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채우고 놀이도 즐기는 ‘행복 식당’…강동어린이식당

배 채우고 놀이도 즐기는 ‘행복 식당’…강동어린이식당

더리더 2025-01-03 09:21:10 신고

3줄요약

['체험' 세상을 바꾸는 정책]맞벌이·저소득 가정 아동에 균형 잡힌 끼니와 돌봄까지 제공



“어린이식당에 오기 전에는 엄마 퇴근할 때까지 기다려서 저녁 7~8시쯤에 밥을 먹었어요. 지금은 밥을 빨리 먹을 수 있어서 좋아요.”

지난해 12월 16일 강동어린이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던 이루리(4학년) 어린이가 웃으며 말했다. 이루리 어린이는 “여기서는 밥도 먹고 친구들이랑 재밌게 놀 수도 있어요. 학교 말고 어린이식당에 매일 오고 싶어요”라고 덧붙였다.

강동어린이식당은 맞벌이 가정, 저소득 가정 아이들에게 균형 잡힌 식사와 돌봄을 제공하기 위해 서울 강동구가 조성한 공간이다. 삼삼오오 모여 저녁밥을 먹는 아이들의 얼굴에는 즐거움이 가득했다. 식사 시간 내내 학교, 유튜브, 음식 이야기를 하는 아이들도 있었고, 음식이 맛있었는지 미역국과 콩나물쫄면을 ‘리필’하는 학생도 많았다. 박효숙 영양사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식사하다 보니 40분 동안 밥을 먹는 아이들도 있다”며 “맛있게 여러 번 먹는 아이들을 보면 뿌듯하고 기쁘다”고 했다.

강동어린이식당은 기본적인 규칙 안에서 ‘자유로움’과 ‘편안함’의 공간으로 운영된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식사를 마친 오후 6시쯤이 되자 돌봄선생님의 지도하에 보드게임 만들기 수업이 진행됐다. 몇 명의 아이들은 다른 한편에서 조용히 책을 읽거나 레고 놀이를 하기도 했다. 아이들의 손에는 휴대폰이 없었다. ‘휴대폰 사용 금지’라는 규칙 때문이다. 여예닮(5학년) 어린이는 “처음에는 휴대폰을 쓸 수 없어서 답답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책이 많아서 괜찮다. 책 보고 보드게임 하는 게 더 재밌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강동어린이식당의 돌봄 담당 교사는 “아이들에게 편안하고 즐겁고 따뜻한 ‘쉼의 공간’을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학교나 학원처럼 딱딱하고 부담스럽지 않은 장소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따뜻한 밥 한 끼, 친구들과의 재밌는 놀이 공간이 있는 강동어린이식당. 돌봄의 빈틈을 채워주는 이곳 덕에 아이들은 오늘도 한 뼘 더 자랐다.



낙인감 없이 누리는 따뜻한 식사와 돌봄



서울 강동구는 2021년 11월 전국 최초의 자치구 직영 어린이 전용 식당 운영을 시작했다. 얼마 전 3살 생일을 맞았다. 아이들은 평일 오후 4시부터 저녁 8시까지 이곳에서 식사와 돌봄 서비스를 받는다. 강동구 관계자는 “학교 돌봄교실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저녁식사와 돌봄문제를 보완하고자 시작했다”며 “놀이와 쉼을 결합한 종합 돌봄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평일 저녁이면 관내의 초·중학생이 어린이식당을 찾는다. 현재 42명이 회원으로 등록돼 있으며, 등록인원 대부분은 초등학생이다. 총괄 운영을 담당하는 박효숙 영양사는 “학원 등 개인 일정으로 주 2~3회가량 이용하는 아동들도 있어 하루 평균 이용 학생은 30명 정도”라고 말했다. 영양사 1명, 조리사 1명, 돌봄선생님 1명이 강동어린이식당의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

강동어린이식당은 강동구 직영이며 전액 구비로 운영된다. 민간 단체가 운영하는 어린이식당도 있으나 후원금과 봉사자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구는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직영 방식을 택했다.

강동어린이식당을 이용하는 아이들은 한 끼당 2500원의 이용료를 낸다. 올해 책정한 식재료 단가인 5000원의 50% 정도다.

강동구 관계자는 “전액 구비를 사용해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이용 아동에게 비용을 받는 이유는 ‘사회적 낙인’ 없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라며 “저소득 가정이나 일반 가정 아동 모두 비용을 지불하기 때문에 낙인감 없이 또래와 함께 식사하고 어울릴 수 있다”고 밝혔다.



