부 기관 간 충돌과 대치 상황이 지속되면서 국민들께서 걱정이 많으실 것이다. 어떠한 경우에도 물리적 충돌이나 유혈 사태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여러 차례 중재를 건의했다”고 전했다.
이어 “변호인단에게 제3의 대안을 모색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적절한 답을 얻지 못했다”며 기관 간의 대립을 해소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 처장은 경찰의 출석 요구에 두 차례 응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출석 자체는 처음부터 수용할 생각이었으나 변호인단 준비가 늦어졌다”며, “오늘 성실히 수사에 임해 모든 내용을 소상히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가 경찰 출신으로서 수사를 거부할 이유가 없다”며 “만약 제가 출석을 거부한다면 국민들 중 누가 수사를 받겠는가”라고 덧붙였다.
박 처장은 지난 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이 구성한 공조수사본부의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공조본은 체포영장과 대통령 관저 수색영장을 제시하며 경호처의 협조를 요청했으나, 박 처장은 “대통령경호법에 따른 경호구역 규정을 이유로 수색을 불허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호처 직원과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55경비단 소속 군인 약 200명이 저항하며, 영장 집행은 5시간 30분 만에 중단됐다.
경찰은 박 처장 외에도 김성훈 경호처 차장, 이광우 경호처 경호본부장, 이진하 경비안전본부장 등 경호처 고위 관계자들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했다.
경호처 직원 26명의 신원도 파악 중이며, 이들의 불법 행위 가담 여부에 따라 추가 입건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철조망, 차벽 등으로 요새화된 대통령 관저 주변 방어 체계를 해제하고 체포영장 집행을 강행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 행위의 정도와 향후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박 처장은 출석 전 “대통령 신분에 걸맞은 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공조수사본부의 수사 방식을 비판했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도 성명을 통해 “대통령 경호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는 국가 안보에 위해를 초래할 수 있다”며 “경호처 관계자들에 대한 무리한 수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경호처는 체포영장 집행에 대비해 철조망을 추가 설치하고 버스를 동원한 차벽을 세우는 등 관저 방어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체포영장 집행 시점은 아직 명확히 정해지지 않았으나, 경찰은 경호처 관계자들의 조사를 마친 후 다음 주쯤 영장 집행을 결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공수처와 경찰은 경호처의 조직적인 저항과 방어 체계를 해체하지 않고서는 체포영장을 집행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내부에서는 영장 집행 시 물리적 충돌 가능성에 대비해 각종 장비와 인력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준 처장의 경찰 출석은 윤 대통령 체포영장을 둘러싼 긴장 국면에서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박 처장의 발언과 수사 결과가 앞으로의 수사 방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또한 대통령 경호처의 방어 태세가 유지될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과 관련한 논란은 법적, 정치적, 사회적 이슈로 확산되며 국민적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박종준(1964년 11월 10일 출생)은 대한민국의 전직 경찰공무원이자 정치인으로, 현재 제20대 대통령경호처장을 맡고 있다.
경찰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치안과 경호 분야에서 활약한 그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경호 책임자로 복귀하며 주목받고 있다.
박종준 처장은 충청남도 공주군 장기면(현 세종특별자치시 장군면)에서 태어났다.
공주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1982년 경찰대학 행정학과(2기)에 진학했으며, 1985년 제29회 행정고시에 최연소 합격하며 엘리트 경찰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1986년 경찰대학 졸업 후 충남지방경찰청에서 전투경찰순경으로 복무하며 병역 의무를 마쳤다.
이후 경찰공무원으로 입직하며 경정으로 임용, 경찰대 동기들보다 빠르게 승진하며 주목받았다.
박 처장은 경찰 내 기획통으로 평가받으며 다수의 요직을 거쳤다.
- 서울마포경찰서장, 경찰청 마약수사과장,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
- 충남지방경찰청장, 경찰청 기획조정관
- 경찰청 차장(치안정감)
특히 2010년, 45세의 나이에 치안정감으로 승진하며 경찰청 차장에 올랐다.
이는 경찰 내에서 초고속 승진 사례로 회자된다.
2012년 박 처장은 새누리당 후보로 충남 공주시 선거구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이후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청와대 대통령경호실 차장(차관급)을 역임하며 경호 분야에서 다시 전문성을 발휘했다.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세종특별자치시 선거구에 출마했지만, 이해찬 후보에게 밀려 또다시 낙선했다.
이후 그는 한국철도공사 상임감사로 재직하며 공직 경력을 이어갔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박 처장은 2024년 9월 대통령경호처장에 임명됐다.
전직 경찰로서의 경험과 경호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대통령 경호와 안보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박 처장은 경찰과 경호 분야에서 쌓아온 풍부한 경력으로 현 정부의 중요한 안보 역할을 담당하며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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