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재개에 환영과 우려 교차...“불법 공매도 근절이 관건”

공매도 재개에 환영과 우려 교차...“불법 공매도 근절이 관건”

투데이신문 2025-01-04 08:5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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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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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김이슬 기자】 국내 증시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을 이유로 전면 금지됐던 공매도가 오는 3월 재개된다.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 등으로 추락한 대외신인도를 회복하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자본시장 인프라 구축을 위한 조치다. 이와 관련 금융투자업계는 환영한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불법 공매도 원천 차단 실효성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2023년 10월 공매도를 전면 금지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금융위기를 우려해 2020년 3월 공매도를 금지한 이후 두 번째로 단행된 조치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도 이례적인 사례로 주목받았다. 당시 금융당국은 소액 투자자를 보호하고 시장 안정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공매도 금지 시행 직후 국내 증시는 단기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였으나, 실질적 성과는 미미했다는 평가다. 국내 증시는 여전히 박스피를 벗어나지 못했으며, 지난해 코스피와 코스닥은 연저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공매도 금지 조치가 투자 심리를 회복시키기보다는 국내 주식시장의 자율성을 침해해 오히려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었다고 분석했다.

명지대 우석진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공매도를 금지해야 주가 오른다며 시행했는데, 실제로는 오르지 않았다”며 “한번 떠나간 외국인 투자자가 공매도 재개만으로 돌아올진 미지수지만, 제도를 정비해 재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는 공매도 재개가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했다. 공매도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자주 활용하는 필수적 투자기법으로, 한국 증시의 매력도를 높이고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 가능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설명에서다.

금융위원회 김병환 위원장은 지난 2일 ‘2025년 증권시장 개장식’에서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3월 말까지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겠다”며 “더 이상 대규모 불법 공매도에 따른 피해 없이 공매도가 재개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우 교수는 “공매도는 하나의 투자기법으로, 공매도를 금지하면 다양한 전략을 쓸 수 없는 상황”이라며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투자를 꺼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공매도 재개에 앞서 금융당국이 구축 중인 불법 공매도 근절을 위한 전산화 시스템 도입이 실효성이 있을지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불법 거래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차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꼬집었다.

한국주식투자연합회 정의정 대표는 “공매도 재개에는 동의하지만, 무차입 불법 공매도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될 뿐 아니라 실시간으로 적발하려다 보면 매매 체결 속도가 느려지는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 대표는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여전히 불법과 편법이 만연하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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