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 “‘尹체포 저지’ 박종준 경호처장·주요 간부 엄벌해야”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회원들이 9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인근에서 ‘제2의 내란범 박종준 경호처장 및 주요간부 엄벌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시민단체들이 공조수사본부(이하 공조본)에 법원의 체포영장을 경호처가 무력으로 막아서고 있다며 박종준 대통령경호처장를 비롯한 주요 간부에 대한 적극적인 수사와 엄벌을 촉구했다.

공조본은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기 위한 목적으로 구성된 조직으로, 경찰 국가수사본부(이하 국수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국방부 조사본부가 참여해 있다. 

1719개 시민사회단체가 소속된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하 비상행동)은 9일 오전 국가수사본부 앞에서 ‘제2의 내란범 박종준 경호처장 및 주요 간부 엄벌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비상행동은 “법원이 적법하게 발부한 체포영장을 경호처가 무력으로 막아서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박 경호처장은 헌법이 정한 영장주의와 법치주의를 무시한 채 헌법의 하위법인 경호법을 들어 체포영장 집행을 막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어 “특히 지난 3일 체포영장 집행을 앞두고는 실탄 발포를 명령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데, 이는 헌법질서를 파괴하는 제2의 내란행위를 획책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비상행동은 지난 3일 박 경호처장과 김성훈 차장 등을 특수공무집행방해, 범인도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 위반죄로 국수본에 고발한 바 있다.

박 처장은 경호 업무가 엄중해 자리를 비울 수 없다는 사유로 경찰의 1, 2차 출석 요구를 거부했다. 이에 경찰은 박 처장에게 오는 10일 오전 10시까지 출석하라는 3차 요구서를 발송했다. 1차 출석 요구에 불응한 이광우 경호본부장을 향해서도 오는 10일 오후 2시까지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이들 단체는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박 경호처장 등 주요 간부들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것으로 보고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현행범으로 현장에서 즉각 체포하고 엄벌을 내릴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경호처 △기획관리실장 △경호본부장 △경비안전본부장 △지원본부장 등 2급 경호 공무원 4명과 △수도방위사령부 55경비단장 △33군사경찰경호대장 등 군인 2명에 대해서도 신속히 수사에 돌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비상행동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경찰청 국수본에 ‘박종준 경호처장 및 주요 간부 수사 촉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한편 공조본이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재발부 받아 2차 집행 준비에 들어간 가운데, 윤 대통령 측은 “법원에서 진행되는 절차에는 응하겠다”며 또다시 체포에 불응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반면 공수처는 피의자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한 집행 의지를 표명함에 따라 2차 집행 시 공조본과 대통령경호처 간의 무력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는 지난 1차 집행과 다르게 다시 받은 체포영장의 연장 기간과 집행 방식, 일시 등에 대해 함구하면서 영장 집행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강경 대응 움직임에도 경호처는 대통령 관저 주변에 철조망을 설치하거나 버스 차벽을 두텁게 구축하는 등 저항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