“건강한 식습관” “다양한 돌봄 프로그램”…아동, 학부모 모두 만족


강동어린이식당은 저녁식사는 물론 돌봄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은 외부 전문강사를 초빙해 전래놀이와 보드게임 수업을, 나머지 요일엔 돌봄 교사가 주간 계획을 수립해 △그림 그리기 △만들기 △책 읽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돌봄프로그램과 영양교육을 결합해 어린이날 요리하기 등 특별프로그램도 연다.

아동들의 식습관 개선 교육도 시행하고 있다. 스티커 모으기 등의 놀이를 통해 자발적으로 개선토록 하는 것이 특징이다. 음식에 들어가는 재료 맞히기, 인사 잘하기, 매일의 미션 음식 먹기 등을 하면 아이들에게 ‘칭찬스티커’를 부여한다. 이 스티커는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벼룩시장에서 장난감이나 문구용품으로 교환 가능하다.

이도은(2학년) 어린이는 “비빔밥을 원래 안 좋아했는데 강동어린이식당 저녁으로 나와 먹어보니 맛있었다. 지금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다”라고 말했다. 이송민(5학년) 어린이도 “버섯이 생소해서 안 먹었었는데 여기서 자주 먹다 보니 맛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이용자의 만족도는 높다. 아이들은 단순히 식사만 해결하는 장소가 아닌 친구들과 어우러져 활동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여예하(2학년) 어린이는 “학교 끝나고 어린이식당에 와 친구들이랑 보드게임하면서 노는 게 제일 좋다. 여기서 먹는 저녁도 다 맛있다”며 장난기 있게 말했다.

학부모도 믿고 맡길 수 있는 돌봄 장소라고 평한다. 2023년 학부모 만족도 조사 결과 응답자의 92.3%가 매우 만족 또는 만족이라고 답했다. 학부모들은 △이용료 △균형 잡힌 저녁식사 섭취 △다양한 돌봄프로그램 등을 장점으로 꼽았다. 한 학부모는 “맞벌이 부부라 늦은 시간에 저녁을 먹이곤 했는데 이제는 아이가 정해진 시간에 건강한 식사를 할 수 있어 비만 걱정이 사라졌다”고 전했다.

강동어린이식당은 앞으로도 종합돌봄 공간으로 자리하고자 한다. 구 관계자는 “일자리 관련 부서와의 연계, 교육 관련 부서의 방과 후 프로그램 지원, 재능기부를 통한 특강 지원 등 지역사회와 연계해 알찬 프로그램으로 공간을 채우겠다”고 밝혔다.



양육지원금·아이맘 강동…적극적 보육·돌봄 정책 펼치는 강동구



강동구는 서울시 자치구 중 합계출산율이 상위권에 속하는 자치구다. 구가 적극적으로 출산·보육·돌봄 정책을 펴는 이유다. 2021년·2022년 2년 연속 1위, 2023년에는 5위를 기록했다. 여기에는 대단지아파트 건축에 따른 30~40세대의 전입과 구의 출산·양육 정책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이수희 강동구청장은 ‘맘 편한 세상’ 책자를 발행해 임신·출산 가구에 배부했다. 이 책자는 서울시·구의 △결혼 △임신 △출산 △육아 △보육 등 7개 영역에 대한 74개 지원사업을 시기별로 확인할 수 있는 책자다. 지원사업의 구체적인 지원 조건과 신청 방법까지 수록돼 있다.

다자녀 가정 양육 지원 정책도 진행한다. 3자녀 이상 양육 가정에 지원금을 지급하는 ‘다자녀특별장려금’, 4자녀 이상 양육가정에 지급하는 ‘입학축하금’ 등이다. 저소득 다자녀 가구와 기업을 연결해 양육비를 지원하는 다자녀 가정-기업(단체) win-win 프로젝트도 있다.

구는 국공립어린이집 설치 확대, ‘아이맘 강동’, ‘장난감 수리센터’ 등 적극적인 보육정책을 펼친다. 학부모 선호도가 높은 국공립어린이집을 올 한 해 동안 6개소 개원해 공공보육 인프라를 구축하고 안정적인 보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이맘 강동은 장난감도서관과 실내놀이터로 구성된 놀이공간 시설이다. 2022년 서울형 키즈카페 사업이 도입되기 이전인 2019년부터 2021년까지 구 자체 사업으로 6개소를 운영해왔다. 현재 9개소를 운영 중이며, 2026년까지 동별 1개소씩 총 19개소를 확대 조성할 계획이다. 아이맘 강동 내 장난감도서관에서는 고장 난 장난감을 무료로 수리해주는 ‘장난감 수리센터’도 지난해 1월 2일부터 정식 운영하고 있다.

이수희 강동구청장은 “앞으로도 강동구는 구민과 직원들이 부담 없이 결혼·출산·양육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방안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더리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