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2025전망] 내수부진·수수료 인하 ‘먹구름’··카드사 순위 지각변동?

[직썰 2025전망] 내수부진·수수료 인하 ‘먹구름’··카드사 순위 지각변동?

직썰 2025-01-05 09: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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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결제 이미지. [연합뉴스]
카드결제 이미지. [연합뉴스]
수출경기 악화,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내년도 경제 전망이 어둡습니다. 경제·산업계가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비상계엄 후폭풍의 여진으로 좀처럼 반등의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직썰> 은 먹구름이 드리운 상황에서 내년 경제·산업계를 둘러싼 이슈와 전망을 분야별로 살펴보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직썰 / 최소라 기자] 올해 ‘불황형 흑자’를 거둔 카드업계가 건전성 관리의 숙제를 안고 있는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금융당국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 결정으로 내년 전망에 먹구름이 꼈다.

카드업계는 지난해 3분기 누적 국내 전업 카드사 8곳(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BC·우리)의 단순 합산 당기순이익은 총 2조2511억원으로 1년 전보다 8%가량 증가했으나 금융 자산을 늘리거나 비용 절감 경영에 따른 흑자라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내년도 카드업계의 순익은 주춤할 것으로 점치는 가운데 카드사들은 CEO 전격 교체를 통해 ‘신성장동력’ 찾기를 꾀하고 있다. 이에따라 내년에는 카드사 순위의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 수수료율 인하에 수익성 악화 전망

금융당국이 오는 2월부터 가맹점수수료를 인하하기로 결정하면서 내년도 카드업계의 본업인 신용판매업의 수익성이 나빠질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17일 영세·중소가맹점에 적용되는 우대수수료율 인하 내용을 담은 ‘2025년 카드수수료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연 매출 10억원 이하 영세·중소가맹점에 대해 0.1%포인트(p), 연매출 10억~30억원 이하 중소가맹점에 대해서는 0.05%p 낮아진다.

카드사들은 낮아진 수익성을 방어하기 위해 비용절감 노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결국은 소비자 혜택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간 수익 약 2400억원 하락할 전망”이라면서 “ “카드사들은 특히 2년 전 금리인상 구간부터 비용축소와 건전성 관리를 병행해왔다”면서 “거시경제 환경의 반등, 취약차주의 건전성 개선 등이 포착되기 전까지는 수익성 방어를 위해 유사한 노력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카드사들이 신용판매에서 수익을 늘리지 못할 경우 결국은 카드사가 카드론, 리볼빙, 대환대출 등의 고금리 대출상품 판매에 비중을 늘려갈 것으로 본다.

이렇게 되면 지난해 불거진 건전성 관리 문제가 올해 다시 재현될 수밖에 없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의 지난해 11월 말 카드론은 2조545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38조8791억원) 대비 3조6665억원 늘어난 바 있다.

◇ 치열한 순위경쟁 예고

올해 카드사 순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신한카드와 삼성카드의 1위 수성· 탈환 여부가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하위권(롯데·우리·하나)의 탈출 경쟁도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하나카드는 트래블로그의 인기에 힘입어 우리카드를 밀어내고 3위로 올라서면서 순위 변동을 주도하기도 했다.

지난해 업계 1위 자리를 두고 경쟁 중인 신한카드와 삼성카드의 순익 차이는 약 200억원가량이다. 신한카드의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5527억원으로, 삼성카드(5315억원)와 212억원 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특히 건전성과 영업이익 면에서는 삼성카드가 신한카드를 앞서고 있어 올해 상위권 순위는 변동될 수도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1개월 이상 연체율의 경우, 삼성카드가 기준 0.94%로 1.33%를 기록한 신한카드보다 0.39%포인트 낮았다. 같은해 3분기 누적 삼성카드의 영업이익은 7137억원, 신한카드는 7114억원으로 삼성카드가 더 높았다.

업계 5위인 롯데카드가 2년 만에 다시 M&A 시장에 나온 가운데 롯데카드 인수전 결과에 따라 향후 카드사 순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점쳐진다.

하나금융은 롯데카드 인수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오고 있다. 2019년 롯데카드가 처음 매물로 나왔을 때도 입찰에 참여했으며, 2022년에도 인수전에 참여한 바 있다. 롯데카드와 합병하면 하나카드의 영업자산 규모는 32조원으로 신한카드에 이어 2위 카드사로 도약할 수 있다.

업계 4위인 KB국민카드는 롯데카드 인수 시 단번에 신한카드를 제치고 1위에 오를 수 있다. 우리은행을 통해 이미 지분을 보유하고 우리금융도 잠재적인 인수 후보다. 

◇ 주요 카드사 CEO 교체...신성장 동력 찾기 주력

주요 카드사들은 불투명한 업황에 대비해 지난해 CEO를 전격 교체했다. 8개 전업 카드사 중 신한·삼성·KB국민·하나·우리카드의 CEO가 교체됐다. 카드업계는 본부장급에서 파격 승진을 하거나, 외부 인력을 발탁하는 등 이번 인사에서 대대적인 혁신을 꾀했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신임 사장 자리에는 박창훈 신한카드 본부장이 내정됐다. 부사장을 거치지 않고 본부장에서 추천된 파격 인사다.

삼성카드는 삼성벤처투자를 이끌던 김이태 사장을 새로운 수장으로 선임했다. 김 내정자는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과장을 마지막으로 관가를 떠나 2016년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겼으며 이후 글로벌커뮤니케이션그룹장 및 대외협력팀장 등을 역임했고 지난해 말 삼성벤처투자 대표이사를 맡았다.

KB금융도 김재관 KB금융 재무 담당 부사장(CFO·최고재무책임자)을 차기 KB국민카드 사장으로 낙점했다.

우리카드는 외부 인사를 신임 CEO로 임명해 화제가 됐다. 진성원 전 현대카드 오퍼레이션본부장이 CEO로 발탁됐다.

하나카드는 이호성 사장이 ‘트래블로그’ 카드의 성공에 힘입어 하나은행장 후보로 떠오르면서, 성영수 하나은행 부행장을 새로운 CEO로 내정했다. 

CEO 교체를 단행한 카드사들의 추천사를 살펴보면 올해 주력했던 내실 경영보다는 내년에는 신성장동력 확보와 성장, 혁신에 방점을 둔 것으로 분석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번 CEO 인사 등을 살펴보면 카드사들이 내년에는 디지털·데이터 혁신 등 새로운 사업영역을 확장할 것”이라면서 “내년 어려운 업황 속에서 카드사들의 고군분투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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